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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람보르기니도 제친 '아이오닉5 N'···'괴물 전기차' 본색

산업 자동차

람보르기니도 제친 '아이오닉5 N'···'괴물 전기차' 본색

등록 2024.06.19 07:01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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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그레이스서 제로백 3.52초 기록맥라렌·페라리·포르쉐 등 모두 제쳐열관리 등 기술력 '세계 최고' 호평

람보르기니도 제친 '아이오닉5 N'···'괴물 전기차' 본색 기사의 사진

"현대 아이오닉 5 N은 드래그 레이싱 시리즈에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차 중 일부와 정면으로 맞설 겁니다. (드래그 레이스 직전)이 차는 현대차가 판매하는 가장 빠른 차죠. 배터리 프리컨디셔닝을 실행해 놓았고 가상 엔진음도 켰습니다. N 그린 부스트(NGB)까지 사용하면 정말 재밌을 겁니다. 자 그러면 이제 출발합니다" - 호주 자동차 유튜브 채널 카엑스퍼트

지난 14일 호주의 자동차 전문매체 카엑스퍼트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매우 흥미로운 드래그 레이스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놀랍게도 현대차 아이오닉5 N은 제로백(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 시간) 대결에서 맥라렌 엘바와 KTX X-Bow를 모두 제쳤습니다.

이 매체는 한 달 전에도 아이오닉5 N을 세계적인 슈퍼카들과 나란히 달리게 했는데요. 아이오닉5 N은 제로백 3.52초를 기록하며 모든 차종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습니다. 내연기관차이긴 하지만 람보르기니 우라칸(3.78초), 페라리 812(3.79초), 포르쉐 911 GT3(4.39초), 멕라렌 엘바(3.8초) 등 슈퍼카들은 단거리 승부에서 아이오닉5 N의 적수가 되질 못했습니다.

현대차 아이오닉5 N. 사진=현대차 제공현대차 아이오닉5 N. 사진=현대차 제공

전기차 핸디캡 극복한 현대차···전동화 전환기 새 역사


317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Hagerty(해거티)도 지난달 24일 아이오닉5 N과 람보르기니 우루스, 포르쉐 마칸 GTS, 재규어 F-페이스 SVR, 마세라티 트로페오의 드래그 레이스 결과를 업로드했는데요. 놀랍게도 아이오닉5 N은 함께 출전한 모든 차들을 제치고 가장 높은 순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해당 유튜브 영상의 진행자는 "분명한 건 아이오닉5 N이 직선주행에서 '괴물'이라는 겁니다. 믿을 수 없지만 람보르기니 우루스의 가장 빠른 모델을 이겼습니다"라며 호평했습니다.

최고출력 666마력, 최대토크 86.7kg.m의 힘을 내는 람보르기니 우루스의 국내 판매가격은 2억9000만원에 달합니다. 특히 최대출력 804마력인 멕라렌 엘바는 무려 169만달러, 우리 돈으로 23억3500만원에 판매되는 차입니다. 반면 아이오닉5 N의 국내 판매가격은 7600만원인데요. 대중적인 전기SUV 기반인 아이오닉5 N이 달리기만을 위해 태어난 억대 슈퍼카와 비슷한 성능을 보여준겁니다.

뛰어난 동력성능이 입소문을 타면서 아이오닉5 N의 드래그 레이스를 진행하는 자동차 유튜브 채널이 늘고 있는데요. 불과 5년 전만 해도 '현대차'가 슈퍼카들과 달리기 경주를 할 것이라곤 아무도 예상치 못했을겁니다. 전동화 전환을 계기로 현대차의 높아진 위상을 아이오닉 5 N이 증명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막연하게 "전기차니까 당연히 내연기관차보다 빠르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을텐데요. 사실 전기차는 드래그 레이스와 같은 모터스포츠에 적합하지 않다고 합니다. 고속주행 시 배터리가 과열되면 출력을 온전하게 쓸 수 없기 때문이죠.

특히 전기차는 내연기관차 대비 40% 가량 무겁기 때문에 내연기관차와 같은 출력이라도 고속주행에 불리한데요. 유압식 브레이크도 빨리 지쳐 제동성능이 떨어지고, 코너구간을 민첩하게 돌기도 어렵습니다. 게다가 고배기량 내연기관차가 뿜어내는 배기음도 없어 '운전의 재미'도 떨어지죠.

해외 유튜버들의 평가처럼 아이오닉5 N은 이 같은 전기차의 핸디캡을 모두 극복해냈습니다. N 배터리 프리컨디셔닝과 N 레이스, N 브레이크 리젠 등의 특화사양을 통해 내연기관차와 동일한 트랙주행 성능을 낸다고 하는데요. 전기차의 성능을 결정하는 열관리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한 덕분입니다.

정의선(오른쪽) 현대차그룹 회장과 장재훈 사장이 영국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제공정의선(오른쪽) 현대차그룹 회장과 장재훈 사장이 영국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제공

친환경차 풀라인업에 낮은 매출원가···글로벌 2위 가시권


현대차는 전기차 기술력 뿐만 아니라 원가 경쟁력 분야에서도 경지에 올랐습니다. 올해 1분기를 기준으로 현대차와 기아의 대당 매출원가는 2만5000달러, 2만500달러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는 내연기관차보다 더 저렴하게 전기차를 만들고 있는 중국 BYD(2만1700달러)와 비슷한 수준이죠. 반면 테슬라, 폭스바겐 등 주요 완성차업체들의 매출원가는 여전히 3만달러를 웃돌고 있습니다.

전기차 리더십을 확보한 현대차는 중국차의 유럽공습과 미국 시장의 인센티브 증가에 대항할 힘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내연기관차, 전기차, 수소전기차, 하이브리드까지 모든 라인업을 구축한 완성차업체는 현대차·기아가 유일합니다.

현대차는 각국의 시장환경에 맞게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고, 중국에선 판매량이 줄어드는 폭스바겐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습니다. 폭스바겐은 중국 의존도가 매우 높지만 현대차는 이미 바닥을 찍은 상황입니다.

올해는 '캐즘'의 영향으로 전기차 판매가 주춤하지만 미국, 동남아 등 주요시장에서 공장 증설이 마무리되는 내년부턴 새로운 역사가 시작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압도적인 전동화 경쟁력을 앞세운 현대차가 토요타와 함께 글로벌 투톱(기아 포함)을 형성할 날을 기대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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