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36분기 연속 흑자 멈춘 LG전자, 전환기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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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분기 연속 흑자 멈춘 LG전자, 전환기 맞았다

등록 2026.01.06 08:01

고지혜

  기자

9일 잠정실적 발표 예정···-76억원 적자 전망연간 영업익 3조원대 붕괴···매출최대치 경신증권가 '국면 재정렬 시기' 평가···'26년 개선세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LG전자가 36개 분기 연속 이어온 분기 흑자 기록이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연간 영업이익 역시 5년간 지켜온 '3조원 클럽'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 업체와의 경쟁 심화, 미국 관세 부담 확대, 전사적 비용 구조 조정이라는 삼중 부담이 겹치며 수익성이 크게 훼손된 영향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를 계기로 사업 포트폴리오 전반을 재정비하며 중장기 성장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오는 9일 2025년 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4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23조5748억원, 영업손실 76억원이다. 이 같은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LG전자는 2016년 4분기 이후 36개 분기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연간 기준 실적도 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LG전자의 연간 매출은 88조9508억원, 영업이익은 2조5812억원으로 추정된다. 매출은 전년(87조7282억원)에 이어 다시 한 번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영업이익은 2020년 이후 유지해온 '3조원대' 흐름이 끊기게 된다. 지난해 영업이익(3조4197억원)과 비교하면 1년 만에 약 1조원 가까이 감소하는 셈이다.

지난해 LG전자는 복합적인 악재에 직면했다. 먼저 중국 가전 업체들이 가성비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프리미엄 전략을 유지해온 LG전자의 가전 사업 입지가 상대적으로 약화됐다. 여기에 미국발 관세 부담까지 겹치며 수익성 압박이 가중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도 직격탄이 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4월부터 미국으로 유입되는 모든 수입품에 10% 보편관세를 도입했고, 냉장고·세탁기 등 생활가전에 사용되는 철강 파생 제품에는 최대 50%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는 LG전자의 원가 구조 전반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했다.

전사적 비용 구조 조정도 단기 실적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LG전자는 지난해 3분기 TV 사업을 담당하는 MS사업본부를 시작으로 희망퇴직을 포함한 전사 차원의 인력 구조 조정을 단행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희망퇴직 관련 일회성 비용이 약 4000억원 규모에 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간 실적에 가장 큰 충격을 준 시점으로는 2분기와 4분기가 지목된다. 지난해 2분기에는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 조치가 본격화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6.6% 감소했다. 사실상 반토막 난 수준이다.

적자가 예상되는 4분기에는 MS(TV) 사업 부진에 더해 HS(생활가전) 사업에서도 실적이 악화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두 사업본부는 해당 분기에만 가전 부문에서 180억~550억원, TV 부문에서 2000억~3300억원 수준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약 3000억원 규모의 희망퇴직 관련 일회성 비용까지 반영되며 분기 적자는 불가피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시장의 시각은 단기 실적 부진에만 머물지 않는다. 4분기를 포함한 지난해를 비용 구조를 정비하고 체질을 개선한 '전환기'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LG전자는 구독형 사업, 전장(IVI), AI 데이터센터용 냉각 솔루션 등 질적 성장이 가능한 사업 영역에서 수주와 성과를 확대하며 성장성과 수익성의 균형을 모색하고 있다.

고의영 iM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가전과 전장 부문의 수익 구조가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가운데, 경영 효율화에 따른 고정비 절감 효과도 가시화될 것"이라며 "전방 수요와 재고 지표, 금리 환경을 감안하면 가전 산업 전반의 하방 압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지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는 단기 실적 부담이 컸지만 데이터센터를 축으로 한 신규 사업 기회를 차근차근 확보해 온 시기"라며 "HVAC 분야 연간 수주액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연내 액체냉각 솔루션(CDU) 매출 발생도 가시화되면서 중장기 성장 경로가 보다 명확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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