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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2세대 'KTX-이음'···"더 편하고 조용하게"

산업 중공업·방산

2세대 'KTX-이음'···"더 편하고 조용하게"

등록 2025.06.30 06:38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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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의 동력분산식 고속열차···4년 만에 2세대로 진화"속도감 느끼지 못해" 소음·진동 개선···초도분 4개월 조기 납품한국형 열차제어시스템 탑재···국산화 높이고 안전성 챙기고

2세대 KTX-이음. 사진=김다정 기자2세대 KTX-이음. 사진=김다정 기자

지난 24일 서울역 11번 플랫폼에 'KTX-이음(EMU-260)' 열차가 1대 들어와 섰다. 푸른색에 날렵한 겉모습은 기존에 서울과 강릉을 오가던 열차와 별다를 것 없어 보였다.

하지만 열차가 출발하는 순간, '업그레이드'된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속도감을 못 느낄 정도로 미끄러지듯 주행하는 승차감은 기존의 것과 확실히 달랐다. KTX-이음은 2021년 운행을 시작한 지 4년 만에 '더 편하고 조용하게' 다시 한번 진화에 성공했다.

지난 2021년 1월 첫선을 보인 KTX-이음은 선로에 혁명을 불러온 고속열차다. 국내 최초의 '동력분산식 고속열차'란 게 이전 세대 고속열차와의 차별점이다. 지난해부터 운행을 시작한 국내에서 가장 빠른 열차 'KTX-청룡(EMU-329)'도 KTX-이음을 기반으로 한다.

동력장치가 열차 맨 앞과 뒤에 달린 동력집중식과 달리 동력분산식은 맨 앞과 뒤를 제외한 객차마다 하부에 동력장치가 분산 배치된다. 동력분산식은 별도의 엔진룸을 두지 않아 모든 칸에 승객이 탈 수 있다. 가속과 감속이 부드러운 점도 동력분산식의 장점으로 꼽힌다.

국내 최초의 역사를 쓴 현대로템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승객들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 진동과 소음, 승차감을 개선한 2세대 KTX-이음을 내놨다. 본래 납기일인 10월 31일보다 약 4개월 빠른 이달 13일 초도 납품이 완료돼 더 빨리 승객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

공명상 현대로템 고속&SE실장(상무)은 "ITX-이음이라는 기존에 탄탄히 검증된 플랫폼이 있어 개발 과정에 용이함이 있었다"며 "300여 개 부품업체와 공급망 관리, 프로젝트 매니징, 빠른 의사 결정, 긴밀한 소통으로 시험 검증에 시간을 많이 벌 수 있었다"며 조기 납품의 비결을 꼽았다.

공명상 현대로템 고속&SE실장. 사진=김다정 기자공명상 현대로템 고속&SE실장. 사진=김다정 기자

외관과 내부는 기존 1세대와 비교해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없었다. KTX-이음은 1세대 개발 당시부터 국민 선호도조사를 거쳐 기존 KTX나 KTX-산천에 비해 내부 시설이 크게 개선된 영향이다.

좌석마다 USB포트와 무선충전기, 전원 콘센트가 각각 있어 배터리 걱정 없이 모바일 기기를 이용할 수 있게 됐고, 우등실에는 좌석마다 태블릿 모니터까지 설치해 유튜브 시청이나 웹서핑까지 가능하다. 1열마다 창이 하나씩 달려 있어 앞·뒷줄 승객의 눈치를 볼 필요 없이 햇빛 가리개를 여닫을 수 있다.

2세대 KTX-이음. 사진=김다정 기자2세대 KTX-이음. 사진=김다정 기자

2세대 KTX-이음을 타고 서울역에서 광주송정역까지 약 2시간을 달려봤다. '과연 1세대보다 좋아졌다는 승차감의 차이를 느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은 열차가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기 시작하자 완전히 사라졌다.

2세대 KTX-이음의 승차감은 상하진동과 좌우 흔들림이 적어져 전체적으로 미끄러지듯 부드러운 느낌이 들었다. 최고 속도 240㎞로 달리는 동안 서 있거나 이동하더라도 확실히 몸이 크게 휘청거리지 않았다. 저속 구간과 고속 구간 승차감도 특별한 차이는 나지 않았다.

이는 차체 주행과 제동 기능을 갖춘 대차 부문에 성능이 개선된 서스펜션을 설치하고 차체 하부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 보강재를 추가한 결과다. 진동과 흔들림이 줄어들다 보니 소음도 줄어들었다.

달리는 동안 KTX-이음 열차 내에서 브리핑을 진행했음에도 소음 때문에 방해되거나 거슬리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1세대와 2세대 간 객실 중앙 소음은 70dB에서 68dB로 단 2dB 차이지만 느껴지는 바가 있었다. 특히 터널을 지날 때 크게 느껴지는 귀를 째고 먹먹해지는 소음이 많이 줄어든 듯 느껴졌다.

현대로템은 추가적으로 소음을 줄이기 위해 차량에 전기를 공급하는 판토그래프(집전장치) 주변에 설치되는 스테인리스강 소재 차음재의 면적을 늘렸다. 또 천장에는 외부 소음을 막아주는 차음판을 추가했다. 차량 측면 벽 상부에도 팽창폼 비중을 확대하는 동시에 바닥에는 차음 기능이 강화된 고차음 합판을 추가로 깔거나 확장했다.

공명상 상무는 "KTX-이음과 지난해 운행한 KTX-청룡과 비교해도 객실 소음을 최대 67.5dB까지 줄였다"며 "소음을 저감시키면서 중량은 늘었지만 평균 15톤을 넘지 않도록 양호한 수준으로 경량화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2세대 KTX-이음은 국산화율을 높였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고속철 국산화에 앞장서는 현대로템은 열차자동방호장치(ATP)를 국산화 장치로 변경했다. ATP는 앞차와의 거리와 선로 상태 정보 등을 수신해 안전한 차량 운행을 돕는 역할을 한다.

열차제어시스템은 승객 안전과 수송 효율성 증대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현재 국내 철도의 신호시스템은 외국 신호시스템을 쓰고 있어 유지보수가 어려운 점이 있다. 이에 현대로템은 국토교통부가 주관한 국책과제였던 '한국형 열차제어시스템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해 철도 신호 체계 국산화에 성공했다.

공 상무는 "2세대 KTX-이음은 한국형열차제어시스템 KTCS-2를 염두에 두고 설계해 호환성이 뛰어나다"며 "앞으로 전동차와 GTX 등 다양한 노선에서도 국산 신호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센서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차량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최적의 정비 시기를 판단하는 상태기반유지보수(CBM) 장치와 정전 상황에서도 자체 배터리로 안내 방송이 가능한 무정전 비상용방송장치 등도 적용됐다.

'더 편하고 조용하게' 개선된 2세대 KTX-이음은 출고 검사를 마친 뒤 서해선축·동해선축·경강선(여주~원주)·경강선(월곶~판교) 등 4개 노선에서 시민들의 편안한 이동을 도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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