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주 가뭄서 LNG운반선 싹쓸이···지난해와 비교하면 아쉬운 성적표연말 초대형 LNG 프로젝트에 거는 기대···미국·카타르 등 대형 발주 예정"중국 제외한 복수의 조선사와 협상"···중국 제재 속 반사이익도 기대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 국내 대형 조선 3사의 올해 수주 실적은 연간 목표치의 50~70% 수준에 그친 상태다.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현재까지 93척, 123억7000만 달러(약 17조7000억원)를 수주했다. 연간 목표 180억5000만 달러(약 25조7700억원)의 68.5%를 달성했다.
총 27척을 수주한 삼성중공업은 연간 목표 98억 달러(약 14조원)의 51%에 해당하는 50억 달러(약 7조 1000억원)를 채웠다.
연간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는 한화오션의 경우 현재까지 32척, 63억2000만 달러(약 8조8800억원)를 수주했다. 지난해 전체 수주 실적 88억6000만 달러(약 12조 3600억원)와 비교하면 71.3% 수준이다.
올해 전방 산업인 해운업계 부진으로 발주 물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조선 3사 모두 순항하고 있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아쉬운 성적표다. 실제로 지난해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연간 수주 목표치를 훌쩍 넘긴 것을 감안하면, 올해는 다소 늦은 행보다.
시장에서는 올해 고부가가치 선종인 LNG 운반선 발주가 급감한 영향으로 보고 있다. 올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LNG 운반선은 18척으로, 지난해 조선 3사가 수주한 48척과 크게 벌어졌다. 최근 몇 년간 빗발치던 LNG 운반선 수주가 올해 들어 커진 불확실성에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인 조선 발주량은 감소했지만, 국내 조선업계는 올해 발주된 LNG 운반선 18척을 싹쓸이하면서 고부가가치 선종에서 경쟁 우위를 다시 입증했다.
조선사별로는 삼성중공업이 7척, HD현대삼호가 5척, 한화오션이 4척을 확보했다.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인 한화필리조선소도 한화쉬핑 등을 통해 북미발 2척을 수주했다. 기술력을 앞세워 국내 조선사가 사실상 독점 구도를 굳힌 셈이다.
배성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조선소들은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에 시장 점유율을 일부 내어준 것은 사실이나 여전히 LNG선과 같은 고부가가치 선박에서는 기술 및 신뢰도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신조선가를 중국 대비 10~20% 높게 받고 있지만 여전히 LNG선 수주 점유율은 6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천히 나아가던 국내 조선업계는 연말 막판 스퍼트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들어 미국을 중심으로 LNG 터미널 투자 계획이 구체화됨에 따라 LNG 운반선 수요도 다시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캐나다·카타르·일본 등 해외 각국에서 대형 LNG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에서만 5개 LNG 프로젝트가 최종 투자 결정(FID)을 확정한 상태다. 이들 프로젝트의 연간 LNG 생산 목표는 5400만톤으로, 필요한 대형 LNG운반선은 80척 가량으로 추산된다.
호주 에너지 기업 우드사이드는 미국 루이지애나 LNG 프로젝트용 운반선 16~20척 발주를 위해 이미 중국을 제외한 복수의 조선사들과 협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국내 조선사가 따낼 경우 50억 달러 규모의 '잭팟' 수주로 기대를 모은다.
카타르에서도 LNG 생산 확대를 통해 빠르면 연내 20척 이상의 발주가 예상된다. 특히 국내 조선사들은 이미 지난 2020년 카타르 프로젝트에서 발주한 128척 중 98척을 수주한 바 있어 이번에도 초대형 계약의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여기에 유럽에서도 파이프로 공급받던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대한 수입 중단을 서두르고 있어, 장기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LNG 운반선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숨 고르기에 나섰던 LNG 발주가 잇따를 것이란 얘기다.
배성조 연구원은 "2027년부터는 다시 LNG선의 수요가 공급을 앞지를 것"이라며 "프로젝트 지연으로 인해 LNG선 발주도 잠시 쉬었으나 결국에는 재개되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글로벌 LNG 생산은 앞으로 미국과 카타르가 주도할 것으로 전망하며, 특히 북미 생산량 확대에 주목한다"며 "필리조선소라는 현지 조선소를 활용하고 있는 한화그룹이 중장기적으로 미국 내 LNG선 관련 사업 기회를 다수 창출해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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