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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배터리 실적 회복 키워드는 '수요 회복', '美 대선'

산업 에너지·화학 캐즘 정면 돌파

배터리 실적 회복 키워드는 '수요 회복', '美 대선'

등록 2024.09.05 07:40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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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3사, 캐즘 여파에 상반기 영업익 92% 급감증시가 회복 반증···LG엔솔, 5개월 만에 40만원 돌파11월 美 대선···트럼프 당선시 韓배터리 타격 불가피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실적이 전 세계 전기차 캐즘(Chams, 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에 내리막길을 걸었다. 다만 업계 전반에서는 부진한 업황이 곧 저점을 통과하고 회복될 것이란 관측을 조심스럽게 내고 있다. 증권 시장에서도 배터리 기업주의 순매수 움직임까지 보이면서 올해 회복 키워드는 전기차 수요 회복, 미국 대선 향배로 풀이된다.

전기차 캐즘 '직격탄'···고객사 신차 확대에 하반기 회복 기대감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올해 상반기 합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5조3786억원, 1085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35조8560억원) 대비 29.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1조4432억원)보다 92.4% 떨어졌다.

이 같은 부진한 실적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느려진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기차 시장은 높은 차량 가격과 부족한 충전 인프라 등이 글로벌 경기침체와 맞물리며 수요가 급감했다. 여기에 전기차 보조금 축소와 구매자들의 소비까지 줄며 본격적인 '캐즘' 시대에 접어들었다.

업계는 전기차 시장이 내연기관인 하이브리드(H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로 국면이 전환되고 있는 것도 배터리사들의 캐즘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기차 시장 내 PHEV 붐이 일면서 기존 전기차 수요를 흡수한다는 풀이다. SK증권 리서치센터는 "전기차 시장이 순수전기차(BEV)에서 HEV와 PHEV로 급격하게 전환되면서 배터리 업체 입장에서 캐즘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러한 부진한 업황은 하반기부터 천천히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반기 메탈 가격 하향 안정화에 따른 전기차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와 고객사들의 신차 라인업 확대가 맞물리면서다. 이에 따라 업계는 전방 수요도 증가, 수요 개선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최근 증시에서도 이를 방증하듯 각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일 5개월 만에 40만원 선을 돌파하고, 삼성SDI와 에코프로 등 주요 기업들의 주가도 4~5% 이상 상승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장중 40만원을 넘은 것은 지난 4월 2일 이후 처음이다. 삼성SDI와 에코프로는 전날 각각 4.24%, 5.26%로 상승 마감했다.

아직 한발 남았다···11월 美 대선에 배터리사 '촉각'


오는 11월 예정된 미국 대선 이후 찾아올 정책 변화도 배터리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이다. 현재 미국 대선 후보로는 해리스 부통령(민주)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이 올라와 있다.

업계는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될 경우,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끌었던 ▲전기차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조 바이든 정부와 함께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함께 주도한 바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에서 전기차를 구매하고, 특정 요건을 충족하면 최대 7500달러의 세액 공제 혜택을 주고 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은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IRA에 따른 전기차 세액 공제에 대해 "터무니없는 일"이라며 폐지 가능성을 시사했다. 아울러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는 "취임 첫날 전기차 의무화를 폐지해 미국 자동차 산업의 몰락을 막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만일 공화당이 재집권할 시 바이든 행정부의 IRA 법은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가 당선되면 임기 내 전기차 판매 추정치 추가로 하향이 불가피하며, 연비규제의 철폐는 2025년에 확정을 예상한다"고 예측했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완성차 기업들의 전기차 수요와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해외 배터리 법인 생산 확대라는 호재가 뒤따라야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선 전기차 수요 감소를 위기라고 평가하고 있으나, 회복될 업황을 대비해 각각 생산 거점을 늘려 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또한 우리 정부의 첨단 산업 지원 정책 수립 등도 관건이다. 전기차 핵심 경쟁력이 배터리로 평가되는 만큼, 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국내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물론 전기차 수요가 예년 수준으로 얼마나 빨리 돌아오느냐가 이들의 실적 회복 시기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는 지난 2022년이 최고 수준이었으나, 올해 하반기는 수요가 회복된다고 해도 상반기에는 캐즘 여파가 심했기 때문에 판매 대수가 가장 많았던 당시로는 당장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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