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인그리디언코리아 이어 푸디스트 인수그룹 M&A, 2022년 승진한 주지홍 부회장 주도매출 단순 합산 기준 6조원 육박···업계 3위로
주 부회장은 올해 인그리디언코리아(현 사조CPK)에 이어 푸디스트 인수에 나서며 5년 내로 10조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조그룹이 적극적인 M&A로 덩치를 키우자 국내 식품업계의 지각 변동이 생길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사조그룹은 전날(24일) 사조오양과 사조CPK를 통해 사모펀드 VIG 파트너스가 보유한 푸디스트 지분 전량인 99.86%(1조40만4882주)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가액은 2520억원 규모다.
푸디스트는 국내 6위 식자재 유통·위탁 급식 기업이다. VIG파트너스는 지난 2018년 식자재 마트인 윈플러스를 인수하고, 2020년 한화호탤앤리조트에서 분사한 식자재유통·단체급식 사업부문을 합병해 푸디스트를 세웠다. 작년 매출은 1조291억원, 영업이익은 75억원을 기록했다.
푸디스트의 주요 사업은 식자재 및 식품 납품으로, 작년 기준 전체 매출의 약 75%에 달한다. 푸디스트는 전국 6개 권역 물류센터와 13개 도매 마트인 '식자재왕마트', 식자재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하며 PB브랜드 '식자재왕'을 보유 중이다. 위탁급식 사업은 매출 25%를 담당하며 기업체와 학교, 병원, 특히 군급식 시장으로의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주지홍 부회장은 사조그룹에서 M&A를 주도한 인물로 꼽힌다. 1977년생인 주 부회장은 2011년 사조해표 기획실장으로 입사해 2015년 사조그룹 식품총괄 본부장으로 경영 전면에 나서며 그룹의 식품사업을 이끌고 있다. 이후 2020년 부사장, 2022년 부회장으로 고속 승진했다.
사조그룹은 그의 승진 배경으로 M&A 성과를 들었다. 주 부회장이 2016년 인수한 제분업체 동아원(현 사조동아원) 인수 후 경영 정상화 및 재무건전성 관리에 기여하고, 사조대림과 사조해표의 이원화한 조직을 개편하는 체질 개선으로 합병을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사조그룹은 M&A로 몸집을 키웠다. 1971년 사조산업을 모태로 2004년 해표(현 사조해표), 2006년 대림수산(사조대림), 2007년 오양수산(사조오양), 2010년 삼아벤처, 남부햄(사조남부햄), 2013년 화인코리아(사조원), 2016년 동아원·한국제분(사조동아원) 등을 인수했다.
주 부회장은 부회장 승진 후 올해부터 M&A 작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사조그룹이 2016년 이후 투자를 잠시 멈춘 건 그간 인수한 계열사의 재무건전성 강화에 집중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사조동아원의 부채비율은 2017년 202%에서 2023년 86%로 낮아졌다. 또 코로나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수로 사조그룹은 농축수산 등 1차 산업 전 영역을 아우르고, 식품·유통 부문에서 국내 28개 공장을 보유한 식품 밸류체인을 만들어가고 있다. 1차 산업에서의 안정적인 식자재 공급과 구매력 강화, 그룹 전반의 제품 포트폴리오와 브랜드 전략을 수립해 계열사 간 시너지를 키운다는 방침이다.
특히 주 부회장은 이번 인수를 통해 올해 전체 매출 6조원 달성, 향후 5년 내로 10조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사조그룹의 푸디스트 지분 취득이 완료되면 올해 국내 식품업계의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사조그룹 전체 실적에 사조CPK와 푸디스트 매출을 단순 합산할 경우 지난해 기준 약 1조5000억원이 더해진다. 특히 푸디스트는 사조대림(작년 매출 2조63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매출 규모가 큰 계열사가 된다. 지난해 사조그룹 주요 계열사 매출의 합은 약 4조2000억원이다.
지난해 국내 식품기업의 매출 순위(그룹 계열사 합산 기준)는 CJ그룹, 동원그룹, 대상그룹에 이어 사조그룹 순이었다. 사조그룹이 이번 M&A로 전체 매출이 6조원에 달하게 되면서 작년 5조원대 매출을 올린 대상그룹을 넘어 식품업계 3위로 올라서게 된다.
사조대림 관계자는 "주 부회장은 이번 푸디스트 인수도 전면에서 주도하며 확실한 '신사업 마이다스 손'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번 푸디스트 인수로 사조그룹의 인수합병 역량이 다시 한 번 발휘된 것"이라며 "그동안 인수한 기업을 모두 안정 궤도에 올리며 밸류체인 완성을 위한 행보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M&A 및 10조 기업 달성 계획에 대해선 "사안을 논의 중인 단계"라고 답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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