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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금융당국도 '잠잠'···두산, 밥캣·로보틱스 합병 재수 성공?

산업 재계

금융당국도 '잠잠'···두산, 밥캣·로보틱스 합병 재수 성공?

등록 2024.11.12 12:51

수정 2024.11.12 13:09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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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플랜' 발표 후 20일 지났지만 감감무소식 "원안보다 상향된 합병비율에 합격점?" 관측도 두산, 적정성 입증에 만전···추가 검증까지 마쳐

두산에너빌리티 박상현 대표이사 사장이 21일 오후 서울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두산 기자간담회에서 사업구조 재편의 목적과 시너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두산그룹 제공두산에너빌리티 박상현 대표이사 사장이 21일 오후 서울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두산 기자간담회에서 사업구조 재편의 목적과 시너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두산그룹 제공

두산그룹이 로보틱스와 밥캣 합병을 위한 새 플랜을 제시한 지 20여 일이 지났지만 금융당국에선 이렇다 할 반응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 합병비율 논란에 금융감독원 차원에서 즉각 제동을 걸었던 그간의 분위기와 사뭇 달라 두산 안팎에선 이번엔 '합격점'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흘러나온다.

12일 재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두산의 지배구조 개편안과 관련해 아직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금감원 측이 앞선 브리핑에서 면밀히 살펴보겠다는 통상적인 답변을 제시한 데 이어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역시 전날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일축했다.

특히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지난달 31일 기자간담회에서 두산의 기업구조 재편안에 대해 "당국이 수익가치 산정에 대해 특정한 평가방법을 강제할 수 없다"며 한발 물러서기도 했다.

이는 앞선 양상과 대조적이다. 금감원은 두산로보틱스 측에 두 차례나 증권신청서를 정정토록 함으로써 합병을 멈춰 세웠다. 사업 구조 개편 목적과 분할 합병 배경 등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알짜 기업' 밥캣 1주를 로보틱스 0.63주와 교환하기로 한 '1대0.63'의 비율이 원인이었다.

이렇다 보니 재계 안팎에선 당국과 두산이 결국 합의점에 도달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흘러나오고 있다.

두산의 새 구조조정 계획은 에너빌리티 자회사 밥캣을 로보틱스로 옮기는 것을 골자로 한다. 에너빌리티를 사업 회사와 신설 투자법인(밥캣 지분 보유)으로 인적분할하고 새 법인을 로보틱스와 합병하는 순서로 거래가 이뤄진다.

여기에 두산은 합병비율을 1대0.043으로 조율했다. 에너빌리티 주식 100주를 보유한 경우 에너빌리티 주식 88.5주와 로보틱스 주식 4.33주를 부여한다. 에너빌리티 75.3주에 로보틱스 3.15주를 준다던 원안보다 상향된 구조다. 같은 조건에서 주주는 에너빌리티 13.2주, 로보틱스 1.18주를 더 받을 수 있다.

두산밥캣 분할 비율의 기준을 '회계상 순자산 장부금액'에서 '시가'로 바꾸고 신설 법인과 로보틱스 합병비율에 밥캣 경영권 프리미엄 43.7%를 붙인 결과인데, 지난 실패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주 반발을 최소화하고자 더 많은 주식을 나눠주기로 한 것이란 얘기다.

당국이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으면 두산의 구조 개편안은 이대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에너빌리티와 로보틱스는 오는 12월 12일 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월31일까지 재편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물론 소액주주를 설득해야 한다는 것은 두산의 숙제다. 두산의 버팀목 밥캣이 제값을 받지 못한다는 인식이 여전해서다. 실제 지난해에도 밥캣은 그룹이 벌어들인 1조4363억원 중 1조3899억원을 책임졌다. 반면, 로보틱스는 19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적자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단 두산은 적정성을 입증하는 데 만전을 기하고 있다. 약속대로 외부평가기관 두 곳(이촌·우리회계법인)으로부터 합병비율을 추가로 검증받았고, 기존에 안진회계법인에서 진행한 결과와 동일한 의견을 확보했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합병을 성사시키는 데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지배구조 재편 작업을 계획대로 이행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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