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BYD, 버스·트럭 이어 전기 승용차까지 출시 검토전기버스 시장은 중국산이 장악···"승용차도 시간문제"전문가 "미래차 밸류체인 강화·핵심기술 내재화 시급"
1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중국 BYD는 주요 전기차를 한국에 출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BYD코리아는 그간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 반중정서 확대, 정권 교체 등을 이유로 승용 전기차 판매를 연기해왔다. 지난 2022년엔 국내 딜러들을 대상으로 전기차 시승행사를 열기도 했지만 제품 출시로 이어지진 않았다.
국내 출시가 유력한 전기차 모델로는 중형 세단 '씰(Seal)'이 첫 손에 꼽힌다. 중국 인증 기준으로 1회 충전시 최대주행거리는 550~700km에 달하지만 판매가격은 4000만원대에 불과하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3.8초 밖에 걸리지 않을 만큼 동력성능도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씰은 국내에서 보조금을 적용할 경우 동급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가격인 300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국내 판매가격은 3187만~3921만원으로, 선택사양을 모두 더하면 4189만원까지 올라간다.
글로벌 판매 톱10 진입한 BYD···세계시장 점령 '속도'
BYD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총 302만4417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해 사상 처음으로 완성차 판매 톱10에 진입했다. 이는 전년 대비 61.9% 급증한 수치로, 특히 해외 판매는 334.2% 늘어난 24만2765대를 달성했다.
BYD는 이미 국내에서도 버스와 트럭을 통해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신규 등록된 전기버스는 총 2821대로, 이 가운데 중국산은 절반 이상인 1528대(54.2%)에 달했다. 중국산 전기버스 점유율이 국산을 추월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또 BYD는 지난해 1톤 전기트럭 시장에도 도전장을 냈다. GS글로벌이 판매하는 BYD T4K는 국내 1톤 전기트럭 가운데 최대용량인 82kWh의 배터리를 장착해 환경부 인증 기준 상온 246km의 최대주행거리를 확보했다.
전문가들은 전기버스 시장과 마찬가지로 승용 전기차 시장에서도 중국업체의 점유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품질 경쟁력은 글로벌 시장에서 입증했고 가격 경쟁력은 현대차‧기아보다 월등하게 높아서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 원장은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BYD의 전기차는 이미 유럽과 일본 등 선진시장에서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에서도 흥행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중국산 전기차의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반중정서 등의 영향으로)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중국산 전기차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면 국내 전기차 산업의 지속 가능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또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자동차 시장은 이미 전기차의 점유율이 내연기관차를 앞선 상태"라며 "저렴한 가격이 무기인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자국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을 점령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보조금 규제는 한계···車산업 중국의존도 낮춰야
중국업체들은 전기차들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다. 1회 충전시 최대주행거리, 동력성능 등 상품성을 확보하면서 가격까지 저렴한 중국산 전기차를 굳이 구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BYD 중국업체들이 쓰고 있는 LFP배터리는 에너지밀도가 낮아 무겁고 주행거리가 짧다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테슬라를 비롯해 폭스바겐, 현대차, 메르세데스-벤츠, 볼보 등 기존 완성차업체들까지 경쟁적으로 LFP 배터리를 탑재하는 추세다. 전기차의 상품성과 품질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가격 경쟁력'이 가장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원재료 공급과 긴 수명, 높은 가격 경쟁력 등 LFP배터리의 단점보다 장점이 더 부각되는 모양새다.
이에 전문가들은 국내 자동차 업계와 정부가 힘을 합쳐 중국 전기차에 대항할 힘을 키워야하다고 주문했다. 전기차 밸류체인을 육성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차별화된 상품성을 갖춰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이항구 원장은 "중국은 미래차 관련 업체가 1만 개 이상 보유하고 있지만 우리는 약 500개 수준"이라며 "미래차 관련 생태계를 강화하고, SDV(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V2G(Vehicle to Grid) 등 소프트웨어와 배터리 에너지 면에서 가치사슬을 내재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끝으로 조철 선임연구위원은 "LFP배터리를 적용한 전기차에 보조금을 덜 지급하는 게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견제수단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보조금과 관계없이 우리 전기차 산업이 근본적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기차 보급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환경적인 가치를 먼저 고려해 정책이 수립될 필요가 있다"며 "정부는 국내 전기차 부품업계의 세계 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공급망을 견고히 다지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pkb@newsway.co.kr
뉴스웨이 송호준 기자
lakeonfir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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