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협·예탁원·증권금융·거래소, '공매도 제도 개선 토론회' 주최제도적 형평성 개선··· 대차 기간 제한하고 대주 담보 낮춰투자자 보호·경쟁력 강화 모두 고려해 '전화위복' 만들 것
4일 금융투자협회,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증권금융, 한국거래소는 '공매도 제도 개선 방안 토론회'를 공동으로 주최했다. 토론회에는 일선에서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실무진이 참석해 개선 방안의 취지와 시장의 의견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유관기관들은 "시장 형평성 차원에서 제도를 개선하되 경쟁력을 훼손하지 않는 게 주요 목적"이라고 말했다. 또 공매도 제도에 대한 오해를 해명하며 적극적인 소통으로 소모적인 논쟁을 지양하고 사실을 기반으로 토론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앞서 유관기관들은 지난달 16일 공매도 제도에서 형평성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대차거래의 상환기간을 대주거래와 동일하게 90일로 제한하되 연장을 허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대주거래의 담보 비율을 대차거래와 동일한 수준인 105% 이상(현행 120% 이상)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김영규 금융투자협회 자율규제기획부 부장은 대차거래 규제에 대한 시장 의견을 두고 "대차거래는 국제 거래의 표준계약서 기반으로 대차거래 기간은 해외 모든 국가가 동일하게 제한을 두지 않는데 국내만 규제하면 국제 경쟁력 저하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주거래의 담보 비율을 낮추는 대신 대차거래의 담보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증권사들에 거래 비용을 전가하기보다 대주거래의 진입 문턱을 낮춰서 개인투자자들에게 기회를 주는 게 합리적 대안"이라며 "주식만 아니라 채권 등이 해당되는 대차시장의 담보 비율을 높일 경우 증시 전반 유동성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체 대차거래 중 공매도 목적은 통상 20~25% 정도고 많게는 30% 정도에 불과하다"며 "대차거래 전체를 규제한다면 ETF 설정을 할 때 주식을 빌리거나 헷지 거래를 하는 등 다른 거래에까지 영향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불법 무차입 공매도 대응 방안에 대한 진행 상황도 공유됐다. 송기명 한국거래소 주식시장 부장은 실시간 무차입 공매도 차단 시스템 도입 의견에 대해 "2020년 논의에서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적 있지만, 지난달 16일 발표한 개선 방안에서 그간 변화된 시장 환경, IT기술 고려해 내년 상반기까지 구축이 가능한지 금감원과 거래소가 공동 TF를 구성해 다시 한번 검토해 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1월 23일 금감원, 거래소, 유관기관, 국내외 증권사, 운용사가 참여하는 TF회의를 했고, 이어 30일에는 실무지원반을 구성하고 회의를 개최하는 등 계속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금감원과 거래소가 공동 TF를 통해 시장 참여자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공론화 과정을 거치고 업계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며 실효성 있는 방안이 있는지 연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무진들은 공매도 제도에 대해 잘못 알려진 사실을 해명하며 소통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김영구 부장은 "이런 (토론회) 자리가 너무 늦었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그는 "공시나 거래나 처벌 수준 같은 부분은 국제적으로 국내 기준이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왔다"며 "다만 그런 부분에 대해 투자자에게 설명 제대로 못 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일본의 공매도 제도는 기관과 개인 투자자에게 적용되는 제한이 동일하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는 지적이 많은데 대차 거래와 대주 거래는 일본에서도 분명 구별되는 제도"라며 "사실에 대한 오해가 분명히 있는데 이런 부분에서 저희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한다"고 재차 말했다.
송기명 부장 역시 "시장의 신뢰를 논하기 전에 유관기관의 자성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와 소통이 부족하다는 부분을 반성한다"며 "유관기관 모두 공매도 제도와 관련해 투자자들이 갖고 있는 불만 사항에 귀를 열고 제대로 듣지 않았고 그간 제도에 대해 충분히 설명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고 말했다.
토론회 진행을 맡은 김동환 삼프로TV 대표이사는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가 금지됐는데 6월 말에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기보다 2월 말~3월 말에 조치를 완료하고 개인 투자자와 협의하며 다듬어 나가야 신뢰 회복에 도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영규 부장은 "그간 공매도 제도를 두고 형평성 문제가 오랫동안 제기되어왔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전화위복'이라는 표현처럼 이번 제도 개선을 통해 소모적 논쟁이 발생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내년 6월까지 한시적으로 공매도가 금지된 상황에서 시장 정상화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관련태그
뉴스웨이 류소현 기자
sohyun@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