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제약사, 펫 헬스케어 전방위 확장···생활용품부터 신약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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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펫 헬스케어 전방위 확장···생활용품부터 신약까지

등록 2026.02.15 12:22

이병현

  기자

생활용품부터 치료제까지 제품 다양화펫 홈케어 수요·정부 지원 정책 맞물림글로벌 시장 공략 위한 현지 법인·투자 활발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반려동물 헬스케어를 차세대 성장축으로 삼고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샴푸·덴탈껌·구강보조제·영양제 등 일상 관리 제품군을 확대하는 동시에, 아토피·당뇨 등 전문의약품(치료제)과 신약 개발까지 전선을 넓히는 양상이다. 제품 판매를 넘어 해외 법인 설립과 전략적 투자, 유통채널 확장까지 동시에 전개되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반려동물 기대수명 증가와 보호자의 건강관리 인식 변화로 건강 관리 무게중심이 치료에서 예방과 일상 관리로 옮겨가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이를 '펫 홈케어' 확산으로 보고, 집에서 구강·피부·관절·면역 등을 관리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가 빠르게 늘어나는 흐름으로 해석한다.

국내 반려동물 시장 성장 전망과 정부의 정책 의지도 이런 흐름을 뒷받침하는 배경으로 거론된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동물용의약품산업발전방안'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2035년까지 산업 규모를 3배(1조3000억원→4조원), 수출 규모를 5배(3000억원→1조50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생활용품부터 구강·영양까지···제약사 브랜드 경쟁 본격화


동아제약은 펫 헬스케어 브랜드 '벳플'을 축으로 라인업을 넓히고 있다. 지난 3일에는 영국 프리미엄 펫 샴푸 '닷닷펫(Dotdotpet)'을 국내 출시하며 단모·이중모·장모 3종으로 세분화된 샴푸를 내놨다. 반려견의 정서적 안정에 초점을 맞춘 '릴렉싱 솔루션'과 '스퀴즈 보틀' 패키징, 탈취 기술·피부 환경 성분 등을 전면에 내세워 홈케어 수요를 겨냥했다. 판매 채널은 온라인 중심으로 깔았다.

이어 2월 9일에는 반려견 구강 건강을 돕는 덴탈껌 '벳플 브이츄(V-Chew)' 2종(연어맛·야채맛)을 출시했다. 섭취 전 '터그놀이'가 가능하도록 설계된 구조를 차별점으로 제시하며, 양치가 어려운 반려견 특성을 반영한 스낵형 구강관리 제품으로 일상 관리 수요를 노렸다. 임직원 반려견 기호성 테스트에서 90% 이상 선호도를 기록했다는 점과 '트리플 오랄 케어 시스템'을 적용해 성분·함량을 공개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보령컨슈머헬스케어는 지난 4일 반려견 전문 영양제 브랜드 '댕댕포스'를 론칭하고 종합건강·관절건강 2종을 출시했다. 1cm 미만의 펠릿 제형, 가수분해 연어 단백질 적용, 기능성 원료 함량 100% 공개 등을 내세워 어린 강아지부터 노령견까지 섭취 편의와 신뢰도를 강조했다. 종합건강 제품에는 반려견 대상 임상 검증이 완료된 복합 기능성 특허 균주 'L. Cripatus KT-11' 원료를 함유했다고 밝혔고, 관절건강 제품은 NAG·콜라겐·콘드로이친·히알루론산·비타민D 등을 조합해 관절·연골 관리를 돕도록 설계했다.

차바이오그룹 계열사 차바이오F&C는 반려동물 영양제 브랜드 '펫세븐(PET7)'의 '소프트 져키' 3종(스트레스·관절·간)을 출시하며 제형 다변화에 나섰다. 캡슐형보다 섭취가 쉬운 져키 타입으로 어린 강아지부터 노령견까지 접근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스트레스 케어는 락티움(Lactium)과 L-테아닌을, 관절 케어는 타히보 추출물과 콘드로이친·초록잎홍합 추출물을, 간 케어는 헛개나무 추출물과 밀크씨슬 추출물을 배합했다. 가수분해 새우 단일 단백질과 스팀 열처리 공정, 7가지 유해 성분 배제 등을 통해 알레르기·소화 부담을 낮췄다는 점도 내세웠다.

신약·전문의약품 영역 확대···해외 직접 공략까지


치료제 영역에서는 전통제약사 행보가 두드러진다.

대웅제약은 지난달 반려견용 아토피피부염 치료제(플로디시티닙)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반려견용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펫(이나보글리플로진)' 품목허가를 신청한 바 있다. 인체용 치료제 플랫폼을 동물용으로 확장하는 전략과 함께, '국내 최초', '세계 최초' 등의 차별화 포지셔닝을 내걸며 시장 선점을 노리는 구도다.

이외에 HK이노엔도 반려동물용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IN-115314' 임상 3상을 진행하는 등 만성질환 치료제 개발 경쟁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한양행은 동물용 전문의약품 포트폴리오를 단계적으로 확장했다. 2021년 반려견 인지기능장애 증후군 치료제 '제다큐어'를 출시했고, 2023년에는 관절 주사제 '애니콘주'를 선보였다. 동시에 '윌로펫' 등 브랜드를 통해 영양 보조제도 세분화하며 치료제와 홈케어 시장을 함께 겨냥하고 있다.

전통제약사의 펫 시장 진입은 단순 제품 출시에서 '밸류체인 확장'으로 이동하는 모양새다. 특히 유유제약은 450만 달러를 출자해 미국에 지주회사 '유유 벤처(Yuyu Venture)'를 설립하고, 유유바이오·머빈스펫케어 2개 자회사를 통해 미국 시장을 직접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유유바이오는 고양이 만성질환 가운데 고양이 건선 치료제에 집중해 임상 후보물질 도출을 진행 중이고, 머빈스펫케어는 고양이용 치아 건강기능식품과 스틱형 영양제를 2026년 상반기 미국 출시 목표로 유통채널을 구축하고 있다. 유유바이오와 머빈스펫케어는 UCLA 캠퍼스 기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에 오피스를 개설해 초기 비용을 낮추고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유전체·분석 서비스도 가세···정부, 적극 지원 기조


펫 헬스케어 확장 방향은 영양·구강·피부 같은 일상 관리뿐 아니라 유전체·미생물 분석 등 데이터 기반 예방 영역으로도 넓어지고 있다. 마크로젠은 반려견 장내 미생물 분석 서비스 '마이펫진(myPETGENE)'을 운영하며 샘플을 집에서 채취해 보내는 홈키트 방식으로 건강 지표를 제공하는 모델을 제시했다. 스타트업 피터페터는 고양이 DNA 품종분석 검사 서비스를 출시해 반려묘 라인업을 확장했고, 유전병 위험도 검사·DNA 개체식별(ID) 등 유전체 기반 서비스를 고도화하며 동물병원 대상 B2H 확장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펫 헬스케어 시장이 홈케어 제품의 대중화를 기반으로 치료제·신약으로 확장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본다. 단기적으로는 기능성 근거와 성분·함량 공개, 온라인·동물병원 채널 확보가 경쟁력이 되고, 중장기적으로는 임상·허가 속도와 치료제 상용화가 시장 구도를 가를 전망이다. 전통 제약사부터 바이오 스타트업까지 가리지 않고 전선을 넓힌 만큼, 펫 헬스케어이 부가 사업이 아닌 차기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는 흐름으로 분석된다.

정책 환경 역시 기업의 동물의약품 개발 의지를 자극하는 변수로 꼽힌다. 지난달 재정경제부는 '동물용의약품 후보물질 생산기술'을 신성장·원천기술로 포함해 R&D 세액공제 확대(최대 40% 적용) 방향을 제시했고, 전북특별자치도는 이달 4일 '동물헬스케어산업 발전 협의체' 킥오프 회의를 열어 클러스터 조성, 실증 거점(테스트베드) 활용 방안 등을 논의했다. 정부와 지자체의 인프라·제도 지원이 기업 연구개발 흐름과 맞물릴 경우 동물헬스케어 산업화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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