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화 펀드로 매물 흡수할 수 있는 시장 확대해야"자체 조성 펀드 집행 곧 마무리···2차 펀드 추가 조성다중채무자 충당금 추가 적립···"감내할 수 있는 수준"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은 21일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부동산 PF의 연착륙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금융당국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 회장은 21일 오후 개최된 '부동산 PF 정상화 추진을 위한 금융권 건설업계 간담회'에서도 이 같은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금융권, 건설업계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오 회장은 정부가 안정화 펀드 등을 고려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PF 사업장을 매각할 경우 받아들이는 시장이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매물을 받아줄 수 있는 시장을 좀 더 확대해야 연착륙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캠코 PF 정상화 펀드 등이 있긴 하지만 대주단과 가격 눈높이가 맞지 않는 등 문제점이 있는 만큼 중간에서 완충 역할을 하는 펀드가 더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금융당국의 경·공매 확대 기조로 가격이 더 하락할 가능성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도 해석된다.
앞서 금융당국은 사업장 적정 가격을 둘러싼 매각 측과 매입자 간 견해차로 부실 PF 사업장 정리가 더디게 진행된다고 보고 2금융권에 경·공매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한 바 있다.
오 회장은 PF 사업장 경·공매 방안 마련에 대해 금융당국과 이견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건설사 쪽에서는 자금공급이 너무 더딘 어려움이 있고 저축은행은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시장의 매수세와 더불어, 자금적인 면에서도 갭을 줄여나갈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현재 경·공매 실적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최병주 저축은행중앙회 경영 전략본부 상무는 경·공매 낙찰률에 대한 질문에 "공매 위주로 진행되는데 시장에서 매수 희망가와 차이가 크다 보니 아직 매도 실적은 많지 않다"며 "현재 성사되는 것들은 대부분 원금 수준을 파는 것으로 수도권, 서울 중심"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 저축은행 업계는 지난해 9월 자체적으로도 조성한 PF 정상화 펀드 외에 2차 펀드도 추가로 설정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최 상무는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만들려고 계획하고 진행하고 있다. 1차 330억원 규모로 조성한 PF 정상화 펀드는 집행이 거의 끝났다. 2차 펀드는 현재 협의 중이고 조만간 시행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한편 저축은행들은 지난해에 충당금을 대폭 늘린 가운데 올해 충당금 규모는 전적으로 시장에 달려 있다고 언급했다. 저축은행은 올해 7월부터 가계대출 다중채무자에 대한 충당금도 추가 적립해야 할 상황이다.
최 상무는 "하반기 금리가 조금 인하되고 시장이 안정화돼 차주분들이나 부동산 PF 쪽에 온기가 돈다면 연체율이 떨어져 충당금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그렇지 않다면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 충당금은 외부로 유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만약에 올해 충당금이 늘어나 손실 개선폭이 적더라도 내년에 상황이 좋아지면 환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중채무자 충당금 추가 적립에 대해서는 사전에 충당금을 쌓아놓은 회원사들이 꽤 있는 만큼 감내할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오 회장은 "가계대출이 조금 축소되면서 다중 채무자도 변동성이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도 나름대로 다중채무자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추가로 충당금을 적립해야 하는 만큼 부담은 분명히 있겠지만 향후 금리인하 등의 효과가 발생하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관리가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PF 사업장 평가 분류를 기존 3단계에서 4단계로 세분화하며 충당금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금융당국이 정상적인 근무를 할 수 있는 수준을 감안해서 수위를 조절하겠다고 얘기한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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