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60조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조선 넘어 제조업 '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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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조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조선 넘어 제조업 '숨통'

등록 2026.01.13 14:20

수정 2026.01.13 15:01

이승용

  기자

원팀 총력전···잠수함 8~12척 건조 승부수MRO·부품공급 포함 '장기 계약' 효과 기대획득비 240억달러+MRO 최대 600억달러

한화오션이 건조한 장보고 III Batch-2 잠수함 사진=한화오션 제공한화오션이 건조한 장보고 III Batch-2 잠수함 사진=한화오션 제공

총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차기 잠수함 사업(CPSP)이 국내 제조업 전반의 일감을 좌우할 중대 분수령으로 떠올랐다. 수주가 성사될 경우 잠수함 건조를 넘어 유지·정비(MRO), 부품 공급까지 장기 계약이 뒤따르면서 조선업을 넘어 소재·부품·장비 제조업 전반으로 수요가 확산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오는 3월 2일까지 약 60조원 규모의 CPSP 최종 제안서를 접수하고, 올 상반기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CPSP는 캐나다 해군이 1990년대 도입한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대체하기 위해 3000톤급 이상 디젤 잠수함 8~12척을 도입하는 대형 사업이다. 단순 건조 비용을 넘어 유지·보수·정비(MRO)와 후속 성능 개량까지 포함할 경우 총 사업 규모는 약 6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입찰 경쟁은 사실상 한국과 독일 간 양자 구도로 압축됐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원팀' 형태로 참여하고 있으며,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시스템즈(TKMS) 역시 최종 후보군인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산업계가 이번 사업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는 '단발성 수주'가 아닌 장기적인 산업 파급효과 때문이다. 잠수함 건조는 상선 대비 공정 난도가 높고 품질 기준이 엄격해 고급 기술 인력과 숙련 인력이 대거 투입된다. 수주에 성공할 경우 조선소 도크 가동률을 최소 6~10년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고, 설계·생산·품질관리 전반의 기술 축적도 가능하다.

특히 잠수함은 인도 이후에도 정기 정비와 성능 개량이 반복되는 구조다. 이에 따라 건조 이후에도 MRO와 예비부품 공급이 이어지며 20~30년 단위의 장기 매출 기반이 형성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번 따내면 끝'이 아니라, 장기간 이어지는 제조업 수익원이 된다는 의미다.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낙수효과 역시 주목된다. 잠수함 건조에는 특수강·후판·단조 등 소재 산업부터 밸브·펌프·배관 등 조선기자재, 전장·전력·제어장치, 케이블·통신부품, 도장·방청·차음재 등 다양한 공급망이 결합된다.

발주 물량이 커질수록 조선소 1차 협력사는 물론 2·3차 협력사로 주문이 내려가며, 거제·울산 등 조선업 거점을 넘어 전국 제조업 현장으로 물량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대형 방산 프로젝트 하나가 지역과 업종을 가리지 않고 일감을 만들어내는 구조다.

영국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선박 수주 실적에서 한국은 247척(1160만CGT)을 수주해 점유율 2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수주잔량은 1억7391만CGT였고, 이 가운데 한국이 3512만CGT(20%)를 차지했다. 대형 프로젝트 수주 여부에 따라 조선소 생산 일정뿐 아니라 기자재·소재 발주 규모도 함께 움직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이처럼 규모가 큰 프로젝트에서는 성능과 가격뿐 아니라 산업 협력 모델이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캐나다 정부는 이번 잠수함 사업에서 산업협력, 절충교역, 현지 투자, 공급망 구축 등을 주요 평가 기준으로 제시하며 '패키지 경쟁'을 예고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단순한 기술 이전을 넘어 공장 설계, 설비 구축, 제조 노하우 이전까지 포함하는 고도화된 산업협력 모델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의 건조 역량뿐 아니라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제조업 기반 투자까지 결합한 제안이 마련돼야 수주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은 전날 국회 세미나에서 "캐나다 잠수함 사업은 단순한 무기 획득이 아니라 캐나다 해군의 중장기 전력 재편과 인도·태평양 및 북극권 안보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 전략 프로젝트"라며 "범정부 차원의 지원 아래 지금이 정부·국회·산업계가 하나의 팀으로 움직여야 할 결정적 국면"이라고 강조했다.

이승용 기자 sen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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