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2년 간 대구지역 분양 미뤘던 4000가구 후분양 쏟아질 예정후분양 '반고개역 푸르지오' 353가구 분양에 20건 접수에 그쳐악성미분양 확산에 줄도산 우려···지방사업 둔 건설업체 초비상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4년 1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 수는 6만3755가구로 집계됐다. 전월 6만2489가구보다 1266가구(2.0%) 늘었다. 2개월 연속 증가세다. 악성으로 손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도 1만1363가구로 전달보다 506가구(4.7%) 늘었다. 전체 미분양의 80% 가량이 비수도권에 위치해 지역 간 양극화도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선 당분간 미분양이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분양시기를 미뤄온 단지들이 준공을 앞두고 후분양에 나서면서 공급량이 늘어나는데다 수요를 끌어올리던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자금이 없어지거나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차일피일 미루다 진행한 후분양에서도 저조한 성적이 이어지면서 준공 후에도 미분양으로 남는 '악성미분양' 문제도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악성미분양(1만857가구)은 전체 미분양(6만2489가구) 중 약 17.37%를 차지했다.
특히 '미분양 무덤'으로 불리는 대구는 상황이 심각하다. 대구는 지난해 1월 신규 주택사업 사업승인을 전면보류하면서 꾸준히 미분양을 줄여왔다. 하지만 그간 미분양 우려에 분양시기를 늦춰온 단지들이 후분양에 나서면서 다시 미분양이 증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대구에서 후분양 방식으로 분양에 나서는 단지는 7개 단지 2236가구(일반분양 기준)에 달한다. 내년에도 최소 1800가구 가량이 후분양으로 분양을 진행할 전망이다.
업계에선 2년 간 진행되는 후분양 4000가구로 인해 대구지역의 악성미분양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는 지난해 12월 기준 미분양 1만245가구, 악성미분양 1044가구로 전국 미분양물량의 16.4%, 악성미분양의 9.6%를 차지했다.
미분양문제가 심각해지자 대형건설사의 브랜드도 별다른 힘을 못 쓰는 모습이다. 지난달 청약에 나선 반고개역 푸르지오는 353가구를 분양했지만 특별공급과 1‧2순위를 통틀어 단 20건만 청약접수 됐다. 이 단지는 올해 6월 입주할 예정인 단지로 사실상 일반분양 대부분이 '악성미분양'이 될 처지에 놓였다.
업계에선 지방에서부터 건설업계 줄도산이 시작되는 것 아니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만 해도 ▲선원건설 ▲영동건설 ▲부강종합건설 등이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세 업체는 시공능력평가 122위, 176위, 179위로 각 지역의 대표적인 중견건설사로 꼽히는 곳이다.
업계관계자는 "미분양 우려가 큰데다 준공 후에도 분양을 못하면 가치가 떨어질 것도 알지만 이미 공사가 다돼가는 상황에서 분양을 더 미루기도 힘들다보니 후분양을 진행하는 곳들이 많다"면서 "자금여력이 넉넉하지 못한 중견건설사는 1~2개 현장만 미분양이 장기화돼도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뉴스웨이 장귀용 기자
jim332@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