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은 교수팀은 지난 12일 불면증 환자에게 슬립큐를 처음으로 처방했다. 이 환자는 앞으로 6주간 디지털 기술로 구현된 불면증 인지행동치료(CBT-I)를 받게 된다. 슬립큐는 식약처 허가를 받은 혁신 의료기기로, 환자의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수면 패턴을 분석해 개인 맞춤형 치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환자는 자신의 수면 패턴을 이해하고 불면증 증상을 개선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배울 수 있다.
불면증 인지행동치료(CBT-I)는 미국, 유럽, 호주, 한국 등 각국 불면증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만성 불면증의 일차 치료로 권고되고 있는 비약물적 치료법이다. 이 치료법은 수면 제한 요법, 자극 조절 치료, 인지 재구성, 이완 요법, 수면 위생 교육 등을 통해 환자의 행동 및 주변 환경을 개선하고, 환자 스스로 자신의 수면 상태를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다.
슬립큐는 인지행동치료의 한계였던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극복하여 환자의 치료 참여와 접근성을 높인다. 임상 시험 결과, 슬립큐는 불면증 환자의 수면 효율을 유의미하게 향상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슬립큐로 치료를 받은 불면증 환자군은 7주 시점에 수면 효율 비율이 기저치 대비 약 15% 증가했다. 수면 효율은 환자의 수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객관적, 정량적 지표다. 현재 슬립큐는 국내 일부 대학병원에서 처방 준비 중이며, 본격적인 처방은 8월 이후로 예상된다.
김영진 한독 회장은 "혁신은 아주 새로운 것이 아니라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찾아 해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며 "슬립큐는 디지털 기술로 의료진과 환자에게 개선된 이점을 제공하고 현재 매우 낮은 불면증 인지행동치료 참여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성지 웰트 대표는 "슬립큐의 첫 번째 환자 처방은 의미 있는 진전이다"라며 "슬립큐의 불면증 치료 이점과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검증해 가며 디지털 치료기기가 의료 현장에 도움이 되고 필요한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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