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 비이자 부문 1년 새 67.1%↑···SC제일도 선방씨티, 기업금융 중심 성장···포트폴리오 다각화 '순항'SC제일, 소매금융 전략 '위기'···대기업 우량대출 집중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은 올해 2분기 비이자 부문에서 긍정적인 성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한국씨티은행은 올해 2분기 1623억원의 비이자수익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2분기(971억원) 대비 67.1% 늘어난 수치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29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52.7% 증가했다.
한국씨티은행은 비이자 부문이 처음으로 이자 부문을 앞질렀다. 올해 2분기 이자 수익은 1287억원으로 비이자 수익과 약 336억원의 격차를 보였다. 외환과 파생 상품, 유가증권 등 사업 부문에서 성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기업금융 순비이자손익은 전년 동기(1967억원) 대비 49.1% 늘어난 2932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올해 유가증권 규모를 크게 늘린 것도 비이자수익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씨티은행의 보유 유가증권은 상반기 기준 16조40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3조5765억원) 대비 20.9% 증가했다.
SC제일은행은 올해 2분기 1179억원의 비이자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987억원) 대비 19.45% 증가한 수치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2059억원을 기록하며 1년 새 4.15% 증가하는 등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SC제일은행은 외환파생상품 자산을 늘리며 전체 자산 성장 및 수익 증대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두 외국계은행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아쉬운 성적을 보였다. 한국씨티은행은 올해 2분기 100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 줄어든 수치다. 다만 상반기 기준으로는 지난해 대비 4.5% 증가한 1831억원으로 집계됐다. SC제일은행은 전분기 대비 40.75% 감소한 96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지난해 동기 대비 2.25% 증가한 2086억원으로 나타났다.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 모두 2분기 당기순이익이 감소했지만 시장의 시선은 다르다. 소매금융을 두고 두 은행이 각기 다른 전략을 펼친 결과이기 때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한국씨티은행은 비이자수익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는 중에 나타난 과도기적 성적표라면 SC제일은행은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중심의 사업에서 발생한 아쉬운 성적"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2021년 모기업의 글로벌 전략에 따라 한국에서 단계적 소매금융 사업 철수를 발표한 이후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기업금융 부문의 전문성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수수료 수익 및 채권과 외환, 파생상품 관련 수익 규모를 늘리는 등 비이자 부문에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의 대출자산 감소세가 이어지자 자연스럽게 이자수익은 줄어들고 있다. 올해 2분기 이자수익은 128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7% 감소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도 34.3%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SC제일은행은 소매금융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전략을 펼쳐왔다. 특히 이광희 행장이 취임한 이후 소매금융 부문의 성장을 강조하며 주담대 영업을 강화해 왔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나서자 SC제일은행은 주담대를 제한적으로 영업하는 등 가계대출 부문에 비상이 걸렸다.
SC제일은행은 올해 상반기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을 크게 늘렸지만 금리 인하 기조 속에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특히 SC제일은행의 NIM은 1.48%로 전년 동기 대비 0.18%포인트(p) 하락했다. 시중은행이 통상 0.04%p 내외로 하락하는 것에 비해 하락폭이 비교적 컸다.
두 외국계은행은 향후 성장법에서도 전략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씨티은행은 추후에도 비이자수익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자수익 악화에 대응해 단기 자금 운용을 위해 RP매수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SC제일은행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자 대기업 등 우량대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SC제일은행의 올해 1분기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해 대비 10.1% 늘어난 10조1966억원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두 외국계은행이 소매금융 부문에서 서로 다른 전략을 펼친 결과가 성적표로 나타나고 있다"며 "한국씨티은행은 비이자 부문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나름의 성장법을 꾸려나가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문성주 기자
moonsj7092@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