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2조원 손실···본사 차원 '슬림화' 발표앞서 韓 소매금융 철수로 한차례 희망퇴직 단행국내 강력한 노동법 적용···"영향 제한적일 것"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씨티그룹은 지난해 4분기 18억 달러(약 2조원) 규모 손실을 내면서 전체 직원의 8% 가량인 2만명을 구조조정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9년 말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손실 규모다. 씨티그룹은 이번 손실이 러시아 관련 자산상각과 아르헨티나 페소화 평가절하 손실과 40억 달러의 구조조정 관련 비용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씨티그룹 경영진은 이번 구조조정을 통해 인력 및 사무소 운영을 슬림화 한다. 우선 운영 방향을 물리적 장소 위주에서 사업 분야 중심으로 재편해 영업 비용을 최소화한다. 또한 기존 13개 계층으로 운영됐던 관리직을 8개로 줄여 축소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씨티는 이같은 조직개편을 올해 3월까지 완료하기로 했다.
인력 칼바람은 이미 지난해 12월 대출 부서에서 1000여명을 해고하면서 거세게 불고 있다. 지난해 11월은 경영진 300여명에 대한 정리해고도 단행했다. 아시아·태평양에 이어 멕시코와 기타 지역 소매 금융을 사업을 추가로 철수하면서 임직원 4만명도 해고될 예정이다. 씨티는 조직개편과 구조조정을 통해 지난해 초 24만명이었던 직원 수가 오는 2026년에는 18만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2021년 본사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소매금융 철수 결정으로 한 차례 대규모 희망퇴직이 이뤄진 바 있다. 당시 씨티그룹은 향후 소매금융을 싱가포르, 홍콩, 아랍에미리트, 영국 등 4개 나라에 집중시키겠다며 "한국, 호주, 바레인,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러시아, 대만, 태국, 베트남, 폴란드 등 13개 국가 소매금융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한국씨티은행은 기업금융 부문을 집중적으로 운용했으며 이 영향으로 당시 한국씨티은행 전 직원 3600명 중 2000여명이 희망퇴직을 결정했다.
시장은 한국씨티은행의 경우 이미 소매금융 철수에 따른 구조조정 효과가 나타나는 동시에 기업금융 순이익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 본사 차원의 칼바람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 노동법이 미국 대비 노동자 고용 안정성이 높은편이기 때문에 그룹 본사 CEO의 발언이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다만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본사의 글로벌 전략 변경에 따른 효율성·생산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내부 긴축 경영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씨티은행은 본사 기조 변화와 관련한 영향에 대해 "씨티 본사 차원의 조직 개편이 완료되면 이에 따른 한국씨티은행의 조직 개편 필요성을 검토할 예정이며,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씨티은행 지난해 3분기 기업금융 부문 순이익은 373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1725억원) 2배 이상 증가했다. 기업금융 자산은 약 13% 늘어난 27조9781억원으로 집계돼, 증가폭이 소매금융 자산 감소분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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