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패밀리 SUV 공식 깨기···르노 '필랑트'의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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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 SUV 공식 깨기···르노 '필랑트'의 질문

등록 2026.01.18 08:00

권지용

  기자

126년 만에 나온 르노의 첫 준대형 SUV팰리세이드·쏘렌토·싼타페 구도 흔들까패밀리카, 아빠들의 선택지 하나 더 늘어

르노코리아가 신차 '필랑트'를 공개했다. 소형차 잘 만들기로 유명한 프랑스 르노가 126년 역사상 처음 내놓은 준대형 SUV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치열한 전장이자, 한 덩치 하는 자동차들이 경쟁하는 국내 패밀리카 시장에 새로운 다크호스가 등장하면서 오랜만에 아빠들의 고민 목록이 한 줄 늘었다. 팰리세이드·쏘렌토·싼타페라는 익숙한 선택지 외에 유의미한 경쟁자가 등장했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르노 필랑트르노 필랑트

필랑트의 수려한 외모는 한국과 프랑스의 르노 디자인 센터 간 긴밀한 협력으로 탄생했다. 전통적인 SUV 형식에서 벗어나 세단과 SUV의 특성을 고루 담아낸 '크로스오버' 스타일이 특징이다. 중형급 이상에서 보기 드문 쿠페형 SUV로, 외적인 존재감은 경쟁 모델과 비교해 확실한 우위에 있다.

차체 길이 4915mm, 너비 1890mm로 준대형 SUV다운 큰 체격이 돋보인다. 차체 길이로 보면 이 분야 대표 주자인 현대차 팰리세이드(5060mm, 1980mm)와, 기아 쏘렌토(4815mm, 1900mm) 사이에 위치한다.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도 2820mm로 싼타페보다 살짝 길다. 트렁크 기본 용량은 633L로, 2열 시트를 접으면 2050L까지 늘어나 실용성을 챙겼다.

르노 필랑트 1열 실내르노 필랑트 1열 실내

필랑트는 하이브리드 단일 모델로 판매한다. 르노가 앞서 출시한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와 같은 1.5 터보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 조합을 기반으로 하되, 차체 크기를 키우면서 출력과 토크를 소폭 조정했다. 최고출력은 그랑 콜레오스보다 5마력 높은 250마력이다. 회사 관계자는 필랑트 공개 행사에서 "그랑 콜레오스가 고속 구간에서 출력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받았다"라며 "실용 구간에서 출력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패밀리 SUV로서 연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공인 연비는 복합 기준 15.1km/L로, 동급 하이브리드 모델과 유사하다. 1.64kW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부하가 적은 주행 환경에서 전기모터로 달리는 시간이 늘어나, 연료 효율과 정숙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 매력 포인트로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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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공개한 3세대 팰리세이드의 외관 디자인. 사진=현대자동차 제공현대자동차가 공개한 3세대 팰리세이드의 외관 디자인.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필랑트가 국내 시장에서 넘어야 할 산은 결코 만만치 않다. 팰리세이드는 2018년 데뷔 이후 준대형 SUV의 기준으로 자리 잡은 모델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으며, 최근에는 '2026 북미 올해의 차'에서 '올해의 유틸리티' 부문을 수상하며 존재감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2.5 가솔린 터보 모델을 기본으로 최고출력 334마력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까지 선택할 수 있고, 7·9인승 구성과 사륜구동 옵션 등 폭넓은 선택지도 강점으로 꼽힌다.

쏘렌토는 늘 그래왔듯 무난함으로 신뢰를 쌓아온 모델이다. 넉넉한 차체 크기와 균형 잡힌 상품성으로 패밀리 SUV 시장에서 '가장 안전한 선택지'로 꼽힌다. 최근 SUV 시장에서 보기 힘든 디젤 엔진을 선택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쏘렌토의 형제 모델인 싼타페는 5세대로 거듭나며 박스형 디자인을 통해 실내 공간을 극대화한 실용성이 돋보인다.

그동안 패밀리 SUV 시장은 "첫째 공간, 둘째 성능, 셋째 가격"이라는 공식이 주효했다. 최근에는 우선순위의 다양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대가족이라면 여전히 팰리세이드가 매력적이고, 주행 편의와 연비를 함께 고려한다면 쏘렌토나 싼타페가 유력한 선택지다. 필랑트는 이 틈새를 파고들 전망이다. 큰 체격과 개성 넘치는 디자인, 적당한 가격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한 번쯤 고민해볼 만한 대안'을 제시했다는 업계 평가가 이어진다.

패밀리 SUV 구매를 고려 중이라는 한 소비자는 "SUV는 크고 편한 게 기본이라 생각했는데, 팰리세이드·쏘렌토·싼타페는 길에서 너무 자주 보인다"며 "필랑트처럼 디자인 개성이 뚜렷한 패밀리 SUV도 충분히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필랑트는 폭발적인 베스트셀러를 노리기보다는 기존 선택지를 넓혀 소비자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옵션을 하나 더 제시한 모델"이라며 "패밀리 SUV를 찾는 소비자들의 행복한 고민이 다시 시작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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