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바이오로직스, RSV 백신 임상 1상 IND 승인 NIP 백신보다 비싸지만 수입 의존, 국산화 시급'대상포진 백신' 보유한 SK바사, 파이프라인 확대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바이오로직스는 전날 공시를 통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예방 백신 'EuRSV'의 국내 임상1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고 알렸다. 지난 10월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한 지 3개월 만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만 19세 이상 80세 이하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EuRSV주(RSV-1 및 RSV-2)의 안전성 및 내약성을 평가하고 내년 9월 말 임상을 종료할 예정이다.
이는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RSV 예방 백신 임상을 승인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RSV는 눈이나 코점막을 통해 인체에 침투해 모세기관지염을 일으키는 급성 호흡기 감염증이다. 주로 가을부터 봄까지 유행하고, 신생아·영유아 및 노인 등에서 흔하게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이다. 건강한 성인은 RSV에 감염돼도 가벼운 감기 증상만 나타나지만 면역력이 약한 환자들은 폐렴으로 진행돼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RSV 백신 시장은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RSV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직후부터 60여년간 확실한 예방효과가 있는 백신이 개발되지 않다가 지난해 글로벌 제약사들이 잇달아 상용화에 성공하며 기대를 모았다. 작년 5월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RSV 백신 '아렉스비'가 세계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 승인을 받았고, 이어 미국 화이자의 '애브리스보'가 60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FDA 허가를 받았다.
7월에는 아스트라제네카(AZ)와 사노피가 공동 개발한 영유아용 RSV 예방 항체치료제 '베이포투스'가 미국 허가를 받았다.
RSV 예방 백신을 포함한 프리미엄 백신 시장은 화이자, GSK, MSD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프리미엄 백신은 '국가필수무료백신(NIP) 이외에 추가적인 면역 형성이 필요해 사용되는 고품질, 고부가가치의 백신'으로 정의된다. 일반적인 필수예방접종 백신보다 가격이 높고, 성인 위주의 접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대상포진, 수막구균, 로타바이러스, 폐렴구균,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A형 간염 백신 등이 포함된다.
현재 국내 백신 자급률은 2021년 기준 40%가 채 되지 않는데, 프리미엄 백신의 자급률은 이보다 더 낮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수입하는 백신은 가격 인상과 물량 변동에 영향을 받아 국산화 노력이 시급한 상황이다. 실제 가다실·가다실9 등으로 HPV 백신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는 MSD가 지난 2021년과 2022년 국내 공급가격을 올려 국민들의 부담이 커진 바 있다.
기업의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도 프리미엄 백신 개발은 필수적이다. RSV 백신만 해도 글로벌 시장 규모가 오는 100억달러(약 1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상포진 백신을 처음으로 국산화시킨 SK바이오사이언스도 '스카이조스터' 출시 이후 시장 진출 2년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도즈를 달성하며 블록버스터 백신으로 이름을 알린 바 있다.
이에 전 세계 공공 백신 시장에서 유일하게 콜레라 백신을 공급하는 유바이오로직스는 현재 프리미엄 백신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앞서 회사는 지난달 말 대상포진 후보 백신 'EuHZV'의 임상 1상 IND를 식약처에 제출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국내에서 임상 1상을 시작하고, 북미와 유럽 시장의 판권을 가진 미국의 자회사인 유팝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해외에서 2/3상 글로벌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등 선진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수막구균 백신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임상 1상을 마친 상태다.
수막구균성 질환자는 전 세계적으로 매년 50만명이 발생해 그중 7만5000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기준 수막구균 예방백신의 세계시장 규모는 3조5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한편, 유바이오로직스는 엔데믹 상황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자체 기술력을 입증하고, 공공시장 및 중저소득국에 백신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회사가 개발하고 있는 '유코백-19'는 지난해 6월 중간임상보고서(Interim CSR)로 필리핀 P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한 상태로, 최종 임상보고서는 오는 6월 내 완료될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새 성장동력 확보에 한창이다.
회사는 글로벌 빅파마인 사노피와 공동 개발 중인 21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후보물질 'GBP410'(사노피 과제명 'SP0202')의 임상 3상 IND를 지난해 12월 미국 FDA에 제출했다. 오는 2027년 판매 허가를 신청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GBP410은 폐렴 및 침습성 질환을 일으키는 폐렴구균의 피막 다당체에 특정 단백질을 접합해 만드는 단백접합 백신이다. 특히 GBP410은 현재 상용화중인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보다 많은 21종류의 혈청형을 포함해 예방효과가 보다 넓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폐렴구균은 소아에게서 발생하는 균혈증, 폐렴, 뇌막염, 급성중이염 등 치명률이 높은 질환의 흔한 원인 중 하나다.
국내에선 화이자의 '프리베나13'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으나, 최근 한국MSD의 '박스뉴반스'가 상용화에 성공해 판도 변화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 밖에도 국제백신연구소와 장티푸스 백신 '스카이타이포이드멀티주'를 공동개발하고 지난해 5월 식약처로부터 수출용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WHO PQ 인증을 확보해 전 세계에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또 HPV 백신 'NBP615', 로타바이러스 백신 'NBP613' 등은 임상 1/2상 단계이며, RSV 백신의 경우 기초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백신연구소는 재조합 단백질 대상포진 백신 후보물질인 'CVI-VZV-001'의 임상 속도를 높이기 위해 임상 1상 IND를 변경했다.
앞서 2022년 12월 승인 받은 임상시험은 만 50세 이상 65세 미만의 건강한 성인 24명을 1군, 2군, 대조군 등으로 나눠 용량별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하는 내용이었는데, 당초 계획보다 수개월 빠르게 임상시험이 진행됨에 따라 최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용량을 탐색하기 위한 목적으로 백신의 용량을 더 높인 시험군(3군)을 추가하기로 했다.
연구소는 오는 2027년 3상 임상시험 진입을 목표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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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suin@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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