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알럭스 고가 상품 다수···추가액 필수"평소 할인권 수준" 불만..신사업 유도용 지적도
쿠팡은 29일 개인정보 유출 통지를 받은 3370만 계정의 고객을 대상으로 총 5만원 상당의 1회성 구매 이용권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용권은 ▲쿠팡 전 상품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알럭스 2만원 등 4종이다. 내년 1월 15일부터 지급된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는 공지를 통해 "개인정보 유출로 고객에게 큰 심려를 끼친 점을 깊이 반성한다"며 "책임 있는 조치 차원에서 보상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비자 반응은 싸늘하다. 보상안의 세부 내역을 들여다보면 기만적인 태도는 더욱 분명해지기 때문이다. 총 5만 원의 보상금액 가운데 실생활에 즉각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쿠팡 전 상품 및 쿠팡이츠 쿠폰은 각각 5000원씩, 총 1만 원에 불과해 보인다.
나머지 4만 원, 전체의 80%는 '쿠팡트래블'과 명품 버티컬 서비스 '알럭스(R.Lux)'에 배정됐다. 이들 카테고리는 2만 원짜리 쿠폰 한 장으로 소비가 가능한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행 상품이나 명품 화장품·의류를 구매하려면 최소 수만 원에서 많게는 수십만 원의 추가 지출이 불가피하다. 결국 피해 고객은 보상을 받기 위해 고가 상품 구매를 전제로 한 선택을 강요받는 구조에 놓이게 된다. 이는 피해 회복을 위한 보상이라기보다 쿠팡이 주력하는 신사업인 여행·명품 부문으로 고객을 유도하기 위한 '미끼성 혜택'에 가깝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참여연대는 "쿠팡의 5만원 쿠폰은 보상이 아니라 국민기만"이라며 "사용처를 쪼개 실질적 가치와 선택권을 축소한 전형적인 '보상 쪼개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결국 마케팅비 지출을 보상인 양 포장한 것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쿠팡 측은 "실제 유출이 확인된 계정은 약 3000개 수준이지만 3370만 명 전원에게 보상하는 것은 책임을 지려는 조치"라며 "트래블과 알럭스에도 저가 상품이 존재한다"고 해명했다.
한편 쿠팡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집단소송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으며 소송가액은 1인당 10만~30만원 수준으로 거론되고 있다. 쿠팡 보상안의 최소 2배에서 최대 6배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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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서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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