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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밥캣·로보틱스 합병···130년 변화의 끝은

산업 중공업·방산 지배구조 2024|두산

밥캣·로보틱스 합병···130년 변화의 끝은

등록 2024.07.15 14:04

전소연

,  

황예인

  기자

로봇·기계 '맞손'···밥캣 공개매수 걸쳐 로보틱스로 편입박정원 두산 회장 큰 뜻···신년사서 자동화·SMR 등 강조두산 "각 계열사, 본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조성"

그래픽=뉴스웨이DB그래픽=뉴스웨이DB

내후년 창립 130주년을 맞이하는 두산그룹이 하반기 대대적인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그간 '알짜배기' 회사로 불렸던 두산밥캣은 두산로보틱스의 100%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고, 사업 부문은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위해 ▲클린에너지 ▲스마트머신 ▲첨단소재 3대 부문으로 재편했다.

특히 이번 합병은 박정원 회장이 근 몇 년간 꾸준히 자회사 사업 확대 의지를 드러낸 만큼, 합병 후에도 두산그룹을 이끌 핵심 부문으로 자리 잡을 예정이다.

그룹 위기에도 안 팔았던 밥캣···로보틱스 품으로


밥캣·로보틱스 합병···130년 변화의 끝은 기사의 사진

두산그룹은 지난 11일 이사회를 열고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의 분할과 합병, 포괄적 주식 교환 등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였던 두산밥캣은 인적분할을 거쳐 두산로보틱스 품으로 편입하게 됐다.

이번 합병은 두산그룹이 지난 2020년 경영난을 겪을 당시에도 매각하지 않은 만큼, 그룹 안팎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앞서 두산은 2020년부터 자금난을 겪어 2년간 3조원 규모의 자산을 매각한 바 있다. 당시 두산은 유력한 매각 후보였던 밥캣 대신 두산인프라코어(현 HD현대인프라코어)를 HD현대에 넘겼다.

이후에도 두산그룹은 ㈜두산의 자회사였던 두산퓨얼셀을 두산에너빌리티로 넘겼고, ㈜두산 산업차량사업부(현 두산산업차량)도 두산밥캣에 매각하는 진통 과정을 겪었다. 이에 따라 당시 두산그룹의 사업구조는 ㈜두산→두산에너빌리티→두산밥캣→두산산업차량으로 재편됐으나, 이번 추가적인 합병으로 두산의 사업구조는 ㈜두산→두산에너빌리티→두산로보틱스→두산테스나로 변경됐다.

양사 결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두산로보틱스는 국내 협동로봇 시장 1위 기업이다. 현재 독일 등 유럽에 지사를 설립하고 현지에서도 솔루션 판매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192억원으로, 실적은 양호하지 않지만 밥캣의 합류로 영업손실은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 밖에도 로보틱스는 지난해 10월 유가증권시장 상장도 성공하며 협동로봇 종합솔루션 기업으로서의 본격적인 행보도 시작했다.

산업차량(지게차) 사업을 이끄는 두산밥캣도 그룹 내 알짜배기 회사로 통한다. 두산밥캣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 9조7589억원, 영업이익 1조3899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영업이익은 30%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4.2%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두산로보틱스는 두산밥캣이 보유한 네트워크 및 파이낸싱 역량, 경영인프라 등을 활용할 수 있어 선진시장에서의 성장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산밥캣의 생산시설 자동화 확대에 따라, 해당 시설에 대한 협동로봇 제품 공급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캡티브 매출 증대도 긍정적 효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향후 일정은 신주 발행과 공개매수 등이다. 세부적으로 두산로보틱스가 신설회사로부터 밥캣 지분(46.06%)을 이전 받게 되면 에너빌리티 주주에게 회사가 발행한 신주가 지급된다. 이후 증권시장에서 거래되는 밥캣 지분의 공개매수 등 절차를 거쳐 로보틱스의 100% 완전 자회사가 된다.

에너지·스마트·첨단소재 '삼대장' 뜬다···사업 부문 재편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이번 사업 재편은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에 집중됐다. 에너지 사업은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퓨얼셀이, 기계 사업은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가 이끌게 됐다. 첨단소재 사업은 두산테스나 중심으로 구성된다. 각 계열사 성격에 맞는 사업을 아래 두고,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사업끼리 묶는 방식으로 재배치해 사업 효율을 높이려는 구상이다.

이번 '에너지·기계·첨단소재' 사업 중심 재정비는 박정원 회장의 신년사에서도 예고됐다. 박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소형모듈원자로(SMR)를 포함한 원전 사업에서 기회를 확보하자"며 "인공지능(AI) 발전을 비롯해 자동화·무인화 기술에 대응하지 못하면 글로벌 경쟁에서 순식간에 뒤처질 수도 있다"고 미래 성장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두산은 오랜 역사를 거쳐온 만큼 다양한 사업을 영위해왔다. 1896년 서울 종로4가에서 설립한 포목점인 '박승직 상점'을 시작으로 1950년대에는 무역업에 발을 들였고, 1952년엔 동양맥주(현 OB맥주)를 세워 소비재 산업의 발판을 마련했다. 1960년 이후 건설과 유통, 기술·소재부문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며 업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기존 소비재·경공업에서 중공업 중심의 사업 재편을 단행했다. 당시 중공업계 규모가 성장하는 흐름에 발맞춰 글로벌 기업으로 재도약하기 위한 결단이었다. 이에 주력 사업인 OB맥주를 5600억원에 네덜란드 투자기업 홉스에 매각하고, 코카콜라·두산씨그램·종가집김치·처음처럼·KFC 등 김치사업과 유통사업도 순서대로 정리했다.

이후 두산은 2001년 한국중공업(현 두산에너빌리티)부터 2005년 대우종합기계(현 HD현대인프라코어), 2007년 미국 건설기계기업 밥캣을 인수하며 글로벌 B2B 기업으로 자리잡아갔다.

그리고 이번 재편을 통해 다시 한번 글로벌 초일류 기업을 향한 재도약을 노리는 모습이다. 특히 두산은 '스마트 머신' 부문 사업 역량을 키우기 위해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였던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와 결합했다. 양 사가 보유한 무인화·자동화 기술 역량과 사업적 시너지를 바탕으로 향후 로봇·기계 중심의 사업 영역 더 확장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계열사와 다양한 사업 카테고리 등을 교통정리하면서 각 계열사가 본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게 됐다"면서 "이를 통해 사업적 시너지가 더욱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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