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AI 익시오 '통화내용' 유출 직후···LGU+, 돈부터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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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익시오 '통화내용' 유출 직후···LGU+, 돈부터 풀었다

등록 2025.12.09 17:27

수정 2025.12.09 18:07

강준혁

  기자

6일 저녁, 전용폰 갤버디4 지원금 파격 인상당일 17시 기준 599명↑···최근 3개월 최대 순증고객 이탈 방지 차원 "보안 체계부터 손봤어야"

LG유플러스가 자사 인공지능(AI) 앱 '익시오'의 고객 통화내용 유출 사고 직후 현금 보따리를 풀어 가입자 유출부터 막은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휴먼에러'(인적과오)로 발생한 사고인 만큼, 내부 보안체계부터 손봤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9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 6일 오후 익시오의 고객 통화정보가 유출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신고했다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하자, 같은 날 오후 8시부터 자사 전용폰 갤럭시버디4의 지원금을 60만원으로 상향했다.

이 단말기의 출고가가 39만9300원인 점을 고려하면 약 20만원의 차비(교통비 명목으로 웃돈을 얹어주는 업계 은어)를 지급한 셈이다. LG유플러스는 통상 버디4에 대한 지원금을 40만원 안쪽으로 책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가 통화앱 '익시오(ixi-O)' 고객 통화 내용 유출 이후 단말기 보조금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이찬희 기자LG유플러스가 통화앱 '익시오(ixi-O)' 고객 통화 내용 유출 이후 단말기 보조금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이찬희 기자

이런 정책의 결과 LG유플러스는 전날 오후 5시 기준 599명의 고객 순증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10월부터 최근 석 달간 하루 기준 역대 최대 순증이다. 10월부터 현재까지 주로 두 자릿수 정도의 순감과 순증을 반복하며 큰 고객 이동이 없는 상황에서 LG유플러스가 단기간 한시적으로 정책을 통해 큰 고객 순증을 이뤄낸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이런 정책을 이날 오후 5시에 축소, 최종 207건 순증으로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본사의 판매장려금 정책은 3사가 유사한 상황"이라며 "실제 고객에게 제공되는 유통망 지원금은 판매점·대리점의 정책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이 해킹 사태 동안 겪은 대규모 고객 이탈이 자사에서도 발생할까 우려해 즉각적인 지원금 상향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월말, SK텔레콤이 해킹 사태로 인해 신규 영업정지 제재와 고객 보상으로 위약금 면제를 실시하는 시기를 틈타 KT와 LG유플러스는 공포 마케팅과 대규모 지원금 살포에 나섰고, SK텔레콤은 3달간 72만여명의 고객 순감이 발생했다.

업계에서는 유출된 정보의 성격만 놓고 보면 LG유플러스의 통화 내용 유출이 유심 정보가 유출된 SK텔레콤의 해킹과 비교해 훨씬 치명적이라고 본다.

익시오에서 유출된 정보는 고객의 통화 내용과 상대방 전화번호, 통화시각 등 개인의 민감한 통신정보가 무작위로 타인에 노출된 것으로, 단순히 비밀번호를 바꾸면 되돌리거나 방지가 가능한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SK텔레콤의 경우 유심 정보가 유출돼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과 유심교체 등을 조치를 통해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심지어 LG유플러스는 유출을 먼저 인지하지 못했고, 고객 신고로 인해 알게 됐다는 점이 알려지며 고객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LG유플러스의 책임과 고객 보상도 막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를 넘어서 통신 비밀의 침해 이슈에 가까워, 개인정보보호법은 물론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여부에 대한 법적 검토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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