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이재용·최주선도 만난 벤츠 회장···다음 타깃은 삼성S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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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최주선도 만난 벤츠 회장···다음 타깃은 삼성SDI?

등록 2025.12.09 16:01

전소연

  기자

LG엔솔, 벤츠에 2조원대 전기차 배터리 공급韓 배터리-벤츠, 장기적 파트너십 구축 '강화'벤츠 회장 연쇄 회동···"삼성 협력 가능성 기대"

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가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승지원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가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승지원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LG에너지솔루션이 메르세데스-벤츠에 2조원대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삼성SDI의 향후 행보에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 공급 논의는 지난달 방한한 벤츠 회장이 LG그룹 핵심 경영진과 면담한 직후 알려져 의미가 더욱 크다. 업계에서는 같은 기간 그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주선 삼성SDI 사장도 연달아 만난 만큼, 삼성과의 추가 협력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메르세데스-벤츠와 2조600억원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매출액의 약 8%에 해당하는 규모다. 계약 기간은 2028년 3월 1일부터 2035년 6월 30일까지 약 7년이다.

특히 이번 계약은 올라 칼레니우스 벤츠 회장이 지난달 13일 LG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과 회동한 직후 성사됐다는 점에서 시선을 끈다. 그는 당시 조주완 LG전자 CEO를 비롯해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CEO, 정철동 LG디스플레이 CEO, 문혁수 LG이노텍 CEO 등과 만나 디지털 전환 전략,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의 자동화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여기에 같은 날 올라 회장은 서울 한남동 승지원에서 이재용 회장, 최주선 사장 등과 만나 미래 모빌리티 분야 협력 확대 방안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당시 양사는 차세대 자동차 개발의 핵심 영역에서 협력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고, 그는 "삼성과의 지속적인 협력은 개인 모빌리티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겠다는 공동의 헌신"이라고 평가했다.

벤츠는 회동이 끝난 다음날 '미래 전략 간담회'를 열고 오는 2027년까지 전동화 기반의 신차 40종 이상을 출시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당시 벤츠는 삼성과 LG 등 우리나라 기업과의 협력 강화를 언급하며 우리나라 시장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올라 회장은 한국이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마이바흐 시장이라는 점도 함께 부각하며 향후 전동화, 전장 분야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란 점도 시사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대규모 공급 계약 소식과 올라 회장의 연쇄 회동을 종합해 봤을 때, 벤츠가 국내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자사 전동화 목표에 맞추려는 전략으로 풀이하고 있다.

벤츠는 이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기업들과 다양한 형태의 협력 관계를 맺어오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벤츠가 2027년까지 전동화 기반 신차 40종 이상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만큼, 한국 업체들과의 역할 분담을 보다 체계적으로 정립하려는 움직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벤츠와 삼성은 차량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뒷좌석용 태블릿 디바이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LG와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LCD(액정표시장치) 디스플레이 등에서 20년 넘게 협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와 벤츠의 회동도 (LG와 비슷한 시기에)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향후 추가 협력도 충분히 검토될 수 있다"며 "LG와의 협력만 보더라도 벤츠가 우리나라 기업을 중심으로 공급망을 강화하려는 기조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점쳐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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