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MBK 1000억 긴급 수혈···홈플러스 운명 분수령

유통 채널

MBK 1000억 긴급 수혈···홈플러스 운명 분수령

등록 2026.01.19 14:04

조효정

  기자

대주주 긴급 운영자금 지원정치권 고용 안정·유동성 위기 공감대금융권·채권단 태도 변화 기대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존립의 기로에 놓였던 홈플러스 사태가 이번 주를 계기로 향방을 가를 중대한 국면에 들어섰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3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DIP) 중 1000억원을 선제적으로 출연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다, 대통령실과 여야 지도부가 공개적으로 '고용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언급하면서 사실상 멈춰 섰던 회생 논의가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최근 급여 지급 지연과 일부 점포의 영업 중단이 현실화되며 유동성 위기가 임계점에 도달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존속 여부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시간과의 싸움'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위기감이 고조돼 왔다. 다만 최근 이어진 일련의 조치들이 단기 유동성 해소를 넘어 실질적인 구조 혁신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16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DIP 대출 3000억원 가운데 1000억원을 대주주 자금으로 직접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인수·합병(M&A) 성사 여부와 무관하게 급박한 유동성 위기 국면에서 최대주주로서 책임을 분담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그간 산업은행과 메리츠금융그룹 등 주요 채권단은 회생 가능성과 손실 리스크를 이유로 자금 지원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 왔으나 대주주의 선제적 사재 출연은 금융권의 참여를 이끌어낼 명분을 제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의 메시지 역시 회생 기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같은 날 대통령실 상춘재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간 오찬 간담회에서는 홈플러스 문제가 쿠팡, 한국GM 사안과 함께 주요 민생 현안으로 공식 언급됐다. 특히 약 10만명에 달하는 임직원과 그 가족, 수천 개 협력업체의 생계가 직결된 사안이라는 점에서 '고용 안정이 최우선'이라는 데 여야가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점은 상징성이 크다.

정부와 정치권의 문제 인식이 공개적으로 드러난 만큼 산업은행과 메리츠금융그룹 등 금융 주체들의 태도 변화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치권이 홈플러스를 직접 거론한 상황에서 채권단이 사회적 파장을 외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최대 변수는 속도다. DIP 대출이 실제로 얼마나 신속하게 집행되느냐에 따라 회생 계획의 실행 가능성이 좌우될 전망이다. 홈플러스는 서울회생법원에 자가 점포 10곳과 익스프레스 사업부 매각, 향후 6년간 부실 점포 41곳 정리, 인력 효율화 등을 포함한 구조 혁신안을 제출했지만 모든 계획의 전제 조건은 결국 안정적인 자금 확보다. 3000억원 규모의 DIP 자금이 적기에 공급돼야 급여 지급 정상화와 매장 운영 재개, 협력업체 대금 정산이 가능하다.

유통업계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이번 주를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아직 모든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이번 주가 명확한 방향성을 가를 가능성은 크다"며 "자금이 실제로 유입되는 순간 홈플러스는 '위기 관리 국면'에서 '정상화 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MBK파트너스 측은 "홈플러스는 단순한 유통기업을 넘어 10만 명 공동체의 삶의 터전"이라며 "시간과 기회가 주어진다면 지속 가능한 회생을 위해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