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로봇 주도권 잡기 위한 결정적 장면"...정의선, 보스턴 다이나믹스 수장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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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주도권 잡기 위한 결정적 장면"...정의선, 보스턴 다이나믹스 수장 교체

등록 2026.02.12 13:52

권지용

  기자

보스턴 다이나믹스 이끈 플레이터 CEO 사임연구 기업에서 대량 생산으로 기업 전환 박차업계, 나스닥 IPO 가능성 주목···지배구조 영향

현대자동차가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CES2026에 참가해 인간과 함께 일하는 아틀라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현대자동차가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CES2026에 참가해 인간과 함께 일하는 아틀라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자동차그룹이 로봇 자회사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한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양산이라는 중대한 분기점을 앞두고 단행된 리더십 전환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로보틱스 사업을 본격적인 수익모델 단계로 끌어올리기 위한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는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플레이터 CEO는 27일을 끝으로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떠난다. 후임이 선임되기 전까지 아만다 맥마스터 최고재무책임자(CFO)가 CEO 직무대행을 맡는다.

플레이터 CEO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출신으로, 회사 설립 3년 차인 1994년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으로 합류해 2012년까지 로봇 사업의 초석을 다졌다. 2013~2018년 구글 로봇공학 책임자를 거친 뒤 2019년 CEO로 복귀해 회사를 다시 이끌었다.

현대차그룹이 2021년 회사를 인수하기 전부터 CEO를 맡으며 소규모 연구 조직이던 회사를 글로벌 로봇 기업으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다. 재임 기간 4족 보행 로봇 '스팟', 물류 자동화 로봇 '스트레치', 차세대 전동식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잇달아 선보이며 기술 상용화의 기반을 마련했다.

플레이터 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팀과 혁신적 로봇을 개발한 시간이 자랑스럽다"며 "현재의 리더십은 대량 생산 체제로 나아갈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번 퇴진은 개인적 판단에 따른 결정으로 전해진다. 업계는 휴머노이드 양산이라는 전환점을 앞둔 상황에서 대량 생산과 사업 확장을 이끌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가능성에 주목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로보틱스 조직 재정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AI·로보틱스·자율주행 분야 글로벌 전문가 밀란 코박을 그룹 자문역 겸 보스턴 다이나믹스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차기 CEO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된 인물을 대상으로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그룹 로봇 전문 계열사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이 셀라필드 현장을 순찰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제공현대자동차그룹 로봇 전문 계열사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이 셀라필드 현장을 순찰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핵심은 휴머노이드의 실전 투입이다. 그룹은 2028년까지 연간 3만대 규모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시작으로 공정 내 서열·부품 분류 작업에 아틀라스를 투입할 계획이다. 이후 2030년 전후 조립 공정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해 '스마트 팩토리'의 핵심 인력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기술 시연 단계를 넘어 '휴머노이드 상업화'에 본격 진입하는 수순이다. 자동차 제조 현장에서 축적한 대량 생산, 원가 절감, 품질 관리 역량이 로봇 사업과 결합할 경우 글로벌 로봇 산업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기업공개(IPO) 가능성에도 시선을 둔다. 미국 나스닥 상장이 현실화되면 로보틱스 사업의 기업가치가 독립적으로 평가받게 되고, 이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과도 맞물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현대차그룹 측 지분율이 90%를 넘는다. 정의선 회장이 22.6%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현대차그룹 투자법인 HMG글로벌이 56.4%, 현대글로비스와 소프트뱅크가 각각 11.3%, 9.7%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장 교체는 로봇 사업을 그룹의 한 축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선언과 같다"며 "차기 CEO가 휴머노이드 양산 체제를 얼마나 빠르게 안착시키느냐에 따라 향후 10년 로봇 시장 주도권이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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