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침체에 분양가↓ 미분양↑···지방 건설업계 위기폐업 건설사 800곳 넘어서···지방대표 중견도 예외 없어원금회수 불능 빠진 금융업계···진퇴양난 상황에 진땀
부동산침체와 고금리상황이 장기화되면서 건설업계에 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미분양 우려도 커지면서 PF(프로젝트 파이낸싱)를 통해 사업자금을 대준 금융사들도 원금회수에 어려움을 겪는 모양새다.
폐업하는 건설사가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3월13일까지 종합건설사와 전문건설사 자진폐업 신고 건수는 835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기준 10년 만의 최대치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업체는 7개다. 부도처리 된 건설사도 6곳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부동산가격 하락과 미분양 우려 증가, 고금리로 인한 금융부담의 '3중고'를 버티지 못한 업체들이 폐업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노치영 전 산업은행 PF담당 실장은 "금리가 낮았던 지난 부동산 호황기 때 비싸게 땅을 샀던 업체들이 많다"면서 "집값이 떨어진 상태에서 분양을 하자니 적자가 불가피하고, 버티자니 금리가 올라 금융부담을 버티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최근 분양시장은 준공 후에도 분양을 하지 못한 '악성미분양'이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2024년 1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 수는 6만3755가구로 전월 6만2489가구보다 1266가구(2.0%) 늘었다. 악성으로 손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도 1만1363가구로 전달보다 506가구(4.7%) 늘었다. 악성미분양은 전체 미분양 중 약 17.37%를 차지했다.
이러한 문제는 지방에서 더욱 심각한 상태다. 전체 미분양의 80% 가량이 비수도권에 있다. 폐업한 건설사 수도 수도권에 비해 지방이 5배 가까이 많다.
지역을 대표하는 중견건설사들도 위기다. 법원공고에 따르면 ▲선원건설 ▲영동건설 ▲부강종합건설 ▲송학건설 ▲중원건설 ▲세움건설 ▲새천년종합건설 등이 회생절차를 밟고 있다. 전남의 토담건설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최근 회생절차 폐지결정을 받기도 했다.
대출을 내준 금융사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분양 우려가 커지면서 대출원금도 회수하기 어려운 사업장이 많아서다. NICE신용평가의 보고서에 따르면 증권·캐피탈·저축은행 등의 부동산 PF 분양률은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평균 48.9%에 불과했다. 특히 증권사와 저축은행의 경우 평균 분양률은 각각 39.6%, 33.5%에 그쳤다. 통상적으로 금융회사가 대출을 회수하려면 선순위 기준 60%, 중·후순위는 70% 이상을 분양해야 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최근 지방 사업장 대다수는 원금 회수라도 할 수 있으면 다행이라고 할 정도로 어렵다. 수지계산이 무의미할 정도"라면서 "사업권을 인수해 단순 도급을 진행해도 적자가 불가피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뉴스웨이 장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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