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활용 확대와 금융권의 변화AI 의존 과도시 금융시스템 위기 우려AI 기술의 위험성과 한계에 대한 연구 필요

생성형 AI의 파급력은 전 산업 중 금융업권에서 가장 높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상품개발부터 신용평가, 리스크관리, 내부통제, 프로세스 자동화, 로보어드바이저 등 대고객 업무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업무에 AI가 쓰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말 금융당국은 생성형 AI를 활용한 9개 금융사의 10개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신규 지정했는데요. 신한·NH농협·KB국민, 카카오뱅크, KB·NH투자증권, 교보·한화생명, KB국민카드가 AI 시장에 도전장을 냈습니다. 이들 외에도 대부분의 금융회사들은 저마다 AI 관련 조직을 개편하고 인재 영입과 기술 내재화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금융회사들이 AI를 외치고 있는 건 순식간에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일 겁니다. 생성형 AI는 아직 검증이 부족하고 개인정보보호 등의 문제가 있어 고객 서비스로는 상용화되진 못했지만 AI기본법 등 법적 체계가 정비되고 나면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만 금융회사들이 내세우는 AI 기술이 '속 빈 강정'이 되진 않을지 우려스럽습니다. 고급인력과 대규모 자금이 AI 워싱에 낭비된다면 디지털 전환 속도만 늦춰질 겁니다. 장기적인 생존을 결정할 AI 기술이 과거 메타버스처럼 일시적인 유행에 그쳐선 안 된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은행 등 금융업계의 AI 워싱을 강하게 경고했습니다. AI 워싱은 규정 위반을 넘어 금융산업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인데요. 일부 금융회사들은 상용화되지 못한 AI 기술을 홍보하면서 기만적인 영업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내 금융회사들도 뜬구름만 잡을 게 아니라 내실을 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AI기술을 고도화할 인재 확보가 최우선일 테고요. 두 번째는 서비스에 사용된 AI 기술의 안전성과 기능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AI가 모든 금융업무를 대체할 수는 없기 때문에 잠재된 위험과 한계에 대해서도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특히 과도하게 AI기술에 의존할 경우 기껏 쌓아놓은 금융시스템이 흔들릴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AI를 '혁신' 이미지 구축에 소모적으로 쓰기보다는 뚜렷한 방향성을 바탕으로 AI 내재화에 대한 구체적인 밑그림을 그릴 때입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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