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IRA 세제 혜택에 '훨훨'···LG엔솔, 창사 첫 영업익 '2조 클럽' 입성

작년 매출 33조7455억, 영업익 2조1632억

설비 투자와 거래처 확보로 성장 기반 다져

美IRA도 호재로 작용···지난해 6768억 환급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2조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사진=강민석 기자 [e-mail]

LG에너지솔루션이 출범 3년 만에 연간 영업이익 2조원 고지를 넘어섰다. 전기차 시장 둔화에도 글로벌 파트너사와의 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가운데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세제 혜택이 더해지며 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9일 LG에너지솔루션은 2023년 연결기준 매출액이 33조7455억원, 영업이익은 2조163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보다 매출은 31.8%, 영업익은 78.2% 증가한 수치다.

작년 4분기 성과만 놓고 보면 매출은 8조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줄었으나, 영업익은 3382억원으로 42.5% 늘었다.

이로써 2020년 12월 문을 연 LG에너지솔루션은 ▲2021년 7685억원 ▲2022년 1조2137억원 등 매년 실적을 끌어올린 데 이어 작년까지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하며 처음으로 연간 영업익 기준 '2조 클럽'에 입성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2021년 17조8519억원 ▲2022년 25조5986억원 등으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작년 한 해 2차전지 시장 환경은 결코 우호적이지 않았다. 경기 불황에 따른 소비 위축과 각국 보조금 삭감 등 악재가 겹치며 배터리 사업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기차 산업이 뒷걸음질 친 탓이다. 여기에 리튬과 같은 핵심 자원의 가격이 크게 떨어진 것도 업계에 부담을 안겼다. LG에너지솔루션의 4분기 매출이 주춤한 것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

그럼에도 LG에너지솔루션이 전반적으로 유의미한 성장을 이어간 원동력은 눈에 띄게 늘어난 생산능력 그리고 글로벌 완성차 기업과의 파트너십에 있다는 게 전반적인 시선이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공격적인 시설 투자를 통해 2020년 연 120GWh(기가와트시) 수준이던 배터리 생산능력을 약 300GWh까지 끌어올렸다. 또 현대차와 테슬라, 폭스바겐, 포드, GM(제너럴 모터스), 스텔란티스, 토요타 등과 손잡고 상대적으로 인지도 높은 모델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와 함께 IRA로 대표되는 미국 시장 환경의 변화도 LG에너지솔루션에 힘을 보탰다. 미국은 올해부터 현지에서 배터리 셀·모듈을 생산하는 기업에 ▲셀 kWh당 35달러 ▲모듈 KWh당 10달러의 세액을 공제하는데, 작년 11월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GM과 합작 공장을 가동한 이 회사도 그 혜택을 받고 있어서다.

LG에너지솔루션이 이를 통해 환급 받은 액수는 ▲1분기 1003억원 ▲2분기 1109억원 ▲2155억원 ▲4분기 2501억원 등 총 6768억원에 이른다.

향후 LG에너지솔루션은 지속적인 설비·기술 투자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현재 이 회사는 미국에서 GM과 2·3공장을 구축 중이며 스텔란티스, 혼다, 현대차와도 합작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이들 공장이 모두 가동되면 북미 지역에서의 생산 능력은 연 342GWh까지 향상된다. 80kWh 배터리를 탑재한 고성능 전기차 43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포트폴리오도 확대한다. 프리미엄 제품 하이니켈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부터 미드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등까지 두루 확보해 다방면으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작년 12월 취임사에서 초격차 제품·품질 기술력과 구조적인 원가 경쟁력, 압도적인 고객 충성도 확보, 사업모델 혁신 등으로 회사의 질적 성장을 이끌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