이재용 17일 결심공판서 약 9분간 최후진술 "합병 과정서 개인이익 염두에 둔 적 없어"피고인들 언급하며 울먹···"잘못 있다면 제가 감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열린 삼성그룹 불법합병·회계부정 결심공판에 참석해 "글로벌 초일류 기업과 경쟁·협업하면서 친환경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지배구조를 선진화시키는 경영, 성숙한 노사관계를 정착시켜야 하는 사명이 주어져 있다"면서 "이러한 책무를 다하기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106차례 공판이 진행되는 동안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처리 과정에서 있었던 여러 목소리를 보다 세밀하게 들을 수 있었다. 때로는 어쩌다 일이 이렇게 됐을까는 하는 자책이 들고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다"면서 "저와 삼성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 수준은 훨씬 높고 엄격한데 미처 거기까지 이르지 못했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발언을 시작했다.
이어 "대한민국 1등 기업, 글로벌 기업에 걸맞게 더 높고 엄격한 기준과 잣대로 일했어야 했는데 많이 부족했다"면서 "중요한 회사 일을 처리하면서 한 번이라도 더 신경쓰고 더욱 신중하게 살펴봤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현재 문제되고 있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의 합병이 예측하기 어려운 미래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세계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새로운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그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으나 이러한 일들은 사전에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저는 오래전부터 사업의 선택과 집중, 신사업, M&A, 지배구조 투명화 등을 통해 예측하기 어려운 미래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두 회사의 합병도 그런 흐름 속에서 추진됐던 것이다. 그런데 제가 해외 경영자, 회사 주요 주주, 투자기관 관계자들과 나눈 대화 내용이 재판 과정에서 전혀 다른 의미로 오해돼 너무 안타깝고 허무하기까지 했다"고 토로했다.
이 회장은 사건 합병 과정에서 개인의 이익을 염두에 둔 적이 없다고도 재차 강조했다. 검사 측이 주장하는 다른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힌다던가, 속이는 의도가 결단코 없었다는 주장이다.
그는 "제 지분을 늘리기 위해 다른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힌다는 생각은 맹세코 상상조차 한 적이 없다"면서 "저와 다른 피고인들은 양사간 합병이 두 회사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고 지배구조를 단순화, 투명화하라는 사회 전반의 요구에도 부응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은 함께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들을 언급하며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회장은 "오랜 기간 재판을 받으면서 옆에 계신 피고인 분들게 늘 미안하고 송구스럽다"면서 "만약 이 사건에 대해 법의 엄격한 잣대로 책임을 물어야 할 잘못이 있다면 제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평생 회사를 위해 헌신해 온 다른 피고인들은 선처해 달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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