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확산되는 '조력사망 합법화' 물결···"생보 지급 기준 재정립 필요"

금융 보험

확산되는 '조력사망 합법화' 물결···"생보 지급 기준 재정립 필요"

등록 2026.02.08 14:01

김명재

  기자

보험硏, 유럽 주요국 입법 학산에 제도 대비책 주목국내 논의 가능성 속 실무 변화 예고···"업권 영향 커""고지의무·역선택 등 방지 위한 제도적 보완 뒤따라야"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조력사망 제도화가 해외 주요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생명보험 실무 전반에 변화가 예고된다는 제언이 나왔다. 약관 상 자살면책 조항 적용 배제와 보험금 지급 기준 재정립 등 제도적 파장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임종기 자기결정권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보험업계의 대응 논의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ai 아이콘 한입뉴스

OpenAI의 기술을 활용해 기사를 한 입 크기로 간결하게 요약합니다.

전체 기사를 읽지 않아도 요약만으로 핵심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Quick Point!

조력사망 제도화가 해외 주요국에서 확산

생명보험 실무와 제도에 변화 예고

국내 논의 본격화 시 보험업계 대응 필요

배경은

조력사망은 환자 스스로 약물 복용해 사망에 이르는 방식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소극적 안락사)보다 적극적 임종 결정

포르투갈, 캐나다, 프랑스 등 입법·제도화 추진

보험업계 쟁점

자살면책 조항 적용 배제 불가피

보험금 지급 기준 재정립 필요

역선택·고지의무 위반 위험 완화 위한 제도적 장치 논의

숫자 읽기

2016년 서울대병원 조사에서 76.3%가 안락사 또는 조력사망 찬성

국내는 아직 소극적 안락사만 법적으로 허용

향후 전망

임종 자기결정권 확대 논의 국내서도 본격화 가능성

보험업계 신중한 태도 유지

제도적·법률적 정의와 인증 체계 마련 선행 필요

6일 보험연구원은 '조력사망 제도화의 국제적 확산과 생명보험 쟁점' 보고서를 통해 보험업계가 조력사망 제도 도입 흐름을 지속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력사망은 의사결정능력이 있는 환자가 치료가 불가능한 질병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는 상황에서 의사로부터 사망을 앞당길 수 있는 약물을 처방받아 이를 스스로 사용해 사망에 이르는 것을 뜻한다.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하는 소극적 안락사를 넘어 환자의 능동적 의사가 반영되는 임종 방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력사망의 법적 정당성을 인정하는 입법과 사법 판단이 국제적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전통적인 가톨릭 국가인 포르투갈은 여론의 지지를 바탕으로 2023년 조력사망을 입법화했다. 영국과 프랑스 역시 지난해부터 관련 법안에 대한 세부 심의 절차를 이어가고 있다.

보험연구원은 조력사망을 합법화했거나 추진 중인 국가들이 자살면책 배제와 함께 보험사의 역선택과 고지의무 위반 위험을 완화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병행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일례로 캐나다는 정부 차원의 보고 시스템을 통해 조력사망 신청 시점과 질병 경과를 관리하고 있으며 보험사는 가입자의 동의를 전제로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또 프랑스도 보험금 지급 보호를 전제로 하면서 계약 체결 거절권과 허위 또는 부실 고지에 대한 방어권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법안 논의가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는 아직 조력사망 제도 논의의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현행 연명의료결정법에 따라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가 심폐소생술이나 인공호흡기 등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하는 소극적 안락사만 허용되고 있으며 조력사망은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다만 보험연구원은 국내에서도 임종기 자기결정권 확대를 위한 입법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2016년 연명의료결정법 제정 당시 서울대학교병원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6.3%가 안락사 또는 조력사망에 찬성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송윤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외 사례처럼 조력사망 제도가 도입될 경우 생명보험의 자살면책 조항 적용 배제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조력사망을 암 등 기저질환에 따른 자연사로 간주할 경우 생보사는 물론 손해보험사의 질병보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력사망자의 보험금 청구권은 법률로 보호하되 비례의 원칙에 따라 고객의 역선택을 차단하고 고지의무 이행을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 논의가 병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험업계는 이러한 흐름을 주시하면서도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생보업계 한 관계자는 "고령 인구 증가로 조력사망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제도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조력사망 사유가 신체적 질병인지 정신적 요인인지에 대한 공신력 있는 판단 주체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제도적 보완 없이는 보험금 분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조력사망은 연명치료 중단보다 훨씬 다음 단계의 문제"라며 "의료적·법률적 정의와 국가 차원의 인증 체계가 먼저 갖춰져야 보험 상품 설계나 지급 기준 논의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