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정 표 미래 먹거리 '연어 양식' 올해도 표류 중동원산업, 2020년 사업 구상 초기보다 비용 부담↑정부·지자체 지원 미확정 '걸림돌'···무한 연기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원그룹은 친환경 스마트 육상연어양식단지 조성사업 시행을 위한 토지 매입 조차 진행하지 못 하고 있다.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는 동원그룹의 비용 상승 부담에서 비롯된 정부 지자체 간 절차 상의 문제가 꼽힌다.
앞서 동원그룹은 지난 2020년 강원도, 양양군과 투자 협약을 맺고 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일대 11만여㎡ 부지에 육상연어 양식 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초 계획은 오는 2023년까지 2000억원을 투자해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연간 2만톤의 연어를 생산한다는 계획이었다.
이후 동원산업은 노르웨이 육상연어 양식 회사 새먼에볼루션(SE)과 합작한 특수목적법인(SPC) 케이스마트양식을 통해 2000억원을 투자, 오는 2025년까지 연간 1만톤의 연어를 키운다는 계획을 내놨다. SE는 육상에 바다 환경을 구현하는 해수 순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사업은 특히 김남정 회장이 총수에 오르기 전부터 힘을 싣는 신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김 회장은 지난해 11월 강원도 양양군에서 열린 '강원형 K-연어 비전 선포식'에 참석하며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도 동행해 힘을 보탰다.
김 회장은 지난 4월 회장에 취임했고, 이후 한 달여 만에 동일인(그룹 총수)으로 공식 지정되면서 동원그룹의 경영 전면에 나섰다. 김 명예회장이 '참치'로 동원그룹을 키웠다면, 김 회장은 '연어 양식'으로 어업 사업을 확장하며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단 포부였다.
김남정 당시 부회장은 선포식에서 "미래 식량산업의 해답을 연어 양식에서 찾고 100%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연어 시장의 30%를 국산화하고자 65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최첨단 바이오 기술과 AI 기술을 접목해 대한민국 육상 양식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원그룹의 연어 양식사업은 올해가 다 지나도록 진전 없이 무기한 연기되는 모양새다. 사업 초기 구상과 달리 시간이 흐르면서 비용적인 측면의 변수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동원산업은 우선 설비 투자 비용과 인건비·공공요금 등 각종 제반 비용이 오르자 초기 투자금으로 사업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정부와 지자체에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금 및 세제 혜택 등 지원 방안을 검토·논의하고 있으나 확정된 게 없는 상황이다.
특히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토지 매입과 관련해선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클러스터 조성 및 사업 전반의 국비 지원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강원도 지자체의 승인 절차가 지연돼 진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에 착공 시기조차 불투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해당 사업이 국가 기관 산업에 엮여 있는 만큼 이른 시일 내에 추진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선 동원그룹이 비용 문제로 사업 내용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동원그룹이 초기 책정한 투자금은 2000억원인데, 실제 공사비용은 4000억원 이상이 넘을 걸로 추산돼서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사업 내용 변경을 추진했냐는 질문에 대해 "확인이 어렵다"며 향후 투자금 증액 가능성에 대해선 "시장 환경이 많이 달라진 만큼 공장 설립 과정에서 투자금이 변동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 진행 상황과 관련해 "알려진 내용보다 이후로 진행된 부분이 상당히 많다. 다만 기업이 단독으로 진행하는 사업이 아닌 만큼 현재 상황에 대해선 공개가 어렵다"고 답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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