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 윤세영 회장 90세에 현역 복귀···경영혁신‧자산매각 '진두지휘'"더 팔 계열사도 없는데" 2.5조 PF 우발채무 숙제···미착공 현장 정리할 듯골수 태영맨 최진국, 태영건설 사장 승진···부사장엔 그룹에서 내려온 황선호
태영그룹은 지난 4일 윤세영 창업 회장의 경영 복귀를 공식화했다. 윤세영 회장은 1933년생으로 올해 만 90세의 노령이다. 윤 회장 또래에서 아직 현역으로 활동 중인 국내 인물은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1932년생)과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1941년생) 정도뿐이다.
태영그룹 관계자는 윤 회장의 경영 복귀에 대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태영건설의 사회적 책무를 완수하기 위해 윤 회장이 경영 일선 복귀를 결정했다"고 했다.
이에 윤 회장의 복귀를 두고 그룹 안팎에서는 태양 그룹이 자산매각과 구조 개편 등 중대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웬만한 중요한 일이 아니고서 내년에 환갑이 되는 아들을 대신해 전면에 나설 이유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윤세영 회장은 이미 2002년경 대부분의 지분증여를 끝냈고, 2019년엔 회장직도 아들인 윤석민 회장에게 물려준 상황이다.
전면에 복귀한 윤세영 회장은 그룹의 모체이자 핵심 계열사인 태영건설의 경영 개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발채무 해소가 가장 시급한 사안으로 꼽힌다. 우발채무는 윤 회장의 공식적인 복귀 이유이기도 하다.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태영건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는 약 2조5000억원 수준이다.
부채도 해결이 시급한 문제로 꼽힌다.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태영건설의 부채비율은 478.7%에 이른다. 통상적으로 건설업계에선 부채비율이 200%가 넘어가면 재정건전성이 좋지 않은 것으로 본다.
태영건설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희망적이다. 분기 보고에서 따르면 태영건설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2조3891억원, 영업이익 97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조8046억 원, 238억 원) 대비 32.4%, 310.5% 증가한 수치다.
업계에선 태영건설이 미착공 현장의 사업권 매각 등을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알짜 계열사로 꼽히는 태영인더스트리를 매각하기로 했고, 주력 계열사인 에코 비트의 지분도 담보로 잡힌 상황이기 때문이다. 내년 5월까지가 유예기간인 SBS의 지분매각도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선 윤세영 회장의 복귀 직전 단행한 그룹 수뇌부 교체도 사업권 매각 등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시각도 있다. 태영건설은 지난달 24일 지난달 24일 최진국 태영건설 전무를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경영본부장 부사장에는 지주사인 TY홀딩스의 황선호 전무를 임명했다. 지주사인 TY홀딩스 경영관리실장에는 정세형 에코 비트 전무를 선임했다.
황선호 부사장과 정세형 전무는 태영그룹 내에서 대표적인 전략‧기획통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1968년생인 황선호 부사장은 서울대를 졸업 후 삼성화재에 근무하다가 SBS로 옮긴 뒤 SBS미디어홀딩스 등을 거쳤다. 태영그룹의 지주체제 출범에 기여한 1등 공신으로 꼽힌다. 정세형 전무는 에코 비트의 CSO(최고 전략 책임자)를 지내면서 에코 비트가 성장하는 발판이 된 에너지 환경 분야 M&A에 깊숙이 관여했다.
최진국 사장은 1982년 태영건설에 입사한 후 40년을 넘게 근속한 정통 '태영맨'이다. 광명역세권 복합단지, 서울 마곡지구 CP4 개발 현장 등을 거친 현장 전문가다. 현장 상태를 파악해 매각할 현장과 본PF를 진행할 현장을 나누는 일에 직접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업계관계자는 "수뇌부가 매각할 현장을 선별하고 매각 시점을 분석한 후 윤세영 회장이 최종 결정을 하는 구조로 운영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창업주인 윤세영 회장이 창립 50주년이 되는 해에 경영 복귀를 결정한 것을 보면 매각하는 현장이 한둘에 그치진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뉴스웨이 장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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