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웃펫 매각 등 신사업 잇단 좌초본업 흔들···GS25 영업익 CU에도 밀려 후계자 입지는 지속적 강화
20일 업계 등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최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자회사 어바웃펫에 대여한 200억원 채무를 전액 면제했다. 매각을 앞두고 재무 구조를 정리하는 수순이다. 회사 측은 "본업 중심의 성장 및 사업 구조 효율화를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매각은 허서홍 대표가 주도했던 비(非)유통 신사업이 줄줄이 실패로 돌아가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어바웃펫은 지난해 10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34억원의 적자를 냈다. 자본총계는 –188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푸드 콘텐츠 커머스 '쿠캣'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상반기 매출은 134억원에 불과했고 순손실은 42억원에 달했다. 자본잠식 규모는 592억원으로 불어나며 사실상 사업 지속이 어려운 상황이다.
농산물 가공 자회사 '퍼스프' 역시 실적 부진 끝에 정리된다. 2021년 기업회생절차를 마치고 GS리테일 품에 안긴 퍼스프는 3년간 누적 적자만 100억원에 육박했다. 스마트공장을 통한 수직계열화를 표방했지만 시장 반응은 싸늘했다. GS리테일은 최근 퍼스프 매각을 결정했고 이후 법인 청산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대표적 실패 사례로 꼽히는 배달 플랫폼 '요기요' 역시 인수 3년 만에 장부가가 80% 이상 증발했다. 2021년 인수 당시 3076억원이던 요기요의 장부가액은 지난해 말 기준 435억원까지 떨어졌다. 쿠팡이츠, 배달의민족 등에 밀려 수익성 확보에 실패했고 매각설도 수차례 제기됐지만 진척은 없었다.
신사업뿐만 아니라 본업인 편의점도 흔들리고 있다. GS리테일의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은 124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76% 줄었다. 2분기에는 편의점 사업에서 매출, 점포 수, 영업이익 모든 면에서 경쟁사 BGF리테일(CU)에 처음으로 밀렸다. 'GS25'의 위상에도 금이 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허 대표는 지난 1월 GS리테일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기존 신사업들과 거리를 두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과거 기타이사로 등재됐던 요기요, 쿠캣 등에서 모두 사임했고 '확장보다 본업' 기조를 내세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지주사 GS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며 그룹 내 입지도 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은 아들 허 대표에게 보유 중인 GS 주식 50만주(약 260억원)를 증여했다. 이에 따라 허 대표의 지분은 기존 2.11%에서 2.64%로 상승했다.
다만 경영자로서 실적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일련의 신사업 실패로 시장의 시선이 싸늘해진 가운데 그룹 후계 구도에서도 단단한 실적 기반 없이 입지를 넓히기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GS리테일은 최근에도 일부 신기술·스타트업과의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월에는 '퓨처 리테일 3기' 프로그램을 통해 AI 마케팅, 3D 콘텐츠 등 스타트업 7곳과 오픈이노베이션 협업을 시작했다. 내년 1월 결과 공개를 예고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신중한 시선을 보낸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기술 협업이 단기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긴 어렵다"며 "이전처럼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기보다는, 이제는 얼마나 수익성 중심의 보수적 경영으로 전환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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