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공장 탄소섬유 증설에 1조원 투입···해외투자도 적극적내년부터 증설효과 본격화···수익 비중 타이어코드 넘어설 듯글로벌 수요 매년 17% 성장···내년 1000억원대 영업익 기대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효성첨단소재는 올해 9월부터 약 10개월 간 전주공장 탄소섬유 생산라인 증설에 528억원을 투자한다. 이어 내년 1월 말에는 533억원을 들여 베트남에 탄소섬유 신규법인도 설립할 예정이다. 특히 최근에는 탄소섬유 등 신소재 공장을 짓기 위해 베트남에서 약 1조원 규모의 투자를 추진한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효성첨단소재는 오는 2028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자해 전주 탄소섬유 공장을 연산 2만4000톤까지 늘릴 계획이다. 현재 생산 규모는 1~3차 증설(2020~2023년)을 통해 9000톤 수준으로 늘어났고 내년과 2025년엔 각각 7500톤, 5000톤씩 추가로 증설된다.
증설에 따른 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 생산능력은 2024년 83%(전년 대비), 2025년엔 30%씩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탄소섬유의 영업이익 비중도 지난해 8%에서 2025년 30%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효성이 탄소섬유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는 이유는 높은 성장성과 수익성 때문이다. 효성첨단소재는 국내 유일한 탄소섬유 생산업체로, 지난 3분기 탄소섬유의 영업이익률은 30%를 넘어섰다.
효성첨단소재의 본업은 글로벌 점유율 1위인 타이어코드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부진이 본격화되면서 타이어 교체 수요가 감소했고, 이는 타이어코드의 실적 둔화로 이어졌다.
타이어코드 실적 부진으로 효성첨단소재의 영업이익은 올 들어 매분기마다 큰 폭으로 감소해왔다. 올해 1분기 637억원이었던 효성첨단소재의 영업이익은 2분기 486억원, 3분기엔 357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반면 2021년부터 흑자를 내기 시작한 탄소섬유 사업의 영업이익은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탄소섬유의 영업이익은 2020년 -20억원에 그쳤지만 2021년엔 30억원, 지난해엔 240억원의 흑자를 냈다. 한화투자증권은 증설효과가 본격화되는 올해와 내년엔 각각 630억원, 105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뛰어난 강도와 경량성이 장점인 탄소섬유는 수소전기차, 인공위성, 풍력발전기, 선박을 비롯해 골프채, 스마트폰, 엘리베이터 벨트, 운동화 깔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에 두루 쓰이는 신소재다. 철보다 10배 강하면서 무게는 4분의 1 수준인 탄소섬유는 '꿈의 신소재'로 불리며 대체 불가능한 핵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탄소섬유 수요는 지난해 15만톤에서 2025년 24만톤으로 매년 17%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효성첨단소재는 지난 2008년부터 탄소섬유 개발에 착수해 2013년 국내 최초로 고성능 탄소섬유 브랜드인 '탄섬'을 내놨다. 지난해에는 기존보다 4배 이상 강도가 높은 T-1000급 초고강도 탄소섬유를 일본과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개발하는 등 탄소섬유를 중심으로 사업체질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2017년 회장 취임 이후 선제적 투자를 통해 탄소섬유 등 첨단소재 분야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해왔다. 증설 투자가 계속되면서 내년 말부터 효성첨단소재의 주력 사업은 탄소섬유로 바뀔 전망이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 영업이익은 올해 630억원 수준이지만 2025년엔 두 배 가량 성장할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탄소섬유 이익이 본업인 타이어코드를 역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또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효성첨단소재의 2025년 탄소섬유 영입이익 전망치는 1083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 내 30%를 담당할 것"이라며 "탄소섬유 증설에 따라 저성장 사업인 타이어보강재 사업을 벗어나 고성장‧고마진 성장 산업을 주도하는 업체로 탈바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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