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DIY' 상품·유병자보험 신상품 출시 계획생보사, 제3보험 강화로 전략 선회···CSM 확보 차원지난해 순익 4891억원···'빅3' 유지 위해 수익성 강화 필수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내달 건강보험 신상품으로 대면채널과 텔레마케팅(TM) 채널에서 DIY형 보험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DIY형 상품은 가입자가 원하는 보장을 직접 골라 맞춤형으로 설계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보험료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어 6월에는 유병자보험 신상품도 선보일 것으로 전해진다.
교보생명 측은 "건강보험을 강화하는 추세인 건 맞다"면서도 "DIY보험이나 유병자보험 등과 관련해 출시 시기나 구체적인 일정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이달부터 '제3보험 장기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기로 했다. 교보생명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제3보험 신상품 라인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제3보험에 대한 수수료·시책을 우대 지원하는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교보생명이 이 같은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이유는 제3보험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최근 교보생명을 비롯한 대형 생보사들은 제3보험 상품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하고 있다.
제3보험은 생·손보사가 모두 취급할 수 있는 상품으로, 질병이나 상해 또는 병간호를 보장하는 보험이다. 질병보험이나 암보험, 간병보험 등이 이에 속한다. 제3보험은 마진이 높은 보장성 상품으로 연평균 7%의 고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손보업권 시장 점유율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업권 간 불균형 성장이 지속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보험사들의 재무제표에 IFRS17가 도입되며 CSM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졌다. 이는 보험사의 성장 가능성을 가늠하기 위한 지표로 통상 부채로 인식되는 저축성보험보다 보장성보험이 CSM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 동시에 종신보험의 수요는 줄어들고 있는 반면 건강보장에 대한 수요는 늘며 제3보험이 생보사들의 새 수익원으로 떠오르는 추세다.
생명보험협회는 제3보험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 상품개발의 유연성을 확대하고 소비자 수요가 높은 신규 담보 발굴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보험개발원과 공조해 통계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상품개발을 지원하고 건강보험공단의 데이터를 활용해 그동안 보장하지 않았던 영역의 보장도 강화하기로 했다.
신창재 의장 역시 생보시장의 환경 변화를 감지하고 제3보험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인구 노령화 현상에 따라 생명보험 시장이 점차 줄어드는 가운데 MZ세대와 뉴실버세대가 주 고객층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전통적인 종신보험에 대한 고객 니즈는 줄어드는 반면 생존 시 다양한 보장을 받을 수 있는 건강, 상해보험 등 제3보험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교보생명은 생보업계 '빅3'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수익성 강화가 필요하다. 지난해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이 4891억원으로 4위 신한라이프(4724억원)과 격차가 164억원에 불과했다. 2위 경쟁사인 한화생명이 지난해 별도기준 6163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1272억원 차이가 났다.
교보생명은 올해 암보험, 뇌·심장보험에 이어 종신보장 건강보험을 잇따라 출시해 건강보장 상품 라인업을 강화했다. 이달에는 3대 질병을 포함한 주요 질병과 수술을 평생 보장하고 치료 후에도 매년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종신보장 건강보험을 선보였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건강보험은 보장성보험이라 IFRS17 체제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CSM 확보에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며 "건강보험은 전통적으로 손보사가 강세를 나타내는 분야로 알려져있지만, 최근 들어 생보사들도 다수 건강보험을 출시 중이고 많은 상품이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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