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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K-방산, 현지화로 '바이 유러피언' 넘는다

산업 중공업·방산

K-방산, 현지화로 '바이 유러피언' 넘는다

등록 2025.04.22 13:32

박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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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현대, 동유럽서 현지 생산 본격화가격 경쟁력에서 독일 모델을 압도해EU 방산 자립 기조 속 한국의 돌파구

유럽으로 진출하는 K-방산 그래픽=홍연택 기자유럽으로 진출하는 K-방산 그래픽=홍연택 기자

국내 방산업계가 유럽의 '바이 유러피언(Buy European)' 빗장 제거를 위해 현지화 전략을 택했다.뛰어난 성능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기존의 수출 드라이브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2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방산업계는 유럽 내 현지화 전략을 취하며 유럽 방위산업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5일 폴란드 방산 기업 WB그룹과 계약을 맺고 유럽 현지화에 본격 돌입했다. 합작법인을 설립해 폴란드군에 공급할 80km급 천무 유도탄(CGR-080)의 현지 생산과 더불어 향후 유럽 시장으로의 수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현대로템도 지난해 폴란드 국영 방산 업체 PGZ와 K2PL(K2 폴란드) 흑표전차 생산‧납품을 위한 신규 컨소시엄 합의서를 체결했다. 이 컨소시엄은 2023년 처음 구성된 K2PL 컨소시엄을 기반으로 협력 연장을 위한 후속 절차 격으로 진행됐다.

국내 방산업계가 유럽 현지화에 나선 이유는 최근 EU가 K-방산 견제를 목적으로 바이 유러피언 정책을 발표한 데에 따른다.

지난달 9일 EU는 방위산업 분야의 바이 유러피언 정책이 담긴 총 8000억유로(한화 약 1300조원) 규모의 재무장 계획을 발표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유럽 재무장 자금이 해외로 흘러가는 건 유럽에 좋지 않다"고 말하며 유럽산 방산 무기를 우선 구매하는 원칙을 내세웠다.

EU는 1990년 유럽재래식무기감축조약(CGE) 체결 후 유럽 내 공급망 병목, 인력 부족 등의 문제로 방위산업이 지속적인 하락세를 겪어왔다.

2030년까지 군사력을 강화하기 위해 EU는 바이 유러피언의 세부 조항인 '세이프(SAFE, Security Action For Europe)' 프로그램을 통해 1500억유로(약 243조원) 규모의 무기 공동조달 대출금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U 회원국 및 특정 파트너 국가를 대상으로 무기 공동조달을 통해 유럽 방위산업의 자립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유럽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국내 방산업계를 견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SAFE 프로그램으로 한국이 제3국으로서 실질적 제한을 받을 거란 관측이 제기됐다. 방산 무기가 최소 65%는 EU, 유럽경제지역(EEA),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국가 또는 우크라이나에서 생산돼야 하고 나머지 35%만이 비EU 국가에서 조달될 수 있어서다.

하지만 국내 방산업계는 유럽 방산 기업보다 가격 경쟁력과 납기 이행 능력이 훌륭하다는 점에서 핵심 파트너로 꼽힌다.

국내 방산 기업은 그간 폴란드를 비롯해 루마니아, 에스토니아 등 동유럽을 중심으로 K-9 자주포, K2 전차, FA-50 경공격기 등을 수출해왔다.

K2 전차는 뛰어난 성능과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유럽 시장에서 주목받았다. 대표적인 경쟁 모델인 독일의 '레오파르트2'와 성능은 비슷하지만 가격은 K2 전차가 절반 수준으로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1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FA-50 48대 중 12대를 계약 1년 3개월 만에 폴란드에 납품하면서 역대 최단기간 안에 인도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이 계약한 K-9 자주포와 K2 전차도 계약 2개월 만에 초도 물량을 납품하며 K-방산의 빠른 납기 능력을 각인시켰다.

최기일 상지대학교 군사학과 교수는 "K-방산이 유럽의 견제를 받는다는 것은 그만큼 뛰어나다는 방증"이라며 "국제 정세가 불안정한 가운데 마땅한 대안이 없는 EU 입장에선 한국을 방위산업 협력 파트너로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 유러피언 정책에도 불구하고 K-방산의 호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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