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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3세 승계 지각변동···'자매의 난' 승자는

유통·바이오 패션·뷰티 지배구조 2023|아모레퍼시픽그룹②

3세 승계 지각변동···'자매의 난' 승자는

등록 2023.12.21 08:01

수정 2023.12.21 08:35

윤서영

  기자

차녀 서호정 씨, 아모레G '3대 주주'로 등극'유력한 후계자' 장녀 휴직 돌입···지분도↓서경배, 활발한 경영 활동···"승계 시기상조"

3세 승계 지각변동···'자매의 난' 승자는 기사의 사진

서경배 회장은 그간 장차 아모레퍼시픽그룹을 이끌어갈 '후계 1순위'로 장녀 서민정 아모레퍼시픽 럭셔리 브랜드 디비전 AP(아모레퍼시픽)팀 담당을 점찍어왔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아모레퍼시픽그룹 3세 승계에 지각 변동이 일고 있다.

서 담당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핵심 계열사 '이니스프리' 지분 절반 이상을 부친이 운영하는 재단인 '서경배과학재단'에 기부한 이후 1개월 만에 갑작스런 휴직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러는 동안 경영 일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차녀 서호정 씨는 서 회장으로부터 적지 않은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분을 증여받는 등 점차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자매 지분율 격차 0.19%P···묘연해진 승계 향방

서 회장의 장녀 서민정 담당은 2006년부터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분을 차곡차곡 적립해 왔지만 차녀 서호정 씨가 주주명단에 새롭게 이름을 올린 건 불과 2년 전부터다, 서 회장이 지난 2021년 서 씨에게 아모레퍼시픽그룹 보통주 10만주를 증여하면서다.

이후 서 씨는 증여와 별개로 직접 주식 매입에 나선 것이 지분 취득의 전부였다. 이에 올해 초 서 씨의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분율은 0.16%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서 씨는 현재 아모레퍼시픽그룹 3대 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서 씨가 단숨에 3대 주주로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건 서 회장의 증여 영향이 컸다. 앞서 서 회장은 지난 5월 서 씨에게 아모레퍼시픽그룹 주식 보통주 67만2000주, 종류주(전환우선주) 172만8000주 등 총 240만주를 증여했다. 액수로는 637억원 규모다.

이 증여로 인해 서 씨의 지분율은 당초 0.16%에서 2.63%로 2.47%포인트(p) 상승했고 2대 주주인 서 담당의 지분율(2.66%)과의 격차도 0.03%P로 좁혀졌다.

다만 서 씨는 이로부터 3개월 뒤인 올해 8월 서 회장에게 증여받은 지분에 대한 세금을 납부하기 위한 차원으로 아모레퍼시픽그룹 주식 15만3759주(0.16%)를 처분해 합계 지분율도 2.47%로 소폭 줄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서 씨는 보통주 0.78%(64만6531주), 종류주 12.77%(172만8000주) 등을 보유하고 있다.

'제로(0)' 수준이었던 서 씨의 지분율이 1년 새 큰 폭으로 상승하게 되면서 경영권 승계에 대한 행방도 묘연해지게 됐다.

특히 과거 서 회장은 부친 고(故) 서성환 태평양화학 창업주로부터 서영배 태평양개발 회장과 사업을 나눠 받았음에도 형과 함께 '형제 경영'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서 담당과 서 씨의 자매 경영도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장녀 휴직 차녀 존재감↑···'경영 테스트' 임박?

서 담당이 '승계 자금줄'로 거론되던 계열사 이니스프리의 지분을 절반 이상 줄였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이니스프리는 향후 서 담당이 경영 승계 재원을 마련하는 데 적극 활용될 핵심 자회사로 거론돼 왔던 곳이다.

서 담당은 2012년 서 회장이 보유한 이니스프리 지분 4만4450주(18.18%)를 증여받았는데, 이 중 272억원 수준인 2만3222주(9.5%)를 지난 5월 서경배과학재단에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서 담당이 이니스프리 개인 주식을 부친이 운영하는 재단에 기부하는 등 입지를 줄여나간 시기와 서 씨가 서 회장에게 주식을 증여받은 시기가 맞물린 것.

여기에 그룹 내 유력 후계자이자 핵심 부서에서 업무를 맡고 있던 서 담당이 중요한 시기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것은 사실상 경영 수업을 중단한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희망퇴직과 조직개편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 복지 축소 등으로 내부 잡음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분위기에도 서 담당이 과감히 휴직을 결정하며 대부분의 오너가 자녀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는 것이 그 이유다.

서 담당이 지난해 1월 럭셔리 브랜드 디비전 AP팀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등 경영 능력 입증에 실패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서 담당은 2017년부터 2년간 중국 유학을 통해 현장 경험을 쌓은 만큼 향후 럭셔리 브랜드를 앞세워 중국 사업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과 달리 성과는 저조했다.

실제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3분기 중국 매출은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 대비 15%가량 감소했다. 미주와 유럽, 중동 등 EMEA 지역의 매출이 각각 35%, 41%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대조되는 분위기다.

서 담당의 갑작스러운 휴직에 따라 동생 서 씨의 경영 테스트가 임박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1995년생인 서 씨는 현재 아모레퍼시픽그룹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 회장이 아직 경영 일선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기 때문에 승계는 시기상조"라며 "단 서 담당의 행보들은 이례적인 부분들이 많을뿐더러 서 회장이 존재감이 미미했던 차녀에게 증여에 나서는 등 힘을 실어준 것은 승계구도 변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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