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킹·KFC·피자헛, 새 주인 찾기 '난항''고점' 오른 파이브가이즈, 이른 매각 추진외식 경기 둔화·국내 성장 한계·실적 악화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 자회사 에프지코리아가 운영하는 파이브가이즈는 국내 사업권 매각을 추진 중이다. 최근 사모펀드(PEF) 운용사에 매각을 위한 투자안내서를 배포했다. 이는 백화점 부문 등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진 바 없다.
파이브가이즈를 포함해 현재 M&A 시장에 새 주인을 찾고 있는 외식 브랜드는 버거킹코리아, KFC코리아, 한국피자헛, 피자나라치킨공주 등이다. 버거킹코리아는 지난 2021년, 피자나라치킨공주는 지난해 말 매각에 나섰다. KFC코리아는 오케스트라PE가 인수 2년 만인 올해부터 새 주인을 물색 중이고, 법원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한국피자헛도 인수자를 찾고 있다.
외식 프랜차이즈 줄줄이 매물로···M&A '잔혹사'
외식 브랜드 매물이 시장에 쏟아지고 있지만 인수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이들 모두 한때 전성기를 누렸으나 시장 트렌드가 달라지면서 성장세가 둔화했다. 특히 소비 심리 둔화로 외식 경기가 꺾인 데다 정부 차원의 프랜차이즈 산업 규제 움직임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물론 외식 브랜드 매각 중 선방한 사례도 있다. 대표적인 예로 컴포즈커피와 노랑통닭 등이다. 필리핀 최대 외식 기업 졸리비는 지난해 컴포즈커피 지분 70%를 약 4700억원에 사들였고, 최근 노랑통닭 인수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는 K-푸드 열풍이 지속되자 해외 시장에 진출한 한국의 외식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경우는 국내 외식 브랜드에만 해당하는 사례다. 버거킹과 KFC, 한국피자헛 등 글로벌 외식 브랜드의 경우 한국 사업권에 국한된 만큼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짙다. 더욱이 국내 브랜드의 경우에도 해외 시장만 보고 투자하기에는 불확실성이 크다는 시각이다.
정부의 프랜차이즈 산업 규제 강화 움직임도 악재다. 더불어민주당은 프랜차이즈 본사의 비용 분담 의무와 경영 간섭 금지를 골자로 하는 가맹점사업법 개정안을, 국민의힘은 프랜차이즈 본사의 진입장벽을 높이고 점주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백종원 방지법'을 발의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외식 경기가 악화하고 가맹사업 규제 등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식음료 업계의 유행이 빠르게 바뀌면서 외식 브랜드의 수명도 짧아지는 모양새"라고 평가했다.
인기 끌던 글로벌 외식 브랜드, 줄줄이 실적 '고전'
해외에서 국내로 진출한 글로벌 브랜드의 부진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한때 '반짝' 인기로 전성기를 누린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의 고전도 눈에 띤다. 앞서 국내 진출한 다이닝브랜즈그룹의 슈퍼두퍼, 신세계푸드의 자니로켓, 대우산업개발의 굿스터프이터리 등은 실적 부진을 못 이겨 사업을 철수했고, SPC그룹의 쉐이크쉑은 지난해 처음 19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파이브가이즈는 지난 2023년 6월 국내 진출 당시 '오픈런'과 대기 줄이 이어질 정도로 인기를 끌었고, 현재도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465억원으로 전년(100억원) 대비 4배 이상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34억원을 내며 흑자 전환했다. 그럼에도 파이브가이즈가 국내 진출 2년 만에 매물로 나온 건 앞선 글로벌 버거 브랜드의 사례와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파이브가이즈의 몸값이 현재 '고점'이라고 보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프리미엄 버거의 성장세가 제한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현재와 같은 수요가 지속되지 못할 거라는 분석이다. 프리미엄 버거는 패스트푸드 버거와 달리 대중화가 어려운 데다가 규모의 경제로 수익을 올리기도 쉽지 않다. 프리미엄 버거의 인기가 유행성 소비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글로벌 커피 브랜드 역시 반전 없는 행보를 밟고 있다. 미국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과 캐나다 커피 브랜드 팀홀튼 역시 초기 흥행에 그쳤다는 평가다. 블루보틀은 2019년 국내 상륙해 지난해 적자 전환했고, 팀홀튼은 국내 진출 이후 처음으로 지난 6월 매장을 폐점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짧은 시간 내 큰 성과를 이룬 시점에서 사업 확장의 정반대 관점에서 사업권 매각도 함께 고민한 것"이라며 "현재 한국 파이브가이즈가 높은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사업권 매각을 통한 이익 창출도 회사와 주주 이익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비즈니스 전략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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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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