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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알츠하이머 치료제' 국산화 앞장···아리바이오, 임상전략 차별화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알츠하이머 치료제' 국산화 앞장···아리바이오, 임상전략 차별화

등록 2024.01.10 13:11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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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치매약 'AR1001' 다국적 임상3상 속도CRO업체 5곳으로 분산, 분야별로 임상 최적화 각 국가별 판매권 이전 검토···"끝까지 책임"

아리바이오의 'AR1001' 미국 임상3상은 지난 2022년 첫 환자 투약을 시작으로 현재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아리바이오의 'AR1001' 미국 임상3상은 지난 2022년 첫 환자 투약을 시작으로 현재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아리바이오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의 국산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리바이오는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있는 경구용(먹는) 알츠하이머병 치매치료제 'AR1001'의 다국적 임상3상이 순항함에 따라 개발 완료까지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회사는 당초 수익 창출을 위해 'AR1001'의 글로벌 기술이전을 적극 추진해왔다. 통상 자금이 부족하거나 개발 및 상업화 역량이 부족한 바이오텍의 경우 기술이전 등을 통해 확보한 수익으로 후속 파이프라인 임상시험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비상장 바이오텍인 아리바이오도 'AR1001'의 임상을 진행하는 동시에 글로벌 제약사로의 기술이전을 추진해왔는데, 임상이 3상 단계로 진입함에 따라 국가별 판매권 계약을 맺는 식으로 전략을 수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판매, 조직관리, 마케팅 등의 경험은 부족한 만큼 독자적인 상업화 대신 판권 계약을 통해 시장 진출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에서는 삼진제약이 'AR1001'의 국내 독점 판매권을 가지고 있다. 앞서 회사는 작년 삼진제약과 국내 임상 3상 공동 진행 및 국내 독점 판매권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아리바이오 관계자는 "임상3상까지 온 이상 끝까지 책임을 지고 개발하려고 한다. 현재 미국, 유럽, 중국 등 개별적으로 판권계약을 맺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충족 의료 수요 큰 치매···'AR1001' 임상2상서 안전성·유효성 입증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 총 1250명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AR1001'의 다국적 임상3상의 연구명은 '폴라리스(Polaris)-AD'다. '어두운 밤하늘의 길을 밝혀주는 북극성처럼 난공불락인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의 길잡이가 되자'는 의미다.

치매는 미충족 수요가 큰 질환이다. 질환 특성상 치료제 개발이 어려워 2003년 이후 신규 승인된 치료제도 없었다. 미국 바이오젠이 개발한 신약 아두헬름(아두카누맙)이 18년만인 지난 2021년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조건부 허가를 받아 기대를 모았으나 비용효과성 논란으로 상용화에 실패했다.

그러다 지난해 7월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가 FDA의 승인을 받고, 일라이릴리의 '도나네맙'이 올 1분기 내 허가받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치매 치료제 시장에 활기가 일고 있다.

레켐비는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 속에 축적되는 비정상 단백질을 제거해 병의 진행을 늦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도나네맙은 임상시험에서 치매 환자의 인지기능 저하를 35% 늦춰 '레켐비'보다 더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

IMARC 리서치 자료에 의하면 글로벌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0년 63억4000만 달러(약 8조3498억원)에 달하며, 2021년부터 2026년까지 연평균성장률(CAGR) 6.5%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리바이오는 10년 이상 'AR1001' 개발에 매진했다. 회사는 지난 2011년 SK케미칼로부터 'AR1001'를 기술이전 받았으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최초로 미국 FDA의 임상3상 승인을 받았다.

'AR1001'은 알츠하이머병의 진행 억제와 환자의 기억력과 인지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최초의 다중기전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다. 강력한 포스포다이에스터레이스(PDE)5 억제 작용으로 치매 진행 억제와 환자의 기억력과 인지기능을 높이는 효능이 있다.

독성 단백질 제거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는 기존 치료제들과는 달리 복잡한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원인과 병리에 대응이 가능하며, 하루 한 알 먹는 경구용 알약으로 개발되고 있어 치매 환자의 복용 편의성도 뛰어나다.

지난 2021년 '알츠하이머 임상학회'(CTAD)'에서 발표된 'AR1001'의 미국 임상 2상 결과에 따르면, 52주간 투여에 의한 1차 유효성 평가지표인 ADAS-Cog 13(인지기능 평가지표)는 10mg 투여군의 경우 임상시험 시작점과 비교해 1.17점 감소했고, 30mg 투여한 참가자는 0.76점 감소했다.

기존 알츠하이머병 임상 결과에서 12개월 동안 위약군이 약 5.5점 하락하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결과는 인지기능 악화 속도를 현저히 개선하는 효과를 증명했다고 보고 있다.

또 1년간 'AR1001'을 투여한 결과, 약물 관련 중대한 이상반응이 발견되지 않았고 발견된 이상반응(두통)도 경미해 12개월 장기 안전성과 내약성에 대한 우수성도 입증됐다.

다국적 임상 순항, 연내 유럽 환자 모집 시작할 듯···국내선 정부 지원 받아
'AR1001'의 미국 임상3상은 지난 2022년 첫 환자 투약을 시작으로 현재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미국 내 알츠하이머 치료제 임상 경험이 많은 약 60여개 임상센터가 가동 중이며 총 모집 인원 600명(투약군 300명 AR1001 30mg 투여, 대조군 300명 위약 Placebo 투여)을 대상으로 52주간 투약한다. 52주 투여가 마무리된 환자에겐 2년간 추가로 진행되는 연장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

지난달엔 영국(MHRA)을 비롯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덴마크, 네덜란드, 체코슬로바키아 등 유럽연합(EMA) 7개국 등 총 8개 국가에서 임상3상시험계획(IND) 신청을 마쳤다. 영국에서는 이르면 2월, EU는 3월부터 환자 모집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작년 9월 국가약품관리감독국(NMPA)에 임상3상 IND 제출을 완료해 곧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에서는 공익적 임상시험지원대상 1호로 지정돼 보건복지부 산하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포털에서 현재 임상3상 환자를 모집 중이다. 기술경영 동맹사인 삼진제약과 함께 분당서울대병원 및 국내 주요 의료기관과 치매센터에서 임상을 진행할 방침이다.

'AR1001'의 다국적 임상3상은 미국 600명, 유럽 400명, 중국 100~150명, 한국 150~200명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철저한 CRO관리, 임상 편의성 높여 빅파마와 경쟁
아리바이오는 'AR1001'의 개발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차별화된 임상 전략을 세웠다.

동일한 임상 프로토콜로 다국적 임상에 나서는 한편, 각 지역에서 진행하는 임상엔 아리바이오 임상팀들이 직접 참여토록 했다.

현재 미국 샌디에고 소재의 아리바이오 미국지사가 글로벌 임상의 총괄 컨트롤 타워로서 각 지역에서의 임상진행 전체를 총괄 지휘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리바이오의 글로벌 임상팀은 미국 담당팀, 유럽 담당팀, 아시아 담당팀으로 구성돼 있다.

회사 측은 "글로벌 임상은 지역별로 각자 진행되지만 전체를 하나의 임상으로 보고 진행해야 한다. 동일한 임상 프로토콜을 이용한 IND를 FDA, EMA, MFDS, CDE 등에 아리바이오의 이름으로 신청, 진행하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상수탁기관(CRO)도 한 곳에 맡기지 않기지 않았다.

신약개발 기업들은 전문 CRO를 통해 설계, 모니터링, 데이터 관리 등 임상 전반에 대한 계획을 마련한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해외 진출 등을 고려해 외국계 CRO에 업무를 맡기고 있지만 글로벌 빅파마들에게 밀려 업무 진행이 늦어지는 경우가 빈번한 것으로 알려진다.

또 임상 프로토콜 문제로 환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등의 이슈가 발생할 수 있어 철저한 CRO 관리가 필요하다.

실제로 최근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엔젠시스'(VM202)의 3-2상에 실패한 헬릭스미스는 먼저 지난 2019년 해당 물질의 임상 3-1상에 실패한 바 있었는데, 이듬해 그 원인이 CRO의 임상 운영 및 관리상의 문제였다고 알리며 CRO를 전격 교체하기도 했다.

아리바이오는 미국 임상에서만큼은 환자 모집, 투약 및 임상 전 과정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행해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알츠하이머 치료제 임상 경험이 많은 5개 CRO업체에 업무를 맡긴 상태다. 각 CRO 업체는 ▲임상 관리 ▲임상약 보관 및 관리 ▲임상 시료 분석 ▲데이터 관리 ▲임상 평가지표 관리 등 각각의 분야에 최적화된 곳으로 선정했다.

또 임상3상에 참여하는 환자와 보호자가 병원 방문을 최소화하면서도 임상 약을 바르게 복용하도록 임상 편의성을 높였다. 다국적 기업과 임상 환자 모집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지만 아리바이오 미국지사가 각 임상센터를 밀착 관리해 환자 및 보호자들의 어려움을 해소시켜주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아울러 회사는 전문 CRO를 통한 임상센터의 관리 이외에도 NIA(미국 국립노화연구소), Konect(한국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등의 정부 기관들과 협력을 통해 환자 모집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밖에도 평가사 표준화를 위한 트레이닝 프로그램 운영, 의학부(Medical Affairs)를 통한 효율적 임상 진행 등으로 'AR1001'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 측은 "임상의 최종 결과를 좌우하는 건 환자들에 대한 평가사들의 평가이다. 평가 표준화를 위해 평가사 표준화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글로벌 모든 임상 센터의 평가사들이 동일 기준으로 환자들을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Medical Affairs팀을 활용해 임상의들과 관계도 형성 중이다. 이를 통해 효율적인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최상의 조건을 갖춘 임상 데이터를 도출하기 위해 아리바이오의 국내외 연구진과 임직원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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