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I 활용 집단 시세조작 행위 대거 적발시장질서·투자자 보호 위해 모니터링 강화
첫 번째 유형은 대규모 자금을 보유한 혐의자가 특정 가상자산을 선매수한 뒤, 매수가 대비 상당히 높은 가격대에 매도주문(목표가격)을 미리 제출하고, 이후 고가매수 주문을 반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형태다.
해당 혐의자는 이러한 방식으로 가격을 목표치까지 상승시킨 후 매도주문을 체결, 수십억원대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조사됐다.
두 번째 유형은 다수가 연계된 조직적 시세조종 사례다. 한 인물이 조종 대상 종목을 선정·공지하면, 나머지 혐의자들이 API를 활용해 매매를 반복하며 거래량을 부풀리는 구조였다.
이들은 실제 거래가 활발한 것처럼 보이도록 초당 수회, 수십 분간 시장가 매수·매도를 반복하는 한편, 직접 고가 주문을 제출해 가격 상승세를 연출했다. 이를 통해 다수 종목에서 수억 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당국은 이들이 거래소 화면에 표시되는 가격 변동 표시 기능을 악용했다고 지적했다. 거래가 잦을수록 투자자에게 활발한 거래로 비춰져 매수세 유입을 유도했으며, 실제로 이 과정에서 수천만 건의 API 주문이 제출돼 거래소 내 API 이용자 상위권에 해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유동성이 낮은 가상자산의 비정상적인 가격 상승이나 거래량 급증에 투자자가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또 고가매수 주문이나 API 주문을 통해 인위적으로 시세를 변동시키는 행위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 따라 중대한 처벌 대상이 된다고 강조했다.
해당 법에 따르면 시세조종 행위를 한 자는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부당이익의 3~5배에 해당하는 벌금, 이익의 2배 상당 과징금 부과 대상이 된다. 특히 단기간에 소량 주문을 반복 제출하는 '단주매매' 형태의 매수 유인은 명백한 시세조종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가상자산 시장의 불공정거래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거래소와 협력하여 주문 단계부터 이상거래 탐지, 조사까지 전 과정에서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시장질서 확립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 불공정거래에 대해 엄중히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한종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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