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 내달 1일부터 편의점 가격 100원씩 인상음료사업 수익성 비중, 작년 44.2%→ 상반기 33.7%제로 탄산 트렌드에 경쟁 심화···주춤하는 코카콜라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자회사 코카콜라음료는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코카콜라를 포함한 음료 제품 가격을 내달 1일부로 인상한다. 코카콜라 캔(350ml)은 2000원에서 2100원으로 5% 오른다. 코카콜라 제로와 레몬·체리 등 제품의 캔과 페트 등도 각각 100원씩 올라간다.
코카콜라음료에서 판매하는 스프라이트와 환타, 닥터페퍼 등 탄산음료와 파워에이트와 토레타, 암바사 등 이온음료, 태양의마테차와 조지아 등 차와 커피 제품 가격도 100~300원 상향 조정한다. LG생활건강 음료 자회사인 해태htb의 갈아만든배와 코코팜포도, 포도봉봉 가격도 오른다.
LG생활건강이 대대적인 음료 가격 인상에 나선 건 시장 경쟁 심화 및 원가 상승 등의 여파로 음료사업부문의 수익성이 악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G생활건강은 수입 원부자재와 제조비용, 인건비 등 원가 상승 압박의 영향으로 출고가를 인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LG생활건강IR에 따르면 리프레시먼트(음료)사업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10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매출은 1.4% 증가한 9130억원을 기록했다. 음료사업부문이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반기 33.7%로, 지난해 비중인 44.2%와 비교해 떨어진 모습이다.
음료사업이 LG생활건강의 캐시카우로 떠오른 건 코로나 이후부터다. LG생활건강의 사업부문은 뷰티와 HDB(생활용품), 리프레시먼트(음료)로 구분되는데, 음료사업은 코로나 이전 전체 수익성의 10%대에 그쳤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화장품·생활용품이 부진하면서 핵심사업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LG생활건강이 음료 시장에서 입지를 키울 수 있던 건 코카콜라의 역할이 컸다. LG생활건강은 2007년부터 한국코카콜라와 원액 구매 계약을 맺고 국내에서 단독으로 코카콜라를 제조·유통 중이다. 가격 정책도 담당하고 있다. 코카콜라는 LG생활건강의 음료사업부문 매출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는 대표 제품이다.
LG생활건강은 건강을 중시하는 식품 트렌드에 따라 제로 칼로리 음료를 선보이며 소비자 수요를 겨냥했다. 제로 탄산음료 인기에 따라 코카콜라 제로 라인업을 강화하고, 코카콜라 제품의 중국 이커머스인 알리익스프레스 입점, 쿠팡과 4년 9개월 만에 '로켓배송' 서비스로 직거래를 재개하며 유통 채널 다각화에도 힘썼다.
그러나 올해 음료사업의 수익성이 악화한 건 표면적으론 가격 인상 시기가 늦춰졌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동안 매해 1월 1일 코카콜라 가격을 올렸는데, 올해는 뒤늦게 조정했다. 경쟁사인 롯데칠성음료는 펩시콜라 가격을 지난 6월 인상했다.
다만 업계에선 제로 탄산음료가 국내 음료 시장의 신흥 카테고리로 떠오르고 관련 경쟁이 심화하면서 코카콜라의 성장이 둔화했다는 시각도 나온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국내 탄산음료 소매점 매출에서 한국코카콜라의 시장 점유율은 2020년 51.7%에서 2023년 46.9%로 줄어든 반면, 롯데칠성음료는 34.8%에서 38.6%로 격차를 좁혔다. 같은 기간 코카콜라의 시장 점유율은 36.6%에서 34.8%로 소폭 감소했고, 펩시는 8.4%에서 13.6%로 성장했다.
LG생활건강은 시장 상황에 맞는 신제품 출시로 경쟁력을 강화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코카콜라는 제로 탄산음료 인기에 따라 '코카콜라 제로 레몬'과 '코카콜라 제로제로'를 잇달아 선보이고, 지난 5월 '코카콜라 제로 체리'를 출시한 바 있다. 내달부터 가격도 올린만큼 향후 수익성 개선도 기대된다.
음료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대유행 이후 '헬시플레저'와 같은 건강을 추구하는 식음료 트렌드에 따라 제로 탄산음료 시장이 성장했지만, 지난해부터 제로 칼로리 차(茶)에 대한 수요도 증가해 탄산음료 시장의 성장세가 다소 주춤한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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