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경영 공백기 노렸나···KT 지분 쓸어담는 '웰링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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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공백기 노렸나···KT 지분 쓸어담는 '웰링턴'

등록 2026.01.23 17:43

수정 2026.01.23 17:50

강준혁

  기자

웰링턴, KT 지분 추가 매입···6.53%까지 지분 확대 스튜어드십코드 가능성 ↑···외국인 연대 시나리오도외국인 대주주, 총 15.67%···현대차·국민연금 넘어서

글로벌 투자운용사 웰링턴매니지먼트컴퍼니(Wellington Management Company LLP, 이하 웰링턴)가 KT 지분을 추가로 매입했다. 새 대표이사(CEO) 취임을 앞둔 경영 공백 시기를 틈타 지분을 쓸어 담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오는 3월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포석이란 해석이 나온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웰링턴은 전날 KT 지분을 추가 매입, 보유 비율을 6.53%까지 확대했다. 직전 공시인 지난달 대비 0.39% 포인트(p) 오른 수치다. 이로써 보통주 1491만6198주, 증권예탁증권 155만1279주를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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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링턴의 KT 지분 추가 매수는 지난달부터 세 차례나 이어졌다. 작년 12월 18일 당시엔 지분율을 6.14%까지 끌어올리며 신한은행(5.75%)을 제치고 현대차그룹(8.07%)과 국민연금공단(7.54%)에 이은 3대 주주로 올라서기도 했다. 이번 지분 매입으로 국민연금공단과 1%까지 격차를 줄인 상황이다.

웰링턴 측은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외부의 시선은 다르다.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가 고객 자산을 관리하며, 투자한 기업의 가치 향상과 성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고 경영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행동지침)가 발동되는 등 경우에 따라 이들의 태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웰링턴은 SK그룹과 행동주의 헤지펀드 소버린자산운용 간 경영권 분쟁이 한창이던 2004년 SK 지분을 매입해 영향력을 행사한 이력도 보유한 터다. 당시 웰링턴은 논란이 벌어질 때마다 소버린 측을 옹호하는 등 목소리를 냈다. 웰링턴은 이 과정에서 지분을 사고팔기를 거듭, 수시로 차익을 챙겼다.

KT의 경우도 수장 교체기, 이사회 투명성 문제, 경영 공백 문제로 진통을 앓고 있는 만큼, 스튜어드십코드 발동을 통한 '주주 행동'에 나설 명분은 충분하다고 본다. 현대차·국민연금 등 국내 주요 주주들과 힘겨루기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되는 상황이다.

외국인 대주주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웰링턴을 포함해 티로우프라이스(5%), 실체스터 인터내셔널(4.14%) 지분을 합하면 외국인 대주주 보유 지분은 15.67%에 이른다. 이번 지분 매입으로 현대차그룹과 국민연금공단 합산 지분율(15.61%)을 넘어섰다. 수차례 KT 경영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현대차를 제외, 국민연금과 신한은행의 합산 지분율(13.28%)도 웃돈다. 이런 배경에서 외국인 연대를 통한 주주 행동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현대차를 비롯한 주요 주주들 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는 의견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당장이라도 추가 지분 매입해 방어막을 두텁게 형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가기간통신사업자 의결권이 외인 손에 넘어가는 것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KT는 외국인 지분 법정 한도인 49%를 거의 채운 상황이다. 웰링턴과 티로우프라이스, 실체스터 외에도 2~4%대 지분을 가진 외국인 주주·운용사들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 터라, 연대 범주를 가늠하기도 어렵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웰링턴이 향후 어디까지 지분을 매입할지 알 수 없지만, 주주 행동에 나설 힘은 갖춘 상황"이라며 "만약 연대가 이뤄질 경우, 현대차·국민연금 등이 힘 싸움에서 밀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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