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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경영수업은 바이오에서?···오너家 3세 전면배치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경영수업은 바이오에서?···오너家 3세 전면배치

등록 2023.12.08 16:50

유수인

  기자

SK그룹 최태원 장녀, 최연소 여성 임원 승진SK바이오팜 사업개발 총괄···전략투자팀 시너지 신유열 전무 승진, 롯데바이오 글로벌 사업 탄력

최태원 SK 회장의 장녀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투자팀장이 7일 단행된 SK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신규 임원으로 발탁됐다. 2017년 입사 이후 6년 만이다. 사진=SK바이오팜 제공


재계 오너 자녀들이 바이오 계열사의 주요 보직에 오르며 경영수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대기업들이 속속 진출하고 있는 바이오 분야에 힘을 주겠다는 포석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전(前) 전략투자팀장은 전날 단행된 SK그룹 연말 정기인사에서 그룹 내 최연소 여성 임원으로 승진했다. 지난 2017년 SK바이오팜에 입사한 지 7년 만이다.

SK바이오팜은 사업개발본부 산하로 사업개발팀과 전략투자팀을 통합 편성했으며, 기존의 전략투자팀을 이끈 최 팀장을 신임 사업개발본부장으로 임명했다. 투자 및 사업개발 부서를 통합해 연구개발의 효율성과 유연성, 협업을 강화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에 대해 "특별한 이슈가 있어서라기보다는 장기적인 체질개선을 위해 단행한 것"이라며 "기존 사업개발본부에서는 전략투자팀에서 신규 투자 등을 진행하면 후속으로 파트너링 계약 체결, 기업 인수, 해외 진출 등을 종합해서 담당했다. 다른 부서에서 진행하던 업무를 한 부서로 통합해 일관성 있게 진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1989년생인 최 신임 본부장은 미국 시카고대학교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같은 대학 뇌과학 연구소에서 2년 동안 연구원으로 재직했다. 이후 하버드대학교 물리화학 연구소와 국내 제약사 인턴을 거쳐 2017년 SK바이오팜 전략기획실에 입사해 책임매니저로 근무했다.

2019년 휴직 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바이오인포매틱스(생명정보학) 석사과정을 밟았고 지난 2021년 7월 복직했다. 올 초 글로벌투자본부 전략투자팀장으로 승진한 이후 1년만에 임원으로 선임됐다.

최 본부장은 지난 3월 SK그룹 지주회사인 SK㈜의 신약개발 태스크포스(TF)에 합류한 바 있다. 그는 앞서 지난 2월 열린 CES 2023에 참석해 SK바이오팜 부스를 직접 점검하기도 했다. 지난해 5월 SK바이오팜이 진행한 미국 디지털 치료제 기업 '칼라 헬스' 투자도 최 본부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다.

최 본부장의 초고속 승진으로 바이오사업에 대한 SK그룹의 진정성이 부각되고 있다.

신약개발은 통상 10년이라는 기간과 1조원 이상이 필요하다. 그마저도 개발 성공을 담보하기 어려워 기업 단독으로는 연구개발에 한계가 발생할 수 있다. 경영진의 흔들림 없는 육성 의지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영역이기 때문에 재계에선 최 회장의 뚝심과 투자 철학이 빛을 봤다는 평가가 나온다.

SK그룹은 1993년 제약산업에 발을 들인 후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중추신경계 분야 혁신 신약 개발에 투자를 지속했다. 최 회장은 바이오사업을 그룹의 중심축 중 하나로 세운다는 장기 목표를 세우고 2011년 사업 조직을 분할해 SK바이오팜을 출범시켰다.

그룹은 오직 신약개발만을 목적으로 탄생한 회사에 무려 27년간 전폭적으로 지원했고, 그 결과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제품명 엑스코프리)가 탄생했다. 세노바메이트는 후보물질 탐색부터 제품출시까지 국내 제약사가 독자 개발한 최초의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SK바이오팜은 기술수출 없이 2020년 미국에서 허가를 획득해 그해 5월부터 판매를 시작했으며, 출시 후 14분기 연속 매출 성장을 달성 중이다. 회사는 2029년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매출만으로 블록버스터급인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 영업이익은 6억달러(약 7600억원) 를 경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SK바이오팜은 3년 안에 150억달러의 가치를 지닌 '빅바이오텍'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최 본부장은 '세노바메이트'를 잇는 핵심 후속 파이프라인 확보에 집중하며 지속적인 플랫폼 확장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최근 미국 프로테오반트사를 인수하며 표적단백질분해(TPD) 기술을 확보했다. TPD기술은 표적 단백질을 분해/제거해 질병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것으로,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한다.

아울러 SK그룹이 투자한 미국 원자력 기업 테라파워와 방사성의약품 치료제(RPT) 협력도 강화해 빠르게 미국에 진출하고 아시아 시장을 선점할 방침이다. 또 미래 성장성이 큰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시장에도 뛰어들 계획이다.

연구개발 고도화를 위한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기존의 조직 중심이 아닌 프로젝트(Project) 중심의 조직으로 개편, 이를 통해 SK바이오팜과 미국 현지 연구 중심 자회사인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SK Life Science Labs) 간의 공동연구 추진을 위한 'Global R&D Committee'를 신설했다.

그래픽=홍연택 기자

롯데그룹도 오너 3세가 '바이오' 사업을 주도하게 됐다.

롯데그룹은 최근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키고 롯데지주에 신설되는 미래성장실의 신임 실장으로 임명했다. 아울러 롯데그룹 미래성장의 핵심으로 꼽히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전략실장도 겸직토록 했다.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신 전무의 투입으로 롯데그룹의 바이오사업엔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작년 6월 출범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영위한다. 국내에서는 이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꽉 잡고 있는 분야다.

후발주자인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출범과 동시에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로부터 해당 공장을 인수했고, BMS가 생산 중이던 제품들의 위탁생산(CMO)을 맡으며 시장 진입과 동시에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을 내고 있다. 이에 회사는 올 3분기까지 누적 1728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며, 순이익은 487억원에 달했다.

특히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오는 2030년까지 인천 송도에 3개의 바이오 플랜트를 완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공장 건립 등 투자 계획에 맞춰 롯데지주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관계자는 "재원 조달과 관련해선-@'+3+ 지주사와 얘기가 잘 됐다"고 말했다.

CDMO 분야는 글로벌 빅파마들과의 꾸준한 수주 계약이 사업의 성패를 결정짓기 때문에 글로벌 네트워크 역량이 필수적이다. 신 전무는 글로벌 투자 및 사업 경험을 토대로 신사업 확대에 전면 나설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네크워크가 중요한 사업인 만큼 경영에 직접 참여해 신성장 발굴 쪽에서 중책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1986년생인 신 전무는 일본 게이오대학교 환경정보학과를 졸업하고 2008년 일본 노무라 증권에 입사했다. 노무라 증권 재직 중 미국 콜롬비아대학교에서 MBA 과정을 거치고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노무라 싱가포르 유한회사에서 근무했다.

그는 2020년 일본 롯데에 입사해 2021년까지 영업본부장을 지내다가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 기획부장,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동경지사 주재임원, 일본 롯데 부동산 주식회사 대표이사, 롯데 파이낸셜 주식회사 대표이사직을 겸하고 있다.

신 전무 또한 초고속 승진 절차를 밟고 있다. 그는 롯데에 입사한지 3년, 지난해 초 롯데케미칼 '상무보' 배지를 단지 1년이 채 안 된 시점인 작년 12월 상무로 승진했고, 1년도 안 돼 또 전무로 승진했다.

한편, 일본 국적인 신 전무는 한국 기준 현역 입영 대상자다. 내년 하반기부터 군 면제 대상이 돼 이후 본격적인 경영승계가 이뤄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이번에 맡은 신사업 성과가 승계 작업에 영향을 미칠 거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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