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초읽기 돌입' 아이오닉 9, 티저 이미지 공개'美 준중형 EV 판매 대결' 아이오닉 5, EV6에 압승"아이오닉 9-EV9 협공, 현지서 테슬라 위협할 것"
가장 주목 받는 대결의 무대는 미국이다.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경쟁 지역 중 하나인데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가 미국에서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 대형 전기차 시장에서 어느 차가 더 잘 팔릴 것인가가 벌써부터 주목되고 있다.
30일 현대차와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11월 하순 미국에서 열리는 로스앤젤레스 오토쇼에서 첫 번째 대형 전기차인 아이오닉 9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아이오닉 9은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에 이은 현대차의 세 번째 전기차 모델이다.
현대차는 신차 공개에 앞서 이날 아이오닉 9의 티저 이미지를 먼저 선보였다. 티저 이미지에서는 신차의 옆쪽 실루엣과 앞쪽 전조등, 캐릭터 라인, 멀티 스포크 휠 등이 공개됐다.
현대차 측은 티저 이미지를 설명하면서 "차가 달리는 과정에서 차체와 공기가 마주치는 흐름을 최적화하고 공간 효율성을 강화한 에어로스테틱 실루엣을 차체 디자인에 담았고 모터의 터빈을 연상케 하는 휠 디자인으로 역동성과 속도감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아이오닉 9이 서서히 베일을 벗으면서 자동차업계 안팎에서는 현대차·기아의 대형 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 9과 EV9 간의 경쟁 구도를 주목하고 있다.
아이오닉 9에 앞서 미국 시장에 진출한 EV9은 이미 미국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인정받았다. 지난해 11월 판매 개시 이후 두 달간 1118대를 판매한 EV9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1만5970대를 판매하며 준중형 전기차인 EV6와 비슷한 판매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전기차 중에서 가격 대비 성능이 가장 뛰어난 대형 전기차로 EV9의 희소가치가 주목을 받으면서 앞으로 판매량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점쳐진다.
EV9과 아이오닉 9은 뼈대가 같은 형제 모델이다. 두 차 모두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활용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판매 물량은 올해 말부터 가동되는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전량 생산된다.
두 차 모두 차급 기준으로 볼 때 대형 스포츠 다목적 자동차(SUV)의 덩치이기 때문에 전반적인 차의 제원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E-GMP 위에 다른 디자인의 차체를 덧씌운 '준중형 전기차 형제' 현대차 아이오닉 5와 기아 EV6가 비교의 예시로 볼 만하다.
두 차는 차체 덩치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탑재된 배터리의 전압과 용량, 전기 모터가 내는 힘의 수준도 똑같고 전비 역시 큰 차이가 없는 등 이란성 쌍둥이의 모습을 하고 있다.
대형급의 이란성 쌍둥이 전기차가 될 EV9과 아이오닉 9도 전반적인 성능과 덩치가 비슷하다는 전제를 고려한다면 디자인과 가격 차이가 두 차의 판매 성과를 가를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오닉 9의 가격은 앞서 판매된 EV9의 가격을 기준점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북미 지역에서 판매 중인 EV9의 가격은 5만달러 중반에서 7만달러 중반대로 책정돼있다.
지난 22일 기아 북미법인이 공개한 EV9 2025년형의 가격 관련 문서에 따르면 라이트 롱 레인지 트림의 가격만 기존보다 700달러 인상됐을 뿐 나머지 트림의 가격은 2024년형의 가격에서 동결됐다.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에서 내놓은 다른 전기차들의 가격 현황에도 큰 차이는 없다. 거의 차이가 없는 현대차 아이오닉 5와 기아 EV6의 가격이 증거다. 후륜구동 엔트리 트림의 정가를 기준으로 비교하면 아이오닉 5가 EV6보다 800달러 정도 저렴하다.
그렇다고 아이오닉 9을 지나치게 비싸게 내놓을 이유도 없다. 고급 프리미엄 전기 SUV는 오는 2026년에 등장할 제네시스 GV90이 그 역할을 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오닉 9의 가격도 EV9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차급에서 벌였던 두 브랜드의 전기차 '형제 대결'은 현대차가 한 차례 앞섰다. 미국 준중형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 아이오닉 5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3만318대를 판매한 반면 기아 EV6는 같은 기간 1만5985대를 판매했다.
준중형 전기차에서는 '형님' 현대차가 '아우' 기아에 크게 앞섰지만 대형 차급에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미 같은 지역에서 벌인 비슷한 차급의 경쟁에서 차이가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미국에서 팰리세이드와 텔루라이드를 대형 SUV 시장에 내놓고 있다. 두 차의 제원도 텔루라이드의 트렁크 용량이 팰리세이드보다 85리터 큰 것만 빼면 차체의 덩치나 무게는 물론 가격까지 거의 비슷하다.
올해 누적 판매량도 대동소이하다. 팰리세이드가 8만1792대 팔렸고 텔루라이드는 8만1754대 판매됐다. 두 차의 판매량 차이는 고작 38대다.
이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팰리세이드와 텔루라이드의 경쟁에서 보는 것처럼 아이오닉 9과 EV9의 미국 내 판매 경쟁 역시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오닉 9과 EV9의 미국 판매는 경쟁보다는 그룹 전체의 판매량을 늘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아이오닉 5와 EV6의 판매 성과가 현대차그룹을 미국 전기차 시장 2위 브랜드로 견인한 만큼 두 차의 판매 경쟁도 궁극적으로는 미국 친환경차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의 이름값을 올리고 업계 1위 테슬라를 위협하는 역할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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