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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SPC 허희수, 'AI 혁신' 큰 그림···경영능력 입증 속도내나

유통·바이오 식음료

SPC 허희수, 'AI 혁신' 큰 그림···경영능력 입증 속도내나

등록 2024.09.11 16:14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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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희수, 그룹 복귀 후 신사업 추진·현장 경영 강화비알코리아 브랜드 혁신에 AI 접목···그룹 전반 확대형제 경영 체제·회장 공석에···승계구도 굳히기 나서

SPC 허희수, 'AI 혁신' 큰 그림···경영능력 입증 속도내나 기사의 사진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차남인 허희수 부사장이 신사업을 주도하며 그룹 내 입지를 넓히고 있다. 형인 허진수 파리크라상 사장과 형제 경영 구도로 승계의 가닥이 잡힌 가운데 사법 리스크로 인한 허영인 회장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경영 보폭을 키우는 모양새다.

허 부사장은 배스킨라빈스·던킨을 포함한 SPC그룹 계열사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푸드테크 신사업에 방점을 찍었다. 올해는 본인이 전략총괄을 맡고 있는 비알코리아 배스킨라빈스와 던킨의 브랜드 혁신을 동시에 추진하면서 현장 경영에 나서는 등 힘을 싣는 분위기다.

허 부사장은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던킨 원더스 청담에서 열린 '원더스(Wonders)' 프로젝트 공개 행사에서 "던킨 원더스는 SPC그룹이 80년 가까이 축적해온 최고 수준의 식품 R&D 역량과 AI 활용이 만난 기술 혁신 프로젝트"라며 "앞으로 선보일 브랜드 혁신의 무한한 가능성을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던킨 원더스는 던킨의 국내 출범 30주년을 기념해 론칭한 프리미엄 콘셉트의 플래그십 스토어로, 새롭고 고급스러운 제품과 서비스를 통한 브랜드 혁신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허 부사장이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AI 기술 혁신도 제품과 서비스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던킨 원더스 매장에서는 'AI 랩(LAB)'에서 개발한 차별화 제품을 선보인다. 제품 개발 과정에 고객 테이터를 기반으로 트렌드를 반영하는 식이다. 일례로 던킨이 내놓은 첫 번째 AI 제품은 위스키와 리큐르 등 최신 주류 트렌드를 반영한 크림 퍼프 도넛이 있다.

앞서 허 부사장은 올해 론칭한 배스킨라빈스의 플래그십 스토어 '워크샵 바이 배스킨라빈스'도 매장 개점부터 신제품 출시 행사까지 직접 챙겼다. 배스킨라빈스는 차세대 상품 개발 모델인 'AI NPD(New Product Development) 시스템'을 활용해 신 메뉴를 내놓고 있다.

허 부사장은 향후 그룹 전반에서 AI 기술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배스킨라빈스·던킨을 시작으로 삼립식품과 파리바게뜨까지 활용 범위를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 수요와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을 개발하고, 브랜드 변화와 혁신을 실현하겠다는 포부다.

이 같은 행보의 일환으로 SPC그룹은 최근 SK텔레콤과 AI 기술을 기반으로 전방위적 협력을 추진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SPC그룹 멤버십 서비스인 해피포인트와 결합해 고객 맞춤형 AI 경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허희수 SPC그룹 부사장이 서울 도산대로에 오픈 예정인 '던킨 원더스 청담'에서 새로운 프리미엄 콘셉트 프로젝트인 '원더스(Wonders)'를 소개했다. 자료=비알코리아 제공허희수 SPC그룹 부사장이 서울 도산대로에 오픈 예정인 '던킨 원더스 청담'에서 새로운 프리미엄 콘셉트 프로젝트인 '원더스(Wonders)'를 소개했다. 자료=비알코리아 제공

올해 들어 허 부사장이 신사업을 주도하고 현장 경영에 나서는 건 승계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허 부사장은 형인 SPC그룹 장남 허진수 파리크라상 사장과 형제 경영 구도로 SPC그룹을 이끌고 있다. 더욱이 사법 리스크로 인한 허영인 회장의 부재가 길어지자 두 형제의 행보를 지켜보는 시선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허 부사장은 경영능력을 빠르게 입증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었다. 그는 지난 2018년 일신상의 이유로 3년 간의 경영 공백을 가진 뒤 2021년 11월 SPC그룹 마케팅 솔루션 계열사인 섹타나인 책임임원으로 복귀하면서 그룹의 신사업을 도맡았다.

이듬해인 2022년 허 부사장이 비알코리아 전략총괄임원으로 선임된 이후로 배스킨라빈스와 던킨의 변화가 시작됐다. 올해는 각 브랜드별 플래그십 스토어를 통해 브랜드 가치 제고, AI 기술을 접목한 제품과 서비스로 차별화 경쟁력을 키우려는 모양새다.

비알코리아의 브랜드 혁신을 시작으로 허 부사장의 행보가 경영 성과로 이어지면 승계구도는 더욱 명확해질 전망이다. 현재 SPC그룹은 허진수 사장이 파리크라상과 SPC삼립을, 허희수 부사장이 비알코리아와 섹타나인을 물려받을 거란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SPC그룹은 장자 승계를 원칙으로 삼지 않고, 두 형제가 보유한 지분의 격차가 크지 않아 승계 구도를 단언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 파리크라상의 지분은 허영인 회장이 최대주주로 63.31%를 보유하고, 허진수 사장(20.33%), 허희수 부사장(12.82%) 순이다.

다만 허 부사장은 당분간 신사업을 토대로 비알코리아의 적자 개선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비알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이 7065억원으로 전년보다 10.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90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123억원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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