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中 매출 4152억원···전년比 7.7%↑현지 온라인 채널서 '더후' 매출 확대 이어져美·日 부진···"해외 시장 다각화에 공 들여야"
일각에서는 LG생활건강이 K뷰티 수혜를 누리고 있는 미국과 일본이 아닌 불확실성이 큰 중국 사업에 계속해서 힘을 줄 경우 향후 뚜렷한 반전의 계기를 찾기엔 다소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연결 기준 올해 상반기 매출 3조4884억원, 영업이익 3096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전년 동기(3조4914억원) 대비 0.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9%(3038억원) 늘어난 수준에 그쳤다.
주목되는 건 LG생활건강의 해외 실적이다. 올 상반기 LG생활건강이 중국에서 거둬들인 매출은 4152억원으로 작년 동기(3854억원)보다 7.7% 증가했다.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LG생활건강 주력 화장품 브랜드인 '더 히스토리 오브 후(더후)'의 매출 확대가 이어지면서 중국 현지에서 성장세를 만들어낸 것이란 게 LG생활건강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중국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 11%에서 올해 상반기 12%로 1%포인트(p) 상승했다. LG생활건강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의 30%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3분의 1 이상이 중국에서 나오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는 동안 K뷰티에 대한 인기가 큰 북미와 일본에선 다소 부진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상반기 기준 북미 매출은 지난해 2942억원에서 올해 2531억원으로 14.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일본 매출 역시 0.8%(1886억원) 줄어든 1872억원을 기록했다.
업계는 LG생활건강이 지난해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서고자 야심차게 인수했던 '힌스'와 북미에서의 인지도 제고를 위해 빌리프·더페이스샵을 중심으로 강화하고 있는 마케팅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LG생활건강이 성장 전망이 불투명한 중국 화장품 시장 공략에 큰 공을 들이게 된다면 향후 실적 회복이 더딜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과거 중국 현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어왔던 더후의 입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LG생활건강의 더후는 지난달 열린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 행사인 '618 쇼핑 축제' 기간 동안 알리바바그룹 산하 티몰에서 스킨케어 브랜드 매출 상위 10위권에 들지 못했다.
대기업의 수출 비중이 점차 축소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실제 중소기업벤처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기업의 화장품 수출은 전년 동기간보다 23.0%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K뷰티가 중국에서 호황기를 누릴 시절 618 쇼핑 축제는 국내 화장품 브랜드들의 최대 매출처 중 하나일 정도로 그 인기가 대단했다"며 "당시 더후의 매출도 적게는 두 자릿수, 많게는 세 자릿수 증가세를 만들어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최근에는 중국에서의 더후 인기가 예전만 못한 상황"이라며 "기회가 많고 불확실성이 적은 중국 외 지역에 힘을 쏟아야 더욱 빠른 속도로 실적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생활건강은 올해 중국에서 더후의 리브랜딩과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차별화된 효능 가치와 감성 가치, 경험 가치를 확대하고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지위를 더 강화할 방침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브랜드의 자산 가치를 제고하며 더후를 중심으로 브랜드와 채널을 선별적으로 육성한다.
이외에 북미에서는 새로운 인수합병(M&A)를 지속 검토해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일본에선 온라인 채널에서 인기를 끌었던 브랜드를 오프라인 매장에 진출시키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올해 매출 한 자릿수 성장을 목표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차별적 고객 가치를 담은 신제품을 지속 출시해 글로벌 브랜드를 육성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태그
뉴스웨이 윤서영 기자
yunsy@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