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상장...24일 매매거래 개시저평가 해소·수급 개선 등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운둔형 전 회장의 경영활동·내부거래 리스크 존재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파라다이스는 오는 24일부터 코스피 시장에서 거래된다. 앞서 2013년 한 차례 코스피 이전 상장을 추진한 적 있으나 코스닥 본부의 설득으로 자진 철회하면서 불발된 바 있다.
파라다이스가 코스피 이전 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서다.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코스닥 조건부 상장폐지 및 유가증권 이전상장 승인의 건'을 상정했다.
당시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강원랜드, 롯데관광개발 등 기존 코스피 상장기업과 동종그룹을 형성하고 기업가치 재평가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며 "장기적 동행이 가능한 기관·외국인 투자자의 관심도를 높이고 투자자 저변을 확대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카지노 상장 기업 중 유일하게 코스닥에 상장해있는 파라다이스는 그간 기업가치 저평가 우려가 제기돼왔다. 파라다이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69.1% 상승한 9942억원, 영업이익은 1299.9% 늘어난 1458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올 1분기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2648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155% 늘어난 484억원으로 1분기 기준 최대치다.
국내 코스피시장에 입성해 있는 카지노 회사들은 강원랜드, 롯데관광개발 이들과 비교해봤을 때 1분기 파라다이스 영업이익은 강원랜드(759억원) 다음으로 크다. 롯데관광개발은 같은 기간 영업익 88억원으로 파라다이스와 396억원 차다.
파라다이스는 지난 5월 총자산규모 5조원을 넘으면서 처음으로 대기업 집단에 진입하기도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사업이익 증가, 신규사업 준비에 따른 현금성 자산 증가를 파라다이스의 대기업집단 지정 이유로 들었다.
이 같은 호재에 주가 기대감을 키운 것과 달리 실제 파라다이스 주가는 올해 최저가 1만2210원(1월18일)을 찍고 반등과 하락을 반복하며 2만원 아래에 머물러있다. 1분기 실적을 발표한 5월 9일에는 전 영업일 대비 0.47% 하락하기도 했다. 지난 20일 파라다이스 주가는 전 영업일 대비 120원(0.86%) 오른 1만402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파라다이스는 코스피 이전을 통해 수급 개선과 동종 업체들과의 기업가치 재평가 등으로 주가 모멘텀(상승여력)을 확보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이유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비치고 있다.
이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주가 측면에서 코스피 이전 상장은 상당히 긍정적"이라며 "수급 활성화 측면에서 주주가치 제고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안정적 투자 환경 조성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 목적으로 11년 만에 코스피 이전상장을 추진한다"며 "동종업체와의 밸류에이션 재평가·수급개선·섹터 내 안정적인 이 흐름을 기반으로 한 주주가치 제고 노력 동반 등이 긍정 요소로 작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주가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은둔형 경영자로 알려진 전필립 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의 노출은 극히 적었다.
공시에 따르면 회사의 최대주주는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67.33%)이며, 전 회장의 장녀 전우경 외 2인(전동혁·전동인)도 지분 20.10%를 차지하고 있다. 회사는 파라다이스 주식 37%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
지난달 대규모기업집단현황 공시를 통해 파라다이스플래닝 지분 40%를 전 회장과 2002년생 장남 전동혁씨가 20%씩 가졌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기존 파라다이스플래닝 주주는 지분 60%를 보유한 지주사 파라다이스글로벌 외에 알려진 것이 없었다. 이번 공시로 장남만 추가로 계열사 주식을 들고 있는 것이 확인되면서 경영 승계 작업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기업집단 진입과 코스피 이전 상장으로 내부거래 현황 같은 공개경영 등에 대한 간섭과 압박이 우려된다.
특히 내부거래 리스크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내부거래는 재벌 총수 일가의 편법 승계와 그룹 지배력 확대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 등 당국이 제재할 수 있으며, 올해 파라다이스가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 만큼 공정위는 파라다이스그룹 내부거래에 대해 면밀히 감시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지난해 별도 기준 파라다이스글로벌 매출액에서 내부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87.6%로 집계된다. 파라다이스글로벌은 파라다이스, 파라다이스호텔부산, 파라다이스문화재단 등과 거래했다.
뉴스웨이 김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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