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 와우할인 업주에 "'배민 수준' 배달비 맞춰라"배달의민족 "쿠팡이츠에 불이익 받은 업주 지원할 것"양사 간 주도권 다툼에 자영업자 "결국 우리가 피해본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은 지난달 30일 공지사항을 통해 배민의 자체 배달 서비스인 '배민1플러스' 가입 가게 중 쿠팡이츠의 와우할인 대상에서 비자발적으로 제외된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지원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는 쿠팡이츠가 자사에 입점한 업주들 중 배민보다 비싸게 배달비를 책정한 업주들에게 배달비 할인(와우할인)을 해주지 않겠다고 한데 따른 것이다.
앞서 쿠팡이츠는 지난해 4월 쿠팡의 유료멤버십인 와우고객을 대상으로 쿠팡이츠 주문 시 메뉴 가격의 10%를 할인해주기 시작했다.
다만 쿠팡이츠 입점 업주들이 배달비 할인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쿠팡이츠가 내건 일정 조건을 충족해야한다. 배달비와 최소주문금액 등의 기준이 배민과 동일하거나 더 낮아야 한다.
쿠팡이츠는 최근 이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 업주들에게 연락을 돌려 배달팁 등을 배민 수준으로 낮추지 않으면 기존에 제공하던 와우할인 혜택을 중단하겠다고 알리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는 이 같은 연락을 받았다는 후기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쿠팡이츠가 배민의 자체 배달상품인 배민1플러스는 물론 일반 배민입점 상품(울트라콜·오픈프라이스 등)의 기준도 단속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 한 자영업자는 "쿠팡이츠 측이 (배달 대행사를 통하는)배달의민족 일반 입점 (고객부담)배달팁과 1000원 차이를 준수해달라고 했다"며 "현재 설정해둔 배민과 쿠팡이츠의 배달팁 차이가 1200원인데, 200원을 내려야 와우할인 가게 조건에 부합한다고 했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배민은 즉각 대응에 나섰다. 배민1플러스를 이용하며 쿠팡이츠 와우할인 대상에서 비자발적으로 제외된 업주를 대상으로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가게 첫 주문 시 15% 바로 사용쿠폰 3개월간 무제한 지원 ▲배민 앱 모든 고객 대상 10% 더하기 쿠폰 제공(8주간 매주 금요일, 고객 다운로드 기준 200장 지급) ▲우리가게클릭 광고비 3개월간 지원(월 최대 20만원) 등이다.
쿠팡이츠 측은 업주 지원 차원에서 제공하는 와우할인 혜택을 일부 업주가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와우할인 적용 업주를 선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업주가 와우할인 이후 배달팁이나 최소주문금액을 올리고선 소비자들에게 마치 할인을 해 기존보다 가격이 저렴한 것처럼 보이는 꼼수를 부리는 것을 사전에 막고자 함이라는 것이다.
쿠팡이츠는 자사가 10% 할인을 해주는 걸 이용해 자사에서 판매하는 메뉴 가격을 배민보다 10% 올려 설정하는 등 악용하는 사례가 있어 제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배민 측은 '최혜대우 요구'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업주의 선택에 의해 배달 상품을 가입하고 각자의 경쟁력을 키우는 자유로운 시장 환경에서 쿠팡이츠가 이를 제한해 불이익을 준다는 주장이다.
업주들 사이에선 배민과 쿠팡이츠 간 경쟁으로 오히려 자신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지난달 기존 한집배달과 알뜰배달의 배달비 시스템을 통합한 배민의 '배민1플러스' 도입 이후 업주 부담 배달비가 늘어난 경우가 있어 불만인데 쿠팡이츠까지 와우혜택을 빌미로 배달비 인하를 요구하고 나선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팁을 두고 양사 간 싸움이 격화할수록 소비자 편익이 발생할 수 있으나 자영업자들은 압박감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동안 잠잠했던 양사 간 마케팅 과열은 엔데믹 이후 배달 수요가 급격히 줄어든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달앱 3사(배민·쿠팡이츠·요기요)의 지난해 11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928만66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5% 줄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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