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큰 손 된 노령층···고급화된 도심 요양시설로 수요 몰려일반아파트에도 맞춤형 상품 확대···헬스케어‧생활편의에 집중고령 1~2인 가구 증가세···소형평형 관심‧수요도 덩달아 올라
건설사들이 앞다퉈 고령층을 겨냥한 주거상품을 내놓고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초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시니어 레지던스(노인복지주택) 'VL르웨스트'를 선보였다. MDM과 대우건설은 경기 의왕시에 세대공존형 주택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 아침 스위트'를 짓고 있다. 현대건설과 이지스자산운용도 서울 은평구에 시니어 레지던스를 추진 중이다.
고령인구의 가파른 증가세는 관련 주거상품 공급을 촉진하고 있다. 2015년 93이던 고령화지수는 올해 181.2까지 늘어났다. 고령화지수는 14세 이하 유소년인구를 100으로 계산하고 이에 대한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비율을 나타낸 수치다. 통계청은 2025년 고령인구가 1000만명을 돌파하고 2040년이면 고령인구 비중이 전체 인구의 34.4% 수준까지 늘 것으로 보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시니어 계층에 편입된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교외 지역을 선호했던 기존 시니어 세대와 다르게 도심권을 선호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산업화를 주도한 세대로 자산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2022년 기준 75세이상 시니어세대가 보유한 가계 자산은 전체 가계자산의 27%에 달한다.
실제로 최근 공급된 노인관련 시설을 살펴보면 도심 내에 고급화를 표방한 곳들이 좋은 성적을 거뒀다. 'VL르웨스트'가 전용 59㎡기준 보증금이 11억5000만~14억5000만원에 월 생활비가 2인기준 425만원 수준으로 높은데도 청약경쟁률에서 최고 205대 1을 기록한 것이 대표적이다.
건설사들은 노인전용주택 뿐 아니라 일반아파트에도 노인을 겨냥한 상품을 내놓으며 시장개척에 나서는 모양새다. 현대건설은 2006년부터 각종 노인특화제품으로 구성된 커뮤니티시설인 '골든 주택'을 각 단지에 적용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일반 아파트 공급할 때 '고령자 배려요소'를 도입하기로 했다. 포스코이앤씨는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스마트 홈서비스를 선보였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병원에 가지 않고도 전반적인 건강관리와 질병예방 서비를 제공하는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면서 "고령층 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시니어 전용 상품 뿐 아니라 일반아파트에도 관련 상품과 커뮤니티시설을 늘리는 추세"라고 했다.
고령화는 1~2인 가구의 증가세와도 관련이 깊다. 자녀를 출가시킨 후 큰 평수의 집을 팔고 소형평형의 아파트에서 1~2인 가구로 생활하는 고령층이 늘고 있어서다. 2022년 기준 노인가구수는 533만1539가구로 이중 1~2인 가구 비중은 73%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1~2인 가구(1378만 가구) 중에선 28.24%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고령 1~2인 가구가 늘면서 재개발‧재건축 단지의 주력평형도 소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노후화한 재개발‧재건축단지는 다른 주택보다 노인비율이 높은데 최근 공사비 인상으로 분담금 부담이 커지면서 가구 구성원 수에 맞춘 소형평형으로 선택지가 몰릴 것이란 설명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올해 3월 기준 서울 내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아파트의 1㎡당 평균 분양가는 1143만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5% 상승했다해 다른 평형에 비해 월등히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면서 "공급량이나 수익성면에서 소형평형이 유리한데다 조합원의 가구구성원 수도 소가족화하고 있어서 도심 내 소형평형 위주 아파트 공급이 더욱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뉴스웨이 장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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