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자율주행은 '돈 먹는 하마?'···엔비디아가 제시한 비용 절감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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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은 '돈 먹는 하마?'···엔비디아가 제시한 비용 절감 공식

등록 2026.02.10 17:57

권지용

  기자

후발 완성차 기업에도 기회 확대 전망표준화된 데이터로 산업 생태계 재편빅테크 주도 통합 개발 플랫폼 등장

서울 강남 일대 도로에서 자율주행 4단계 기술을 적용한 아이오닉 5가 주행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제공서울 강남 일대 도로에서 자율주행 4단계 기술을 적용한 아이오닉 5가 주행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제공

자율주행 기술의 천문학적인 개발 비용 부담이 상용화 지연의 핵심 배경으로 지목됐다. 기술적 완성도보다 비용 구조가 더 큰 장애물로 작용하면서, 자율주행 개발 방식 자체의 전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엔비디아의 '알파마요(Alpamayo)'가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10일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에 따르면 로보택시의 글로벌 전개 시점은 2029~2030년, 도시 단위 레벨4 개인 승용차 시범 운영은 2030~2032년으로 늦춰질 전망이다. 소프트웨어 개발부터 데이터 수집, 가상·실차 테스트까지 이어지는 막대한 투자 비용이 개별 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는 분석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KATECH) 김한솔 선임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자율주행 산업은 상용화를 앞두고 고비용 구조와 기술적 불확실성이라는 이중 부담에 직면해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빅테크가 주도하는 새로운 자율주행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로서는 엔비디아가 최근 공개한 자율주행 통합 개발 플랫폼 '알파마요'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알파마요는 독자 개발 노선을 고수해 온 완성차 업체들을 하나의 공동 개발 플랫폼으로 끌어들이는 구조를 지향한다.

각 기업이 각자 길을 찾던 방식에서 벗어나, 시뮬레이션과 표준화된 데이터에 기반한 통합 개발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자율주행 분야의 '구글 안드로이드' 모델로 평가하며, 개발 비용과 시간을 동시에 줄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엔비디아 알파마요 개요도. 사진=한국자동차연구원 제공엔비디아 알파마요 개요도. 사진=한국자동차연구원 제공

알파마요는 자율주행 파운데이션 모델, 시뮬레이션 프레임워크, 대규모 데이터셋을 결합해 개발 전 과정을 포괄하는 플랫폼 형태를 취한다. 엔비디아가 공개한 자율주행 데이터셋에는 전 세계 2500개 도시에서 수집한 1700시간 이상의 주행 데이터가 담겼다.

다양한 도로 환경과 예외 상황이 반영된 표준 데이터를 활용하면, 후발 완성차 업체들도 대규모 실차 테스트에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가상 환경에서 반복적인 검증이 가능해지면서 개발 효율 역시 높아질 수 있다.

김 선임연구원은 "과거에는 각 기업이 각자 데이터를 수집하고 모델을 다듬는 방식이었지만, 이제는 엔비디아가 마련한 '표준 도로' 위에서 소프트웨어를 최적화하는 국면에 들어섰다"며 "특히 자체 생태계 구축이 어려운 후발 완성차 기업들에게 알파마요는 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의 이번 행보가 완성차 업체의 '플랫폼 종속(lock-in)' 우려를 일정 부분 완화하면서도 실질적인 협력을 이끌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알파마요를 수정 가능한 형태로 제공해 각국 규제에 맞춘 조정이나 칩셋에 맞춘 경량화가 가능하도록 자율성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이미 메르세데스-벤츠, 재규어랜드로버, 루시드 등이 알파마요 플랫폼을 활용해 자율주행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다만 기술 주도권 약화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자율주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완성차 업체들이 구글이나 애플의 운영체제(OS)에 종속되지 않기 위해 애써왔던 것처럼, 자율주행에서도 핵심 알고리즘과 데이터 인프라를 외부 플랫폼에 의존할 경우 장기적으로 하드웨어 하청 기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며 "비용 효율성과 함께 각사만의 차별화된 데이터를 어떻게 결합하느냐가 향후 주도권 경쟁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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