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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신분상승 성공한 현대차, '팬덤' 만들 때 됐다

오피니언 기자수첩

신분상승 성공한 현대차, '팬덤' 만들 때 됐다

등록 2024.02.08 11:28

박경보

  기자

reporter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새로운 역사를 썼습니다. 글로벌 판매는 2년 연속 3위를 달성했고, 합산 영업이익은 무려 27조원에 육박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확실한 신분상승에 성공했는데요. 화려한 편의사양과 디자인을 바탕으로 '가성비' 꼬리표를 뗐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일각에선 현대차‧기아가 토요타와 폭스바겐을 제치고 글로벌 판매 1위에 오를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토요타는 전기차 분야에서 뒤처지고 있고, 폭스바겐은 핵심시장인 중국에서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거든요. 이미 중국에서 바닥을 찍고 더 내려갈 곳이 없는 현대차‧기아가 더 유리하단 얘깁니다.

이제 글로벌 자동차 소비자들은 일본차보다 비싼 한국차를 사는데 주저하지 않습니다. 그간 상품성이 부족했던 현대차‧기아는 일본차 대비 10% 가량 저렴했는데요. 하지만 지난해 기아 EV6의 판매가격(4만8795달러)은 경쟁차종인 토요타 bZ4X 대비 10%나 비싸고 판매량은 3배나 높았습니다. 현대차‧기아의 '브랜드 가치'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하이브리드,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부터 로보틱스, AAM(미래항공모빌리티)에 이르기까지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내연기관차가 완전히 사라지는 날에는 정말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을 석권할지도 모릅니다.

이렇듯 잘 나가는 현대차‧기아에 조금 부족한 점이 있습니다. 바로 '팬덤'인데요. 브랜드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신뢰하는 고객은 경쟁사들보다 여전히 떨어집니다. 신분은 상승했지만 여전히 '대안'에 머무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시장에 현대차‧기아의 성장은 다소 둔화됐고, 혼다·닛산 등 일본브랜드들은 20% 이상 성장했죠. 현대차‧기아도 잘 하긴 했지만 최근 호실적은 경쟁자들의 생산차질 영향이 더 크다는 평가가 우세합니다.

내구성을 앞세운 토요타는 미국시장에서 압도적인 지배력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자동차가 고장나면 고립되는 미국에서 '고장나지 않는 토요타'는 안정적인 장기 집권을 이어가는 중입니다.

미국의 전기차업체 테슬라는 국내에서도 이미 탄탄한 '테슬람'을 확보하고 있는데요. 전세계적으로 테슬라 브랜드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고객과 투자자들이 매우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테슬라가 갖고 있는 강력한 혁신성 때문일 겁니다.

KG모빌리티(KGM‧옛 쌍용차)도 국내시장에서만큼은 안정적인 팬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옛날 무쏘, 코란도, 체어맨 시절부터 쌍용차만 2대, 3대씩 구입하는 분들이 많죠. 다소 투박하지만 특유의 오프로더 감성이 브랜드 정체성으로 각인된 결과입니다. 비슷한 브랜드로는 '랭글러'가 간판인 지프를 들 수 있겠습니다.

막강한 팬덤은 빅데이터와 다양한 AI(인공지능) 기술을 축적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시장에선 락인효과(잠금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데요. 현대차‧기아도 글로벌 톱3를 넘어 왕좌를 거머쥐기 위해선 다양한 시장에서 '팬'들을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정의선 회장이 항상 강조하는 '미래를 위한 도전'이 더욱 구체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테슬라의 사이버트럭처럼 혁신적인 미래 기술을 선제적으로 상용화할 수도 있겠고요,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으로도 승부를 걸어볼 수 있을 겁니다. 많이 팔리는 차급은 아니지만 2인승 로드스터, 컨버터블 등의 출시를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해 보입니다. 평범한 아반떼, 투싼, 싼타페로 팬덤을 만들기엔 쉽지 않을 테니까요. 물론 'N' 브랜드도 있지만 고성능 브랜드는 이미 경쟁사들도 갖고 있습니다.

애프터서비스 강화 등을 통해 고객들의 신뢰를 얻고, 브랜드 경험을 다양하게 넓혀나가는 것도 중요할 겁니다. 현대차‧기아의 자동차를 구입했을 때 얻는 만족감이 지금보다 훨씬 더 늘어날 수 있도록 다각도로 노력해줬으면 좋겠습니다.

현대차‧기아의 상품성과 품질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브랜드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팬들이 확보되기만 한다면 '글로벌 1위'는 시간문제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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